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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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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그 해 여름은 뜨거웠다. 뜨겁다 못해 온통 붉은 색으로 넘쳐났다.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붉은 색으로 채색이 되었다. 그 붉은 색은 다가올 더위마저 무색하게 할 뜨거운 함성을 담고 있었다. 2002한일월드컵은 대한민국 유사 이래 가장 많은 인원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거대한 축제였다. 당시만 해도 붉은 악마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서포터즈는 지금은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응원단의 상징이 되었다. 단순히 소원이던 월드컵 개최의 꿈이 이루어져서 뜨거운 것만은 아니었다. 국가대표 축구팀에 대한 또 다른 소망과 바람은 '꿈은 이루어진다'는 거대한 물결이 되었다. 그 꿈은 월드컵 첫 승이었다. 간절함이 하늘을 감동시켰던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4강이라는 생애 다시 못볼(?) 드라마를 직접 ..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뒤돌아보지마" 소아과 의사 크리스는 큐레이터인 아내 애니와 아들 얀 그리고 딸 마리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크리스 부부는 얀과 마리를 교통사고로 잃게 되고 아내는 자식을 잃은 고통과 자책감에 남편 크리스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크리스는 아내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이혼에 합의하지만 4년 뒤 자신마저도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비록 육체는 세상을 떠났지만 크리스의 영혼은 자식과 남편을 잃은 고통에 시름하는 애니를 떠나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게 된다. 급기야 아내 애니마저도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로써 남편을 따르기에 이른다. 그렇지만 저승에서 다시 남편을 만날 수 있을거라 믿었던 애니의 생각은 틀리고 말았다. 자살하는 사람은 천국에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애니는 지옥으로 가게 되고 이 부..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 된 피라모스와 티스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은 전세계인이 다 아는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영국)의 대표작 중에 하나다. 몬터규 가문과 캐풀럿 가문은 오랫동안 앙숙 관계였다. 하지만 몬터규 가문의 후계자 로미오는 친구에게 이끌려 변장한 채 참석하게 된 캐풀럿 집안의 무도회에서 캐풀럿 가문의 외동딸 줄리엣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줄리엣도 마찬가지였고 두 사람은 열렬한 사랑을 나눈 뒤 이틀 후에 결혼식까지 올린다. 캐풀럿 가문에서는 줄리엣을 패리스 백작과 결혼시키려 하고 줄리엣은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로런스 신부와 상의해 이틀 가량 가사 상태에 빠지게 되는 수면제를 복용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로미오는 줄리엣의 죽음을 알게 되고 줄리엣 옆에서 독약을 마시고 죽는다. 얼..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너를 영원히 기억할께 히아신스라는 꽃이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하지만 이름이 낯설어서 그렇지 동네 꽃집을 지나치다 보면 한번쯤 보았을 그런 꽃일 수도 있다. 마치 수국처럼 보라색의 작은 꽃잎이 대여섯 장씩 붙어 있는 꽃이 히아신스이다. 때로는 투명 유리컵에 꽂아 놓아 물밑으로 보이는 하얀 수염뿌리가 보이기도 한다. 대부분의 꽃이 그렇듯이 히아신스도 꽃말이 있는데 '기억'이라고 한다. 히아신스의 꽃말이 '기억'이 된 데는 그리스 신화 속 히아킨토스Hyakintos라는 청년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특이하게도 태양신 아폴론의 사랑은 늘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으로 끝난다. 다프네와의 사랑이 그랬고, 카산드라와의 사랑이 그랬다. 요정이나 공주와의 사랑조차도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었거늘 사내와의 사랑은 오죽 ..
아폴론과 카산드라, 누가 국민을 카산드라로 만드는가 재정 위기를 필두로 시작된 그리스 경제 위기 당시 두 명의 전직 장관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한 명은 2001년 연금 개혁안을 내놓았다가 여야 모두의 비난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타소스 야니치스 전 노동장관이었고 또 한 명은 야니치스 노동장관의 개혁안을 유일하게 찬성했던 알레코스 파파도풀로스 전 재무장관이었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그리스의 경제 위기를 예견하고 기득권층의 희생을 전제로 한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동료 정치인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심한 구타와 욕설까지 들어야 했다. 이들의 예견을 무시했던 그리스 정부는 경제 위기의 긴 나락으로 추락했고 세계 언론은 이 두 전직 장관을 ‘카산드라 정치인’이라고 불렀다. 비단 그리스의 이 두 정치인만 카산드라일까? 세월호 참사와 경주 지진을 겪..
아폴론과 다프네, 월계수가 된 사랑 【그리스 신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마라톤이다. 마라톤 우승자에게는 명예와 영광의 상징인 월계관을 씌워준다. 흔히 월계관은 월계수 잎으로 만든 것으로 생각하나 고대 그리스 올림픽 제전에서는 올리브 가지를 엮어 월계관을 만들었다. 월계수 잎으로 월계관을 만들어 승리자에게 씌워준 것은 고대 그리스의 피티아 제전이었다.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올리브 가지로 월계관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 올림픽에서는 그 지역의 생태계에 맞는 식물로 월계관을 만든다고 한다. 가령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쓴 월계관은 참나무 가지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계관이 상징하는 명예와 승리의 의미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월계관이 이런 의미를 갖는 데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폴론..
프로메테우스는 어떻게 저항의 상징이 되었을까? [그리스 신화]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너는 살찌고/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거북이야!/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푸로메디어쓰 불쌍한 푸로메디어쓰/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푸로메드어쓰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저항시인이었던 윤동주의 시 '간'은 조선의 식민지화를 보고 시인 자신의 희생적인 모습을 묘사해 양심의 회복을 노래하고 있다. 시 '간'에 담긴 윤동주의 저항의식은 '푸로메드어쓰'로 형상화된다. 푸로메드어쓰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시 창작 당시의 표기법이다..
가이아와 우라노스, 그리스 신화의 시작을 알리다 [그리스 신화] 서양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시작은 대지의 신[母神] 가이아Gaia로부터 시작된다. 가이아는 자신이 낳은 하늘의 신 우라노스Uranus와 결합해 크로노스Kronos와 제우스Zeus에 이르는 그리스 신화의 핵심 계보를 형성한다. 즉 제우스를 기준으로 크로노스, 우라노스는 각각 아버지, 할아버지에 해당한다. 태초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저 광활하고 어두운 혼돈Chaos이라 불리는 허공만이 있었다. 이 혼돈의 허공 속에서 최초의 창조의 힘이 나타났으니 그가 바로 모신 가이아였다. 가이아에 관한 기록은 BC 700년 경의 그리스 시인이었던 헤시오도스Hesiodos의 ('신의 계보'라고도 한다)에 잘 묘사되어 있다. 태초의 창조자 가이아는 지상과 지하에 각각 에로스Eros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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