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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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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의 상징이 된 신화적 동물, 와락 은겐독 인도네시아 중앙 자와주의 주도 세마랑은 문화 도시 중 하나로 ‘룸피아 강 롬복’이라는 음식과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 동인도 철도 회사 건물이었던 ‘라왕 세우’로 유명하다. 문화 도시답게 세마랑에서는 자바, 아라비아, 중국 등과 관련된 건물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서 자바인과 아라비아인 그리고 중국인들은 이미 수백 년 전부터 공존하며 살아왔다. 그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세마랑 특유의 다양한 예술과 음식들을 만들어 냈다. 음식, 건물 뿐만 아니라 세마랑에는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이 세 민족이 남긴 또 하나의 유물이 있다. 세마랑 주민들이 사랑하는 신화적 동물인 와락 은겐독Warak Ngendog이 바로 그것이다. 와락 은겐독이라는 이 신화적 동물이 어디서 유래했는지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세마랑 주..
자바섬 북쪽 해변을 지키는 바다의 여신, 데위 란자르 자바 신화에 따르면 데위 란자르Dewi Lanjar는 인도네시아의 바다의 여신으로 남해의 여왕 니 로로 키둘Nyai Roro Kidul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했다. 그녀는 중앙 자바의 페칼롱안에서 인기있는 여신이다. ‘란자르Lanjar’는 ‘이혼한 아이가 없는 여성’을 의미한다. 아직도 페칼롱안 사람들은 데위 란자르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해변에서 아이가 실종되면 페칼롱안 사람들은 데위 란자르가 그 아이를 납치했다고 믿는다. 자바섬 중앙의 슬라마란강 근처 페칼롱안 해변에 데위 란자르의 궁전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전설에 따르면 옛날 페칼롱안에는 데위 라라 쿠닝Dewi Rara Kuning이라는 아름다운 공주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남편이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죽었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과부..
바타라 구루의 외모가 추하게 변한 것은 자만 때문? 인도네시아 자바 섬 신화에 따르면 바타라 구루Batara Guru는 세 개의 우주를 의미하는 트릴로카의 통치자이다. 그는 힌두 판테온의 파괴의 신 시바의 화신이다. 시바의 배우자 삭티에 해당하는 바타라 구루의 배우자는 바타라 우마Batari Uma이고 난디니라고 부르는 암소를 타고 다닌다. 인도네시아의 그림자 인형극인 와양wayang에서 바타라 구루는 인간을 향해 얼굴을 내민 자세로 묘사된 그림자 인형이다. 이것은 전통적인 와양 스타일에서 상체가 뒤집어질 때 그의 발 자세에서 알 수 있다. 바타라 구루는 카양안 종그링살로카Khayangan Jonggringsaloka라고 불리는 카양안(하늘)에서 산다. 바타라 구루가 처음 등장했을 때 그의 이름은 마니크마야Manikmaya라고 불렸다. 그는 세 쌍둥이 중..
발리인들이 생각하는 월식의 기원과 달의 여신 데위 라티 데위 라티Dewi는 자바와 발리에서 숭배되고 있는 힌두 달의 여신이다. 데위 라티는 아름답고 우아한 외모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미의 여신으로도 불렸다. 한편 데위 라티 신화는 월식과 연결된다. 데위 라티가 그를 거부했기 때문에 칼라 라후는 비슈눌로카(비슈누의 천상 거처)를 공격할 계획이었다. 칼라 라후가 신들을 수행했던 락샤사의 우두머리인 쿠웨라 형상을 하고 하늘에 도착했을 때 라티는 쿠웨라가 실은 칼라 라후라는 것을 비슈누에게 알렸다. 비슈누는 쿠웨라가 그를 불멸로 만들 수 있는 신들의 음료인 티르타 아메르타를 마셨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칼라 라후를 참수했다. 하지만 칼라 라후는 티르타 아메르타가 목구멍에만 닿은 채 참수되었기 때문에 머리만 떠다닌 채로 살아남았다고 한다. 데위 라티(달)가 ..
