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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갈린티아스가 아니었다면 헤라클레스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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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갈린티아스Galinthias(또는 갈란티스Galanthis)는 에우리스테우스가 페르세우스의 후손(헤라클레스)이 태어나 미케네의 통치자가 될 것이라고 말하자 이에 질투심을 느낀 헤라의 헤라클레스 출산 방해 계획을 무산시킨 여성이다. 하지만 갈린티아스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를 속인 벌로 족제비가 되었다. 한편 헤라가 출산의 여신을 시켜 헤라클레스의 출산을 늦춘 덕분에 에우리스테우스는 미케네의 왕권을 거머쥐게 되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따르면 붉은 금발의 갈린티아스는 헤라클레스의 출산을 도운 보답으로 알크메네(헤라클레스의 어머니)의 몸종이 되었다. 알크메네가 분만 중일 때 그녀는 너무 큰 아이를 낳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7일 후 그녀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로마 신화의 루시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에일레이티이아는 헤라의 요청으로 그녀를 도울 수 없었다. 오히려 에일레이티이아는 알크메네의 손을 잡고 다리를 꼬아 아이가 태어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출산 고통에 알크메네는 하늘을 원망하며 죽음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갈린티아스는 에일레이티이아를 알아차리고 헤라의 계획을 추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출산의) 여신에게 아이가 태어났다고 말했다. 이 말에 여신은 깜짝 놀라 알크메네의 손을 놓고 말았다. 이 틈을 타 알크메네는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 이 장면을 보고 갈린티아스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를 비웃었다. 분노한 에일레이티이아는 갈린티아스를 족제비로 변신시켰다. 갈린티아스는 족제비가 된 후에도 계속해서 알크메네와 함께 살았고 이 때부터 족제비를 집에서 키우는 관습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안토니누스의 <리버랄리스>에는 갈린티아스에 대한 또 다른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안토니누스에 따르면 갈린티아스는 테바이 출신의 프로이토스의 딸로 알크메네의 친구였다. 여기에서 에일레이티이아와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는 헤라의 지시로 알크메네를 붙들고 출산을 지연시켰다. 이 때 갈린티아스는 알크메네가 제우스의 뜻으로 탄생했다고 말하면서 그들을 혼란스럽게 했고 그에 따라 탄생 여신을 기리는 모든 의식이 취소되었다. 여신들은 깜짝 놀랐고 알크메네를 붙들고 있던 손을 놓았다.

 

필멸의 인간이 신들을 속였다는 사실에 분노한 모이라이는 갈린티아스를 족제비로 변신시켰다. 고대인들은 족제비가 신들을 경멸한 벌로 귀를 통해 임신하고 입으로 새끼를 낳는다고 믿었다. 그러나 헤카테는 그녀를 가엾이 여겨 족제비를 자신의 신성한 동물로 만들었다. 한편 성인이 된 헤라클레스는 갈린티아스를 위해 신전을 짓고 제물을 바쳤다. 테베에서 갈린티아스를 기리는 관행은 그 후로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서기 2세기 경에 활약한 그리스 지리학자이자 여행가인 파우사니아스도 갈린티아스 신화를 언급했다. 파우사니아스에 따르면 갈린티아스는 티레시아스의 딸이었다. 하지만 그는 족제비로 변신한 갈린티아스에 관한 신화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이야기에서 갈린티아스는 알크메네의 출산을 방해하고 있던 헤라의 여성 대리인(약초상들이라고도 함)을 속여 알크메네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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