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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로마

하수구의 여신 클로아키나와 미의 여신 베누스를 결합시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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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제국(BC 650년~AD 400년) 시절 로마인들은 많은 신들을 숭배했다. 그들은 가능한 거의 모든 상황과 행동을 관장하는 신들을 가지고 있었고 모든 장소에 신들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했다. 로마 신화에서 클로아키나Cloacina는 고대 로마의 하수도와 도시 쓰레기를 관장하는 여신이었다. 그녀는 하수도 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책임지고 하수도 노동자들의 수호신이었다. 로마 제국 당시 로마처럼 큰 도시에서는 하수도가 큰 문제로 인식되었다. 고대 로마에 클로아키나는 미의 여신 베누스(그리스 신화의 아프로디테)와 동일시될만큼 중요한 신이었다. 고대 로마에서는 현재까지 동상으로 남아있는 클로아키나를 기리기 위해 동전이 주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둥근 석조 신전이 여신에게 바쳐졌다.

 

고대 로마의 동전에 새겨진 하수구의 여신 클로아키나. 출처>구글 검색

 

‘영원한 도시’ 고대 로마는 당시로서는 매우 큰 도시였다. 유흥과 음식은 필수였다. 하지만 제대로 작동하는 하수도 시스템도 중요했다. 우리는 흔히 로마 신화에서 베누스 여신을 사랑과 욕망, 성, 다산, 번영, 승리 등과 연관시킨다. 다른 로마의 주요 신들처럼 베누스도 그녀의 서로 다른 숭배 측면을 언급하는 별명이나 별칭을 갖고 있었다.

 

이런 베누스의 별명들 중 하나는 에트루리아 신화에서 기원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물의 여신 클로아키나와 베누스를 결합한 베누스 클로아키나Venus Cloacina(‘정화자 베누스’라는 뜻)였다. 고대 로마인들은 잘 알려진 신들을 말고도 수많은 하급 신들을 그들의 판테온에 채택했다. 원래 라틴어로 클로아키나는 ‘하수관’ 또는 ‘배수’를 의미한다. 이 여신은 로마의 위생 시설을 돌보고 심각한 도시 홍수의 재발을 방지했으며 로마 하수도를 관리했다. 그녀는 광장의 배수를 관리했고 도시의 환경을 책임졌으며 도시 쓰레기 관리 시스템으로 고대 로마 도시공학의 가장 오래된 기념물 중 하나로 알려진 로마 클로아카 막시마Roman Cloaca Maxima(대하수도)를 책임졌다.

 

클로아카 막시마는 원래 기원전 600년 경 에트루리아인들이 만든 하수도와 운하를 기본으로 설계되었다. 지하에 숨겨져 있었던 클로아카 막시마는 로마 제국 시대가 열리면서 새롭게 단장되었다. 그러므로 클로아카 막시마는 로마인들의 명성을 널리 알리는 주요 시스템 중 하나가 되었다. 아우구스투스(Caesar Augustus, BC 63년~AD 14년) 황제 통치 시절 로마에 거주한 그리스의 역사가이자 수사학자인 할리카르나소스(소아시아 서남부 카리아의 고대도시)의 디오니시우스는 ‘로마 제국의 비상한 위대함은 무엇보다도 송수로, 포장된 도로, 배수관의 건설 이 세가지이다’라고 말했다. 하수관이 실로 막혔거나 하수를 방류했을 때 로마의 시민들은 클로아키나 여신에게 도움을 청했으며 그녀를 위해 기도를 올렸다.

 

클로아카 막시마의 분출구 바로 위에 베누스 여신의 조각상으로 장식된 클로아키나 여신 신전이 있었다. 그러므로 클로아키나는 하수의 여신이자 미의 여신이었다. <자연사>의 저자인 고대 로마의 박물학자이자 철학자인 플리니우스(Gaius Plinius Secundus, 23년~79년)는 로마의 하수도에 대해 ‘가끔 티베르강의 물이 역류해 하수도로 올라온다. 그러면 강력한 물살이 밀폐된 공간에서 정면으로 충돌하지만 하수도의 구조는 견고하게 유지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플리니우스는 왜 로마인들이 하수(구)의 여신과 사랑의 여신을 결합했는지 설명하지는 못했다. 아마도 고대 로마인들은 베누스와 클로아키나를 결합함으로써 광장의 존재를 가능하게 한 배수 시스템의 수호신인 클로아키나 여신이 얼마나 필수적이고 영광스러운지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한편 고대 로마시대 포럼 즉 광장은 상업적, 종교적, 정치적, 법률적, 사회적 활동 등 공공 영역의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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