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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로마

베스타 이전의 화로의 여신, 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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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Caca(또는 카키아Cacia)는 고대 로마 판테온의 화로의 여신으로 베스타(그리스의 헤스티아)의 원형이 되었다. 그녀는 집의 창고를 지키는 가정의 신들인 페나테스Penates 중 한 명이며 중앙 화로에 그녀의 제단이 있었다. 가정의 신들 즉 페나테스는 행운과 번영을 가져오며 창고나 저장고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람들은 페나테스 조각상을 페네트랄리아라고 불리는 안채 사당에 보관했다. 베스타 여신은 종종 카카와의 연관성 때문에 페나테스로 여겨졌으며 페누스Penus 또한 신성한 유물을 보관하는 베스타 신전의 특별한 저장소로 사용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 신성한 유물은 아이네이아스가 폐허가 된 트로이에서 가져온 것들이었다. 베스타처럼 카카도 처녀들이 들고 있는 영원한 불로 숭배되었다.

 

카카는 베스타 이전의 화로의 여신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고대 로마의 시인 베르길리우스(Publius Vergilius Maro, BC 70년~BC 19년)에 따르면 카카는 로마 근처의 마을들을 유린한 인간을 잡아먹는 불을 뿜는 거인이자 목자인 카쿠스Cacus의 여동생이었다. 카쿠스는 강도질을 즐겼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많은 미움을 받았다. 레카라누스Recaranus(나중에 헤라클레스와 동일시된다. 즉 헤라클레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라는 또 다른 거인 목자가 어느 날 키르쿠스 막시무스 계곡(팔라티노 언덕과 아벤티노 언덕 사이를 말하며 훗날 이곳에 세워진 고대 로마 제국에서 가장 큰 전차 경기장 이름이기도 하다)으로 배회하던 한 무리의 소떼를 가지고 있었다. 카쿠스는 그 소떼들 중 일부를 훔쳐서 자신의 동굴에 가뒀다. 하지만 카카는 레카라누스를 사랑했고 그녀는 레카라누스에게 그녀의 오빠가 훔친 소들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었다. 레카라누스는 다시 소를 찾았고 그 과정에서 카쿠스는 레카라누스에게 죽임을 당했다. 사람들은 카카를 여신으로 숭배함으로써 그녀의 배신을 보상하고 기뻐했다.

 

카쿠스는 불과 화산의 신 불카누스(그리스의 헤파이스토스)의 아들로 여겨지지만 그는 또한 반신반인이었다고도 한다. 그래서 카카는 카쿠스의 이복 여동생이며 불카누스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 일부 전설은 고르곤 메두사와 불카누스를 카쿠스의 부모로 묘사하기도 한다. 여전히 그를 반신반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것은 카쿠스의 괴물스런 모습을 설명하기 위한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카카, 카쿠스 모두 태초의 불의 신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이름은 ‘따뜻하다’, ‘요리하다’, ‘태우다’라는 뜻의 코쿠Coquo에서 유래했다. 일부 학자들은 카카 여신의 이름은 ‘배변하다’, ‘더럽히다’라는 뜻의 라틴어 카카레Cacare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그녀가 악과 배설의 여신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가정의 신들인 페나테스는 유피테르(그리스의 제우스)와 그의 수행신들, 넵투누스(그리스의 포세이돈)와 그의 수행신들, 천상의 신들, 지하세계의 신들 등 네 부류를 구분한 에트루리아인들로부터 유래했다. 나중에 모든 집에 화로가 있는 것처럼 모든 집에는 화로의 여신 베스타가 있다고 생각했다. 마찬가지로 베스타 숭배 이전 모든 집에는 태초의 화로의 여신 카카가 있었을 것이다. 물론 카카 여신의 역할은 가족을 지키고 보호하는 가족의 수호신이었을 것이다.

 

로마에 있는 카카 여신의 신전은 팔라티노 언덕의 남서쪽 기슭에 있었고 그녀의 오빠 카쿠스가 살았던 동굴 근처에 있었던 카쿠스 제단 근처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신전은 레카라누스 또는 헤라클레스가 세웠다고 전해지며 그곳에서 그녀의 신성한 불은 처녀 사제들에 의해 계속 타올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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