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핀란드

(16)
핀란드 가정의 도덕적인 힘, 할티야 할티야(Haltija)는 핀란드와 발트(특히 에스토니아) 판테온의 가정의 신으로 가정을 지키고 가족 구성원들이 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해 준다고 한다. ‘할티야(Haltija)’라는 말은 게르만어의 ‘할디아즈(Haldiaz)’에서 파생되었으며 원래는 특정 지역의 통치자나 주인을 가리키는 고트족(1세기경 바이크셀강 하류에 정주했던 동게르만계 부족)의 ‘할단(Haldan)’에서 유래했다. 핀란드에서 할티야는 보통 그 위에 불을 지피고 집을 지음으로써 그 장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 첫 번째 정령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경우에는 그곳에서 사망한 첫 번째 정령일 수도 있다. 할티야는 성별, 나이, 복장, 버릇 등 모든 면에서 인간과 닮았다고 인식되었다. 한 사람이 한 번 땅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 그는 항상 그 ..
보리밭의 수호신, 페코 페코Peko(또는 펙코Pekko)는 기독교 이전 핀란드와 발트해 연안의 곡물의 신이자 양조의 신이었다. 그는 특히 맥주 양조에 사용하는 보리의 신이었다. 에스토니아와 러시아 사이에 있는 세토마(페이푸스 호수 남쪽에 있는 세토족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남부 에스토니아어를 사용한다) 지역에서 페코 숭배는 20세기까지 이어졌다. 오늘날 세토족은 페코를 민족 영웅과 왕으로 숭배하고 있으며 그의 이름과 외모는 국가 상징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핀란드에서 페코는 ‘들판의 페코’라는 뜻의 펠론 페코Pellon Pekko로 알려져 있다. 페코는 1551년 핀란드의 루터교 성직자인 아그리콜라(Mikael Agricola, 1510~1557)가 카렐리아인(북유럽 여러 나라들에 걸쳐 살고 있는 민족)들의 신으로 처음 언급한 ..
숲을 지키며 질병을 퍼뜨리는 흡혈귀, 아야타르 핀란드 민속에서 아야타라Ajatar(또는 아야타라Ajattara, 아이애태르Aiätär, 아이요타르Aijotar)는 여성 악의 정령이다. 그녀는 포욜라산 숲에 산다. 그녀의 땋은 머리카락은 발뒤꿈치에 이르고 가슴은 무릎까지 처져 있으며 스웨덴의 스코그스누프바Skogsnufva, 덴마크의 시우먼Seawoman 또는 와일드프롤라인Wildfraulein 등과 유사한 생물체이다. 아야타르는 히시Hiisi(숲의 정령이자 질병의 신)의 손녀 딸이며 렘포Lempo(사랑과 풍요의 신)와 그놈Gnome(요정)의 주인이다. 히시와 렘포와의 관계로 인해 아야타르는 질병을 퍼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뱀과 관련이 있으며 현대 예술에서는 용이나 반인반사의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아야타르ajatar’는 핀란드어로 ‘쫓..
사미 판테온의 창조신이자 최고신 라디엔-아트제 라디엔-아트제Radien-attje(또는 윱멜Jubmel, 바랄덴 올마이Waralden Olmai, 마일멘 올마이Maylmen Olmai, 베아랄덴 올마이Vearalden Olmai)는 사미의 창조신이자 하늘신이었다. 그는 또한 윱멜Jubmel 또는 입멜Ipmel, 입밀Ipmil로 불리기도 한다. 라디엔-아트제는 우주의 지배자였다. 사미인들은 라디엔-아트제를 기리기 위해 매년 가을 세계의 기둥을 상징하는 신성한 기둥을 세웠다. 사미인들에게 이 기둥은 세상과 하늘을 연결하는 가교로 인식되었다. 기둥은 대지의 중심에서 출발해 하늘의 한 지점 북극성을 향했다. 이런 사미의 창조신이자 하늘신 라디엔-아트제는 또한 풍요의 신으로도 여겨졌다. 라디엔-아트제는 종종 사미 판테온의 삼주신 중 하나로 묘사된다. 일반적으..
