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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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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와 포도

<이솝 우화집> '신포도'(민음사) 중에서

 

길게 살았건 짧게 살았건 살아온 길을 되돌아 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전지전능한 신조차도 깊은 한숨을 쉴지도 모른다. 인간이 완벽하냐 그렇지 않냐의 문제가 아니다. 후회없는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삶은 누구의 그것보다 얇고 보잘 것 없었다는  반증일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나 후회한다. 죽는 그 날까지 오늘은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은 또 분명히 오늘을 후회할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이란 완벽한 삶을 추구하는 과정이 아닌 얼마나 후회할 일을 줄여 나가느냐에 관한 고민의 여정이 아닐까 싶다.

 

▲사진>구글 검색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포도송이를 따려 했습니다. 나무를 기어 올라가는 포도 넝쿨에 달려 있는 것인데 너무 높이 달려 있어 뜻을 못 이루었어요. 여우는 그 자리를 뜨고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아직 익지도 않은 걸, 뭐." -<이솝 우화집> '신포도' 중에서-

 

후회의 본질은 하지 못한 일이 아니다. 하지 않은 일이 기억의 한 켠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나도 포도 넝쿨 아래서 군침만 흘리고 있는 여우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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