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너는 살찌고/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거북이야!/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푸로메디어쓰 불쌍한 푸로메디어쓰/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푸로메드어쓰
▲불을 훔친 프로메테우스. 사진>구글 검색 |
▲독수리에게 간을 뜯기고 있는 프로메테우스. 사진>구글 검색 |
프로메테우스가 제우스를 분노케 한 것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것뿐만이 아니었다. 티탄족과 올림포스 신들과의 전쟁에서도 제우스편에 서지 않았고 제우스의 운명에 관한 비밀도 미리 알고 있었지만 이를 알려주지 않았다. 결국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에게 더 가혹한 처벌을 내리게 되는데 힘의 신 크라토스와 폭력의 신 비아를 시켜 프로메테우스를 카우카소스산의 바위에 쇠사슬로 묶어 놓았다. 이어 매일 독수리를 보내 바위에 묶인 프로메테우스의 간을 파먹게 했다. 다시 돋아난 간은 다음 날 또 다시 독수리가 와서 파먹었다. 프로메테우스는 이런 고통 속에서 삼천 년을 견뎌야만 했다. 훗날 헤라클레스가 이 바위산에서 해방시켜 주기 전까지. 그럼에도 끝내 제우스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았고 훗날 프로메테우스는 불의와 억업에 맞서는 저항정신의 상징이 되었다.
한편 프로메테우스가 미리 알고 있었던 제우스의 운명에 관한 비밀은 프로메테우스가 카우소스산 쇠사슬에서 해방된 후에야 밝혀지게 되었다. 당시 제우스는 바다의 여신 테티스와 사랑에 빠져 있었는데 프로메테우스에 의하면 장차 테티스가 낳을 아들이 아버지를 능가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올림포스의 주인 제우스는 이런 프로메테우스의 예언이 두려울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제우스는 테티스를 단념하고 그녀를 인간 펠레우스에게 시집보내고 말았다. 훗날 테티스와 펠레우스 사이에서 태어난 이가 바로 반신반인의 영웅 아킬레우스였다.
그렇다면 프로메테우스가 처음 만들었던 인간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은 지금의 인류는 프로메테우스의 작품이 아니다. 다른 동물들과 달리 프로메테우스에게 받은 직립보행과 불이라는 선물 뿐만아니라 에피메테우스에게 받은 지적 능력 때문에 인간은 날로 오만방자해져 갔다. 안그래도 제우스에게는 인간이 눈엣가시였는데 이때다 싶어 신들을 소집해서 인간을 멸망시키기로 결정했다. 그 방법은 홍수였다. 불은 신들의 세상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 홍수 와중에 남은 이가 바로 데우칼리온과 그의 아내 퓌라였다. 설에 따라서는 데우칼리온이 프로메테우스의 아들이 되기도 하고 티탄족 동료가 되기도 한다.
살아남은 부부는 프로메테우스가 처음 창조해낸 인간을 복원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정의와 질서의 신으로 알려진 테미스를 찾아가 신탁을 듣게 된다. 테미스는'얼굴을 가리고 옷을 벗고 너희 어머니의 뼈를 등 뒤로 던져라.'라는 신탁을 내렸다. 그리스 신화에서 신탁은 늘 애매모호하다. 다행히 데우칼리온과 퓌라 부부는 현명해서 그 어머니의 뼈가 '대지의 돌'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고 테미스 여신이 시킨대로 얼굴을 가리고 옷을 벗은 다음 돌을 집어 등 뒤로 던졌다. 이때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가, 퓌라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고 한다. 오늘날 인류가 바로 이 종족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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