사미인들의 창조신, 입밀 입밀Ipmil(또는 입밀발로라스Ipmilbalolas)는 북부 사미어로 ‘신’을 의미한다. 참고로 사미인은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와 러시아 북서부에 살고 있는 소수민족으로 라프인(Lapp)이라고도 부른다. 삼위일체를 믿는 기독교인들은 아흐키Ahci(아버지), 바르트니Bartni(아들, 예수) 그리고 바시 부오인나Bassi Vuoinna(성령)를 입밀이라고 말한다. 사미 기독교인들에게 입밀은 ‘신’이라는 뜻으로 창조신이자 우주의 지배자였다. 입밀을 신으로 섬기는 사도루터교를 믿는 사미 기독교인들이 있다. 입밀은 또 다른 문화권에서도 ‘신’으로 번역될 수 있다. 알라(이슬람), 아도나이(유대교) 등의 신의 이름이 사미 북부에서는 입밀로 번역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북부 사미에서 스벤스카 키..
지루한 극야를 극복할 수 있는 힘, 베아이비 베아이비Beaivi(또는 베이베Beiwe)는 사미Sami 판테온의 태양 여신이다. 그녀는 의인화된 여신보다는 자연의 힘에 더 가깝다. 그녀는 여성 또는 남성으로 묘사되는데 여성성으로서의 베아이비는 봄, 다산 등과 관련이 있다. 베아이비에게는 흰색 동물들이 제물로 바쳐졌다. 흰색 동물을 구할 수 없을 때는 흰색 리본을 동물의 귀에 묶어 바쳐졌다. 많은 암컷 흰색 순록들이 베아이비 여신을 기리는 겨울 축제에 제물로 바쳐졌다. 코타Kota(사미족의 거주 공간)의 입구는 버터로 기름칠 하여 베아이비 여신이 하늘로 돌아가기 전에 매일 먹고 강해질 수 있도록 했다. 희생제의는 카모스Kaamos(위도 68도 이상의 지역에서 겨울 동안 밤이 극단적으로 길어지는 시기) 때 중요한 역할을 했다. 카모스가 끝나고 맞는 첫 ..
간달프의 모델이 된 베이네뫼이넨의 어머니, 일마타르 공허와 바람뿐인 태초의 우주에는 일마타르Ilmatar만이 존재했다. 즉 태초의 신 일마타르는 대기의 처녀신이었다. 칼레발라Kalevala(엘리아스 뢴로트가 핀란드 각지에 전승되는 전설, 구비, 음악 등을 집대성해 만든 서사시)로에 따르면 무지개를 타고 그녀의 머리카락으로 바람과 어울리는 일에 지친 일마타르는 아들을 하나 갖고 싶어졌다. 그녀의 바람이 얼마나 간절했는지 이를 본 동풍은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결국 일마타르는 동풍과 격정적인 사랑에 빠졌고 얼마 후 핀란드 신화의 영웅이자 영화 속 간달프의 모델이 된 베이네뫼이넨 Väinämöinen 을 잉태했다. 하지만 아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 7백년이 흘렀다. 일마타르는 점점 아이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
핀란드 숲의 수호신, 타피오 타피오Tapio는 고대 핀란드의 주요 신들 중 하나였다. 그는 타피올라Tapiola라고 하는 숲의 왕국에서 살았다. 타피오는 숲의 신이자 사냥의 신이었다. 사냥은 고대 핀란드 사회에서 필수적인 생산활동이었다. 그래서 타피오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다. 타피오는 사냥감을 가져다 주기도 했고 빼앗아 가기도 했다. 사람들은 타피오가 관리하는 숲의 손님이었고 그의 동물들을 사냥했다. 숲은 타피오의 집이었으며 사람들은 숲을 신성한 공간으로 인식했다. 숲의 동물들 또한 신성한 존재였다. 사람들은 사냥하기 전 타피오를 달래기 위해 제물을 바쳤다. 이런 목적으로 숲속에는 ‘타피오의 제단’이라는 뜻의 타피온 푀이타Tapion Pöyta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었다. 타피온 푀이타는 큰 나무의 그루터기이기도 했지만 더 전형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