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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태풍 '볼라벤'과 '덴빈'의 후지와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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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 볼라벤으로 전국이 비상인데 주 후반에는 덴빈이 제주도와 남해안을 지나간다고 하니 엎친데 덮친 격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인가 보다. 문제는 볼라벤이 15호 태풍이고 덴빈은 14호 태풍이라는 것이다. 즉 덴빈이 먼저 발생한 태풍이라는 것이다.

 

기상청은 태풍 덴빈이 30일 오전 8시 중국 상하이 동남동쪽 150km 해상을 지나 당초 예측보다 중국 쪽으로 붙어 이동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후 덴빈은 중국 동부 연안을 따라 이동하다가 산둥반도로 상륙해 보하이만 인근 내륙에서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 덴빈이 북상하면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먼저 발생한 태풍이 왜 뒤늦게 북상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 '후지와라 효과' 때문이란다.

 

 

후지와라 효과란 근접해 있는 두 열대성 저기압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으로 이를 발견한 일본의 기상학자 후지와라 사쿠헤이의 이름을 따 이렇게 부른다고 한다.

 

14호 태풍 덴빈은 지난 19일 필리핀 인근에서 발생했고 볼라벤은 하루 늦은 20일 발생했다. 그러나 덴빈은 A급 태풍인 볼라벤에 밀려 대만 주변에서 맴돌다 28일 이후에나 북쪽으로 진행 방향을 돌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개 이상의 태풍이 근접 거리에 가까워지면 서로 바람의 회전을 통해 영향을 주고받아 진로와 강도가 예측하기 어려진다. 기형적인 진로가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후지와라 효과는 대부분 태평양이나 북서 태평양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한다.

 

형이 아우의 힘에 밀려 잠시 쉬어가는 형국이다. 다음백과사전을 검색해 보니 후지와라 효과에는 여섯 가지의 유형이 있다고 한다.

 

약한 열대 저기압이 근처에 있는 강한 열대 저기압에 세력을 빼앗겨 급속도로 약해지는 서로 겹치는 형, 한쪽의 열대 저기압만 간섭을 받고 다른 한쪽의 열대 저기압의 주위를 따라가는 것처럼 보이는 지향형, 한쪽의 열대 저기압이 먼저 이동하고 그 뒤를 다른 한쪽의 열대 저기압이 뒤쫓아 가는 따라가는 유형

따라가는 형, 동쪽에 있는 열대 저기압이 먼저 북상하고 그 열대 저기압이 사라진 뒤에 서쪽에 있는 열대 저기압이 북상하는 시간을 기다리는 형, 2개의 열대 저기압이 함께 이동하는 동행형, 동쪽에 있는 열대 저기압이 속도를 올려 빨리 북동쪽으로 이동하면 서쪽에 있는 열대 저기압은 속도가 떨어지면서 서쪽으로 이동하는 반대로 떨어지는 형.

 

이번 볼라벤과 덴빈의 후지와라 효과는 시간을 기다리는 형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번 볼라벤의 특징이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다더니 뉴스에서는 지금 이 시각 제주와 목포를 연결해 태풍의 영향을 실시간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현장에 있는 기자는 자기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한 채 비틀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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