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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켈트

신화에는 정작 자식들만 등장하는 바다의 신, 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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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르Lir는 아일랜드와 웨일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이다. 그는 인간이 도착하기 훨씬 전에 아일랜드를 정복하고 지배했던 고대 신들의 종족 투아다 데 다난Tuatha De Danaan 시대에 활약했다. 그가 가장 주목받았던 이야기는 아일랜드 전설 중 하나인 ‘리르의 아이들’이다.

 

계모의 저주로 백조가 된 아이들…해피엔딩?...

저주가 풀렸을 때 아이들은 빠르게 늙었고 곧 죽고 말았다.

  

투아다 데 다난은 보브 데아르그Bodb Dearg 왕에 의해 통치되었는데 그는 리르를 좋아하지 않았다. 리르와 화해하고 왕국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보브 데아르그는 자신의 딸들 중 한 명인 아오이브Aoibh를 리르의 아내로 보냈다. 리르와 아오이브는 세 명의 아들과 피오누알라Fionnuala라는 딸을 낳았다. 불행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오이브는 죽었고 보브 데아르그는 리르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자신의 또 다른 딸들 중 한 명을 리르의 두 번째 아내로 보내 아이들을 돌보게 했다. 리르의 두 번째 아내가 된 보브 데아르그의 딸 아오이페Aoife는 마법에 정통한 교활한 여성이었다.

 

 

아오이페는 리르와 아이들 사이의 가족적 유대감을 질투했고 아이들을 제거할 방책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들을 살해하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후 아오이페는 마법을 걸어 아이들을 백조로 변신시켰다. 아오이페의 주문으로 아이들은 9백년 동안 백조로 살아야 했고 물 위나 물가에서 각각 3백년을 보냈다. 그들은 하느님의 오심을 알리는 교회 종이 울릴 때까지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었다.

 

보브 데아르그 왕은 딸이 한 짓을 알고는 그녀를 악마로 만들어 버렸다. 아이들은 각각의 장소에서 3백년을보냈고 이후 그들은 사슬에 묶인 채 수도원으로 보내졌고 모쿠아Mochua라는 수도사가 그들을 지켰다. 그 지역 여왕이 백조들의 정체에 대해 알게 되었을 때 그녀는 남편을 설득해 수도원을 공격하고 사슬에 묶여 있던 백조들을 데려갔다. 백조들은 포획된 후 교회 종이 울리자 다시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난 탓에 아이들은 빠르게 늙었고 곧 죽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머지 투아다 데 다난 종족들도 멸망했고 이 땅은 새로운 종족들이 지배하게 되었다.

 

이 신화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으며

기독교의 도래가 가져온 새로운 시대를 신화적으로 그리고 있다.

 

아일랜드의 역사와 전설에 따르면 아일랜드 섬은 수세기 동안 서로 다른 많은 종족들에 의해 지배되어왔다. 이 역사의 신화적 이야기는 여러 지배 종족들간의 전투를 기록한 침략기를 통해 알려졌다. 이런 전설적 침략의 대부분은 역사적 사건에 기초하고 있다. 예를 들어 투아다 데 다난 이후 아일랜드 섬을 지배했던 밀레시안 종족은 기원전 1세기 경에 아일랜드를 침략한 갈리아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리르의 아이들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새로운 종교의 도래와 함께 기존의 전통과 종교가 종말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교회의 종이 울리고서야 아이들이 저주에서 풀려났다는 것은 기독교의 도래가 새 시대의 희망을 가져왔다는 새로운 믿음을 보여주려 한 의도일 것이다. 아이들은 죽기 전에 기독교식으로 세례를 받기도 한다. 그들이 죽은 후 기독교 이전의 오래된 믿음의 상징인 투아다 데 다난도 전설 속으로 사라진다.

 

비록 리르가 바다의 신으로 묘사되지만 정작 아일랜드 신화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식들의 이야기는 아일랜드 전설에서 가장 인기있는 이야기 중 하나이며 리어 왕 King Lear 전설에 대한 최초의 영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의 한 공원에는 리르의 아이들을 묘사한 조각상이 있다. 이 조각상은 9세기 경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싸웠던 아일랜드인들의 투쟁을 상징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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