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화와 전설/슬라브

슬라브인들의 생명과 사랑의 여신, 지바

반응형

슬라브 판테온의 생활과 사랑과 풍요, 물의 여신 지바Ziva는 먼 고대로부터 기원했다. 여신의 이름은 북아프리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고대로 돌아갈수록 지바는 여신이라기보다는 생명 그 자체였음을 알 수 있다. 슬라브어에서 지바는 ‘생명’, ‘삶’을 의미한다. 폴라비안 슬라브(오늘날 동부 독일 엘베강을 따라서 살았던 서슬라브 부족에 적용되는 집단 용어 즉 발트해에서 폴란드에 이르는 지역) 신들 중 지바는 특별한 위치를 가졌다. 역사에서 지바는 시와Siwa, 시베Sivve, 쉬와Shiwa, 시에바Sieba, 시예바Syeba, 드시바Dsiva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폴라비안 슬라브 판테온에서 다산과 사랑의 여신으로 알려진 지바는 가장 위대한 여신이었다. 그녀는 또한 생명의 여신이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지바는 물의 여신이었다. 슬라브인들의 의식 속에서 그녀는 물로 의인화된 생명(또는 삶)을 표현하는 개념이었다. 지바는 심지어 농사의 확산으로 생겨난 어머니 대지 이전부터 존재한 그들의 첫 번째 여신이었다. 지바 여신의 주요 성지는 폴란드 중부 루비체 남쪽에 있는 라첸부르그였다. 이 도시는 거대한 호수 섬에 위치해 있다. 이 섬에는 아쿠아 시와라는 개울이 있었는데 현재 이곳은 스파가 위치해 있다. 여신 지바는 모든 생명의 근원인 담수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되었을 것이다.

 

지바 여신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사라졌지만 민속 전통은 다양한 모습으로 그녀의 의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살아있는 물’을 언급하는 기록이 있는데 생명의 여신 지바를 이름이나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숭배의 핵심이었다.

 

고대 로마의 도시 아킬레이아에서 숭배되었던 예언과 출생의 처녀 여신이 지바 여신과 동일시되었다. 많은 켈트 신들과 마찬가지로 지바 여신도 로마 신들의 판테온으로 진입해 야만인의 신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바가 여성의 아름다움, 다산의 특성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기록은 없다. 다만 그녀가 중요한 여신이었다는 것은 1157년 지바 신전이 있던 자리에 성당이 지어졌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18세기 슬로베니아 역사가인 린하르트는 생명의 여신 지바가 폴라비안 슬라브인들에 의해 숭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린하르트의 언급은 기독교 이전 판테온에서 지바 여신의 존재를 연구하는데 핵심이 되고 있다.  

 

슬로베니아의 블레드 섬에 있는 교회는 기독교 이전에는 지바 여신에게 바쳐진 신전이었다고 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고고학자들이 이 섬에서 수행한 발굴 작업을 통해 이런 사실이 밝혀졌다. 기독교 선교사들도 이교도 여신 숭배를 하느님의 어머니 숭배로 일관되게 번역했다. 블레드 섬에 있는 이 신전은 마리아의 승천에 봉헌되었다.

 

생명의 여신은 또한 물의 중요성을 강조한 많은 관습에 남아있다. 새해 전 날에 물에 제물을 바치거나 일출 전에 빨간 사과를 샘에 던지는 행위들이 이런 관습의 일부일 것이다. 실제로 지바 여신을 묘사한 도상학 중에는 사과를 들고 있는 모습이 등장하기도 한다. 즉 사과는 지바 여신의 상징이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생명과 물과 사랑과 풍요의 여신 지바의 모습은 슬로베니아 민속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기독교 이후 이교도 여신에 대한 망각 작업이 이루어졌지만 그녀의 이미지는 많은 샘과 우물에 관련된 민속에 보존되어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