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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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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오스와 티토노스, 외모 때문에 사랑을 버리다 중국 최초의 달 탐사 위성인 상아(嫦娥, 중국명은 ‘창어’)에는 불로장생이라는 인류의 꿈이 담긴 신화가 전한다. 어느 날 하늘에 10개의 태양이 나타났다. 바닷물은 말라붙고 곡식은 다 타들어 갔다. 백성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이 때 신궁으로 유명한 후예가 나타나 하나의 태양만 남기고 9개의 태양은 활을 쏘아 떨어뜨렸다. 후예는 백성들의 영웅이 되었고 상아라는 여인을 만나 백년해로를 약속했다. 어느 날 후예는 곤륜산에 갔다가 서왕모를 만나 먹으면 신선이 되어 영원히 살 수 있는 불사약을 얻었다. 후예는 이 불사약을 부인인 상아에게 맡겼으나 제자 봉몽이 이 사실을 알고는 후예가 없을 때마다 상아를 협박하기 시작했다. 남편이 잘 보관하라고 했던 불사약을 봉몽에게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상..
헤로와 레안드로스, 세계적인 시인을 감동시킨 러브 스토리 사랑은 인류의 역사와 더불어 공존해 왔던 가장 보편적인 성정이다. 앞으로도 사랑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결코 희석되거나 소멸되지 않을 몇 안 되는 단어 중 하나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남녀간의 사랑은 수많은 예술 장르의 주제가 되고 있다. 처럼 비극적인 사랑도 있고, 우리 소설 처럼 가슴이 따뜻해지는 사랑도 있다. 특히 신화 속의 남녀간 사랑은 많은 작가나 화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터키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 입구를 지키는 작은 섬 안의 크즈탑에도 신화 속 사랑, 그 중에서도 가슴 시리도록 슬픈 러브 스토리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 이름을 따서 ‘레안드로스의 탑’이라고도 한단다. 레안드로스(Leandros 또는 Leander, 리앤더 또는 레안더라고도 ..
페르딕스, 자고새가 된 발명 천재 앨런 튜링(Alan Turing, 1912~154, 영국)이라는 천재 수학자가 있었다. 튜링은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이던 1937년 오늘날 컴퓨터의 기본 윈리를 구현한 ‘튜링기계’라는 연산장치를 고안해 냈다. 뿐만 아니라 튜링은 2차 세계대전의 전황을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독일 나치의 암호기계 ‘이니그마’ 해독에 나서 ‘튜링붐베’라는 암호해독기를 개발해 독일군 잠수함 부대의 이동경로를 찾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천재의 말로는 비참하기 그지 없었다. 집에 도둑이 든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는 과정에서 튜링이 동성애자임이 밝혀진 것이다. 튜링은 성 문란 혐의로 기소되었고 법원에서 화학적 거세 판결을 받고 대학에서 쫓겨난 뒤 청산가리가 든 사과를 먹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애플사의 ..
제우스의 여신들⑤ 이오, 질투였을까? 복수였을까? 욕하면서도 본다는 게 막장 드라마다. 여기서 막장이란 광산이나 탄광의 갱도 끝에 있는 채굴이나 굴진 작업장을 말한다. 즉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곳이다. 고로 막장 드라마는 시쳇말로 갈 데까지 간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시청 중에도 자연스레 욕이 나올 수밖에 없는 설정들이지만 막장의 중독성이 얼마나 강한지 단 하루라도 건너뛰면 궁금해 죽을 지경인 것이 막장 드라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 타인의 욕망은 헌신짝 버리듯 무시하는 게 막장 드라마의 주된 흐름이다. 갈 데까지 간 인간의 욕망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동원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막장 드라마의 종결자로 불륜만한 게 없다. 늘 결말은 해피엔딩이지만 막을 내리는 그 순간까지 조강지처나 팔불출 남편은 가련하고 불쌍하다. 복수는 꿈도 못꾸는 그런 성격의..
제우스의 여신들④ 므네모시네, 기억의 두 얼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문장이다.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지만 개그 소재로써의 이 말은 국회 청문회의 단골손님이다. 결국에는 다양한 정황이나 물적 증거로 인해 진실이 밝혀지기는 하지만 청문회 증인 입장에서는 위증죄를 벗어나기 위해 이만한 발언은 없을 것이다. 박근혜 게이트 피의자나 증인들의 청문회나 법원, 헌법재판소 심문 과정에서 보았듯이 기억Memory은 그렇게 개인의 편의에 의해 재생되기도 하고 망각되기도 한다. 즉 필요에 의해 불러내기도 하고 왜곡시킬 수도 있는 것이 기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모든 지적 활동과 진보는 기억 능력을 토대로 발전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생명과학대사전에 따르면 기억의 사전적 의미는 인상, 지각, 관념 등을 불러 일으키는 정신기능의 총칭...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③ 테미스여, 대통령에게 정의를 가르쳐줘요 최순실 게이트? 동의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 국정철학의 부재가 민간인 최순실로 하여금 국정농단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박근혜 게이트'가 맞다. 박근혜 게이트의 시작은 법보다 더 강력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게 밝혀지면서 시작되었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사람들은 흔히 '국민감정법'이라고 부른다. 병역비리와 특혜입학이 그것이다. 대통령이 버젓이 존재하는데도 '국정1인자'로 불렸던 최순실이 딸 정유라를 이화여자대학교에 특혜입학시킨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입학 후 단 한번도 수업을 듣지 않았는데도 문제없이 학점을 받았다는 뉴스는 대학생들과 삼포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은 물론 그들의 부모들에게도 엄청난 자괴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20만개의 촛불이 짧은 시간에 200만개로 늘어난 데는 정의..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② 에우리노메 유럽의 예술작품 중에는 유독 미인 조각상이 많다. 그 중에서도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가 대표적이다. 물론 아프로디테 말고도 아프로디테와 함께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될 정도로 아름다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헤라도 있었고, 아테나도 있었지만 어쨌든 아프로디테는 두 여신과 달리 아름다움을 관장하는 여신이었으니 당연한 현상이 아니겠는가! 하지만 아프로디테나 헤라, 아테나 정도의 여신은 아니지만 유럽 미술관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각상이 있다. 바로 삼미신, 카리테스(Charites)다. 로마 신화에서는 그라티에(Gratiae)라고도 부르는 삼미신 조각상은 서로 어깨를 만지고 있는 등 다양한 포즈로 등장한다. 헤시오도스의 에 따르면 삼미신, 카리테스의 이름은 각각 아글라이아(Aglaia, 빛남..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① 메티스 우리가 흔히 아는 제우스는 올림포스의 주인으로 근엄함과 권위의 상징이다. 그런 제우스가 사실은 그리스 신화 속 최고의 바람둥이였다면 믿을 수 있을까? 부인은 물론 자식만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다. 그렇다고 제우스의 바람 상대와 자식들이 모두 생소한 이름들은 아니다. 대부분 그리스 신화 속 주인공급이자 최소한 조연급 이상은 된다. 물론 헤라 여신이 제우스의 공식적인 아내로 알려져 있지만 첫번 째 부인은 아니었다. 제우스의 첫 바람 상대는 티탄족인 메티스로 지혜와 기술과 술수의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제우스는 거의 스토커 수준으로 메티스에게 구애한 끝에 바람둥이로서의 삶을 시작한다. 한편 제우스가 메티스를 일방적으로 사랑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메티스, 제우스의 형제들을 구하다 크로노스는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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