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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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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을 슬프게 하는 것들 파이돈/플라톤(BC427~BC347) 지음/최현 옮김/범우사 펴냄 우리는 이 말을 듣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눈물을 삼켰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리저리거닐다가 한참 후에 다리가 무겁다고 하면서 반듯이 누웠습니다. 그분에게 약을 내민 사람이 그렇게 일렀던 것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자리에 눕자 사나이는 종종 소크라테스의 손과 발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 발을 꾹 누르면서 감각이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감각이 없다고 대답하자 다리를 눌러 보면서 우리에게 몸이 식어가고 굳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서 다시 말하였습니다. “독이 심장에까지 퍼지면 마지막이 됩니다.” 하반신이 거의 다 식었을 때에 그는 얼굴을 가렸던 것을 제치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이것이 그분의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인간은 왜 평생 반쪽을 찾아 헤매는가 향연-사랑에 관하여/플라톤/박희영 옮김/문학과 지성사 우선 자네들이 제일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고, 그 본성이 겪었던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라네. 사실 아주 먼 옛날에 우리의 본성은 오늘날 인간의 본성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네. 첫째로 인간은 오늘날처럼 남성과 여성의 양성이 아니라 세 종류로 나뉘어 있었음을 알아야 하네. 그런데 이 세 번째 종류의 인간은 남성과 여성 모두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지만 그 실재 자체는 사라졌다네. 사실 자웅동성은 그 옛날에는 하나의 독립된 종이었으며 형태상으로나 이름상으로 모두 남성과 여성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네. 어쨌든 그 종은 오늘날에는 사라져서 존재하지 않고, 단지 그 명칭만 특정의 사람을 비난할..
나르키쏘스를 향한 에코의 집착이 남긴 것 짝사랑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의 일부다. 사랑의 감정이 새록새록 피어나던 시절 찾아온 풋사랑과 함께 찾아오는 것이 짝사랑이다. 요즘 아이들이야 서로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데 망설임이 없지만 불과 70,80년대만 하더라도 이성을 바라보면 얼굴부터 붉어지곤 했다. 하기야 남자학교 따로 여자학교 따로 중고등학교 시절을 보냈으니 요즘 남학생과 여학생이 손을 잡고 다니는 풍경을 볼 때면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짝사랑이 추억의 한 켠을 채우고 있는 것도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여전히 사회적 관습의 불일치가 기억의 파편처럼 문득문득 떠오르기 때문일 것이다. 가을이 붉어가는 이 때 산 정상에서 한 때 풋사랑의 대상이었던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보는 것도 그리움의 계절이 주는 낭만은 아닐런지. 혹시 아는가! 저 멀..
아폴론의 금지된 사랑에서 유래한 단어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 빚졌네." 죽음 앞에서 이렇게 태연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스클레피오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신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질병이 치료되면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독배를 마시고 숨이 끊어지기 직전 제자들에게 했다는 이 말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사상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사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병의 치유로 인식했던 모양이다. 삶이란 병이다. 죽음은 곧 삶이라는 질병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며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영혼과 육체의 분리에 불과하다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사상을 보여주는 역설적 유머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영혼은 불멸하며 죽음이라 가장 순수한 영혼의 세계로..
울리쿰미스, 신화속 부자간 권력투쟁이 상징하는 것 의 저자 사무엘 헨리 후크에 따르면 하나의 신화가 그 기원이 된 장소로부터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었음을 보여주는 실례로 설형문자로 새겨진 바빌론의 아다파 신화를 담은 토판이 이집트에서도 발견되었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 카드모스 전설이 페니키아 문자가 그리스로 전해져서 서양 알파벳의 원조가 되었다는 것도 신화 확산의 좋은 실례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특정지역의 신화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전혀 다른 지역에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전승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신화가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확산이나 분산의 개념 이전에 신화의 내용이 비슷한 줄거리를 보이는 이유도 될 것이다. 어쨌든 신화의 확산을 보여주는 예로 위에서 언급한 아다파 신화와 카드모스 전설 외..
남성의 상징 헤라클레스는 왜 하필 여장을 즐겼을까 이윤기의 /2007년/웅진 지식하우스 "짐이 곧 국가"라는 말로 유명한 프랑스의 루이 14세는 '태양왕'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별명에 걸맞게 베르사이유 궁전의 드넓은 뜰을 태양신 아폴론의 이름을 본떠 '아폴론의 뜰'이라고 이름지었단다. 뿐만 아니라 베르사이유 궁전의 수많은 방들에도 저마다의 고유한 이름을 지었는데 '아프로디테의 방', '아르테미스의 방', '아레스의 방', '헤르메스의 방' 등이 그것이다. 그 중에는 '헤라클레스의 방'도 있는데 이 방의 천장에는 프랑수아 르무안이 그린 '헤라클레스 예찬'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또 이 그림의 네 모서리에는 힘과 인내, 가치, 정의를 상징하는 그림이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무엇이 18세기 군주로 하여금, 아득한 신화시대의 영웅 ..
왜 사랑의 미로라고 했을까 너무 뻔한 답이 아니냐고? 그렇다. 어느 가수의 노래처럼 그토록 다짐을 했다가도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니 사랑은 미로가 맞겠지 싶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꼭 미로로만 여겨진다면 우리네 삶이 너무 힘겹지는 않을까? 신들은 미로(labyrinth)를 만들었지만 미로를 탈출하는 해법 또한 가르쳐주고 있다. 미로가 처음 만들어진 사연을 얘기하다 보면 제우스의 바람끼가 빠지지 않는다. 미로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 낳은 크레타의 미노스왕이기 때문이다. 미노스왕의 어머니는 오늘날 유럽(Europe)의 어원으로 알려진 신화 속 여인 에우로페였다.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해서 에우로페를 납치한 후 지금의 유럽땅을 돌아다니다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정착해 사랑을 나누고 미노스를 낳았다. 아버지의 황소로 둔..
'해구' 부성애로도 막지못한 자연과 시간의 공습 백시종(1944~)의 /「현대문학」148호(1967.4) 올림푸스의 주인 제우스에게는 출생의 비밀이 있다. 제우스가 신 중의 신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출생의 비밀 때문이다. 제우스는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 하데스, 포세이돈 등 그리스 신화의 쟁쟁한 이 신들이 사실은 제우스의 누이이고 형이었다. 그러나 이들 남매의 아버지에게는 엽기적인 버릇이 있었다. 자식을 낳는 족족 집어삼켜버렸던 것이다. 다행히 제우스는 어머니 레아의 지혜로 이 운명을 피했던 것이다. 훗날 제우스는 메티스에게 구토제를 구해 아버지가 삼켰던 누이와 형들을 토해내게 한다. 이들은 신생아 적 모습 그대로였다. 가장 늦게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제우스가 신들의 제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렇다면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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