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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몽골

순백의 거위 창조신, 카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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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라Kayra는 투르크 신화의 창조신이다. 그는 타타르족(볼가강과 카마강 유역에 사는 투르크계 민족)의 최고신이자 하늘 신 텡그리Tengri의 아들이다. 카이라는 아버지의 하늘을 떠나 지하세계로 내려간 카라 칸Kara Kahn과 동일시되기도 한다. ‘카이라’의 의미는 다양한 형태로 발견되는데 ‘카이라-칸Kayra-Khan’은 ‘자비로운 왕’이라는 뜻이다. 반면 ‘카라 칸Kara Khan’은 ‘검은 왕’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투르크 신화에서 최고 권위자인 데니즈 카라쿠르트Deniz Karakurt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신인 ‘카라 칸’과 ‘카이라 칸’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투르크어의 ‘카라Kara’는 ‘검은’과 ‘대지’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으므로 ‘카라 칸’은 ‘지하세계의 통치자’는 물론 ‘대지의 통치자’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고대 투르크의 전사들. 출처>구글 검색

 

고대 투르크 종교에서 카라 칸은 남성도 여성도 아니다. 심지어 인간의 형태가 아닌 순백의 거위형태로 묘사된다. 카라 칸은 끝없는 물을 모아 창조를 시작한다. 알타이어족의 타타르어에는 이원성이 명확하게 나타난다. 최고신 카이라 칸은 선의의 권력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크 아나Ak Ana가 창조를 시작하기 전 카라 칸은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창조는 고독과 혼란, 공포의 상황에서 발생했다. 즉 물은 사나워졌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우주의 최고 존재 카라 칸은 대기와 물과 땅 등 세 영역의 지배자로 창조의 운명을 결정하는 우주의 열일곱 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우주를 창조한 후 카이라 칸은 아홉 개의 가지가 달린 생명의 나무를 심었다. 이 생명수의 가지에서 인간들의 조상이 출현했다고 한다. 즉 아홉 개의 가지에서 아홉 개의 종족이 등장한 것이다. 카이라 칸에게는 울간, 메르겐, 키자간이라는 세 아들이 있었다.  

 

전설에 따르면 대지를 지탱하던 거대한 거북이가 움직이면서 우주 바다가 대지에 범람하기 시작했다. 이런 일을 예상하고 있었던 한 노인은 이미 뗏목을 만들어 놓았다. 노인과 가족들은 이 뗏목을 타고 대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물이 빠지자 뗏목은 숲이 우거진 산에서 멈췄다. 대홍수가 끝난 후 카이라 칸은 우주의 모든 것을 창조했다. 무엇보다도 카이라 칸은 인간들에게 아라크(아니스를 증류해서 만든 술)라는 술 제조법을 가르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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