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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슬라브

페룬의 라이벌이자 지하세계의 지배자, 벨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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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레스Veles(또는 볼로스Volos)는 기독교 이전 슬라브의 가축의 신이자 지하세계(또는 저승)의 신으로 천둥의 신 페룬의 라이벌이었다. 벨레스에 대한 최초의 언급은 971년 러시아-비잔틴 조약에 있는데 이 조약에서 서명자들은 벨레스의 이름으로 맹세해야 한다. 조약 위반자들은 위협적인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받았다. 즉 조약 위반자들은 자신들의 무기에 의해 살해되고 일부 학자들이 ‘질병 저주’로 해석한 것처럼 얼굴이 황금처럼 노랗게 변할 것이다. 일부 학자들의 해석대로라면 그것은 악마들을 처벌하기 위해 질병을 보낼 수 있는 소의 신 바루나와의 연관성을 의미할 것이다.

 

 

벨레스는 매우 다양한 권력, 수호자와 관련이 있다. 그는 시와 지혜, 물(대양, 바다, 배 그리고 소용돌이)의 지배자와 관련이 있다. 그는 또 사냥꾼이자 소의 수호신이며 지하세계(인도-유럽어족 개념으로 초원을 말함)의 주인이다. 그는 또 죽은 영혼에 대한 슬라브 전통과 관련이 있다. 즉 고대 리투아니아어로 ‘벨리스Welis’는 ‘죽음’을 ‘벨치Welci’는 ‘죽은 자의 영혼’을 의미한다.

 

몇몇 동상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벨레스는 대머리 인간으로 묘사되며 때로는 머리에 황소 뿔을 달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그러나 벨레스와 페룬 사이에 벌어진 창조 전투를 묘사한 서사시에서 벨레스는 검은 세계나무 아래 검은 양털 둥지에 누워있는 뱀이나 용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그가 변신에 능했다고 주장한다. 벨레스는 말, 소, 염소, 양 등 가축은 물론 늑대, 파충류, 까마귀와 같은 검은 새 등과도 관련이 있다.

 

벨레스에 관한 가장 잘 알려진 신화는 키예프 공국의 혈통을 주장하는 다양한 문화권의 여러 문서들에서 발견된다. 이 이야기는 벨레스가 모코쉬(여름의 여신. 천둥의 신 페룬의 배우자)를 납치하는 내용의 창조 신화이다. 페룬과 벨레스는 그리스와 북유럽(이그드라실) 신화에 공통으로 등장하는 세계나무이자 페룬의 성스러운 나무인 참나무 아래서 우주의 패권을 두고 싸운다. 이 전쟁은 페룬의 승리로 끝났고 세상의 물은 자유롭게 흐르게 된다.

 

벨레스와 관련된 두 번째 창조 신화는 벨레스와 목동/마법사 사이에 맺어진 조약의 결과로 지하세계와 인간세계의 경계가 형성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조약에서 이름을 밝히지 않은 목동은 벨레스에게 최고의 소를 바치고 많은 금지령을 지킬 것을 약속한다. 그리고 벨레스가 이끄는 야생 지하세계와 인간세계를 나눈다. 그 경계는 벨레스가 직접 갈아서 만든 이랑이나 악한 힘이 건널 수 없게 목동이 파 놓은 길 건너 홈이다.

 

988년 블라드미르 대왕이 러시아에 기독교를 전래한 이후 슬라브 신화에도 벨레스의 자취가 많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벨레스는 옛 리투아니아서 죽은 자들의 향연으로 남아 살아있는 자들의 세계와 죽은 자들의 세계 사이에 경계를 축하하고 있으며 벨레스는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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