자바인들에게 쌀의 여신 데위 스리의 의미는... 벼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쌀은 생명 그 자체일 것이다. 어쩌면 그들에게는 쌀 자체가 종교이자 신화일 것이다. 인도네시아에는 데위 스리Dewi Sri라는 신이 있다고 한다. 데위 스리는 인도(힌두)의 락슈미에 맞먹는 쌀의 여신이다. 특히 자바 사람들에게 데위 스리는 대지의 여신이자 어머니 여신으로 통한다. 자바의 추수 감사 축제에서 그녀는 쌀의 어머니와 쌀의 신부로 숭배되고 있다. 심지어 그녀는 비 이슬람 지역에서도 굶주림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 주는 위대한 수호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자바 사람들은 몬순이 시작되면 데위 스리가 비를 가져오고, 꿈에 나타나 갖가지 조언을 해준다고 믿는다. 발리 신화에서 데위 스리는 아주 독특한 신으로 알려졌는데 그녀가 힌두교에서 유래하지 않은 유일한 신이기 때문이..
바타라 칼라와 일식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는 일식에 관한 특별한 신화가 있다. 자바 사람들은 일식이나 월식을 사악한 거인 바타라 칼라Batara Kala가 태양이나 달을 집어삼킬 때 일어난다고 믿었다. 바타라 칼라는 하늘의 신은 아니지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바타라 칼라는 인도네시아 자바 섬과 발리 섬에 전해 내려오는 지하세계의 신이었다. 참고로 지하세계의 여신은 세테수야라Setesuyara였다. 바타라 칼라는 또 시간과 파괴의 신이기도 했다. 바타라 칼라는 인도(힌두) 신화 지하세계의 신 칼라Kala나 시간과도 관련이 있었다. 그는 일식과 월식의 원인으로 여겨졌다. 한편 바타라 칼라는 최고신 바타라 구루의 아들이었다. 바타라 칼라가 흉측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는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최고신 바타라 구루의 아..
커피 원두 이름이기도 한 바탁에 얽힌 전설 커피 전문점 열풍이 불 때가 엊그제 같은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커피는 어느덧 일상이 되었다. 커피를 들고 다니는 모습은 흔한 거리의 풍경 중 하나가 되었고, 이름도 생소한 커피 관련 용어들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오고 간다. 그래서 말인데, 커피 원두 중에 ‘수마트라 블루 바탁’이 있다고 한다. 이름으로 원두 원산지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인가 보다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탁’은 무슨 뜻일까? 바탁은 수마트라 섬의 마을 이름이자 부족 이름이라고 한다. 한편 몇 해 전 인도네시아에서는 종교의 자유와 관련해서 논란이 있었다. 인도네시아 인구의 90%가 이슬람을 믿지만 가톨릭, 개신교, 불교, 유교, 힌두교까지 6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해당되지 않은 신앙은 종교로 인정되지 않아 평..
하이누웰레형 농경기원 신화의 탄생 어느 날 사냥을 하던 아메타(Ameta)라는 사람이 야생 멧돼지의 엄니에 걸린 그 동안 인도네시아 세람 섬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었던 코코넛을 발견했다. 바나나에서 나온 서쪽 세람 인들의 아홉 가족 중 한 명이었던 아메타는 코코넛을 집으로 가져갔다. 그날 밤 꿈에 누군가가 나타나 코코넛을 땅에 심으라고 가르쳐 주었다. 아메타는 꿈에서 본대로 코코넛을 땅에 심었고 불과 며칠 만에 큰 나무로 자라 꽃을 피웠다. 아메타는 수액이 나오는 꽃을 자르기 위해 나무에 올라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손가락을 베었고 피가 꽃 위에 떨어졌다. ▲'코코넛 가지'라는 뜻의 하이누웰레. 출처>구글 검색 9일 후 아메타는 꽃이 피어있던 곳에서 한 명의 소녀를 발견했다. 그는 ‘코코넛 가지’라는 뜻의 하이누웰레(Hainuwel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