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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현실 정치인이 된 '안철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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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제 이번 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함으로써 그 열망을 실천해 내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지루했던 침묵의 시간을 깬 안철수 원장의 18대 대통령 출마 선언과 함께 기자회견을 지켜보던 지지자들은 우뢰와 같은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정치권 밖에서 누렸던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실패하더라도 영원히 정치를 하겠다는 그의 선언에서 이제 안철수 원장은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후보라는 현실 정치인의 길을 걷게 된다. 그가 염원하던 국민을 위한 정치는 그의 관조적 견해를 어떻게 현실 정치에 녹아내느냐에 달려있다.

 

아무래도 이번 기자회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였을 것이다. 이번에도 안철수 후보 특유의 에둘러 말하는 스타일로 많은 사람들을 설왕설래 하게 했다. 그는 정치권에 진정한 변화와 혁신, 국민이 그것에 동의할 수 있느냐 여부 등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두 가지 원칙이 갖춰지지 못한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둘러 표현한 그의 말에서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만큼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을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는 말은 국민들이 바라는 바가 무엇이고 그 바램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야권후보 단일화에는 공감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뼈있는 말로 최근 논란에 대해 정리했다. "아버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든 인간적인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이 가진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늘 기자회견은 기성 정치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회견장소도 화려하진 않지만 그의 정치적 신념을 보여주듯 구세군 아트홀이었고 세 과시용으로 지지자들을 동원하던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몇몇 지지자만 초청돼 자신의 정치적 포부를 피력하는 데 주력했다.

 

어쨌든 주사위는 던져졌다. 그가 아름다운 정치인으로 남을지, 아니면 구태 정치인의 행보를 반복할지는 오로지 그가 그동안 만났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어떻게 '안철수의 생각'으로 구체화시키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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