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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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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 남자만을 기다려온 여인에의 헌사 협죽도 그늘 아래/성석제/1998년 협죽도. 얼핏 들으면 무협소설에 나오는 명검 중의 하나인가 싶을 것이다. 잘 어울릴 것 같지는 않지만 협죽도는 협죽도과의 상록관목이란다. 시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최근 협죽도 관련 뉴스를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협죽도는 아무데서나 잘 자라고 공해에 강하기 때문에 몇몇 지자체에서 가로수로 조경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협죽도 특성상 가로수로는 제격일지 모르지만 독성이 강하다는 것이다. 협죽도는 아주 미량만 사용해도 치사율이 높아 과거 독화살이나 사약으로 이용했다. 이런 사실을 모른 채 관상용으로 심어온 지자체들이 협죽도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가로수로 조경된 협죽도 관련 피해사례가 보고된 적은 없지만 안전을 위해 점차 제거해 나가야 한다고 시민들은 요구하고 있다. ..
엉망진창 정치판, 사람 탓일까? 제도 탓일까? 닭장 속의 여우/에프라임 키숀 지음/정범구 옮김/삼인 펴냄 , , 등으로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에프라임 키숀의 풍자 소설이 도서출판 삼인에서 출간되었다. 헝가리에서 태어난 유대인 작가 키숀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박해의 산증인이자, 이스라엘의 사랑을 받은 국민적 작가이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며 사랑받은 키숀은, 특히 재기 넘치는 ‘말장난’으로 유명했다. 작가는 곳곳에 이 같은 장치를 심어 놓고 독자들을 맞이한다. 는 정치판에서 닳고 닳은 두 명의 도시인이 순박하고 무지한 시골 사람들을 휘두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렇다고 키숀이 마을 사람들을 순수하기만 한 피해자로 다루는 것은 아니다. 키숀의 ‘모두 까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깨끗하면 깨끗하기 때문에, 무지..
왜 노동자가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조지 레이코프 지음/유나영 옮김/와이즈베리 펴냄 인지언어학을 창시한 세계적인 석학 조지 레이코프가 언어학을 현실 정치에 적용한 화제의 베스트셀러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10주년 전면개정판. 이 책은 “왜 평범한 시민들이 자기 이익에 반하는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가?”라는 진보의 해묵은 의문에 답하며, 사람들이 진실을 알게 되면 올바른 선택을 할 것이라는 계몽주의적 신념이 왜 현실에서 통하지 않는지 명쾌하게 분석하여 여의도 정치권과 의식 있는 시민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다. EBS ‘지식채널 e’를 기획한 김진혁 교수(전 EBS PD)가 이 책을 읽고 제작한 ‘frame’ 편은 큰 화제를 낳았고, 2012년 미국과 한국의 대선을 동시에 앞둔 시기 방영된 손석희 앵커의 ‘킹메이커’ 편..
오스트리아 대통령 쿠르트 발트하임이 국제 왕따가 된 이유 요즘 정치권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두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서로 차기 대권 주자로 모시기 위한 경쟁이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은 친반이니 반반이니 하면서 새로운 계파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새정치연합은 새정치연합대로 반기문 총장이 자기 사람이라며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하고 있다. 하지만 반기문 총장 본인의 의사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이런 정치권의 모시기 경쟁 때문인지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도 반기문 총장은 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책보다는 인기에 영합하는 우리 정치권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권의 반기문 총장 모시기 경쟁과 함께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는 인물이 오스트리아 전 대통령 쿠르트 발트하임(Kurt Waldheim, ..
어설픈 쇼는 집어치워라 여우와 원숭이 무능력, 무기력. 요즘 새정치연합을 보고 있자면 떠오르는 단어라곤 기껏해야 이것밖에 없다.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나름의 역할과 업적을 쌓아왔지만 그런 과거가 현재를 정당화시켜줄 수는 없다. 혹자는 말한다. 새정치연합의 무능력과 무기력은 김대중이나 노무현 같은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라고. 하기야 과거 야당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새누리당을 보면 일사분란해는 보이기는 한다. 그렇다고 그런 권위주의적 정당이 달라진 시대의 롤모델이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카리스마적 지도자가 필요해던 시대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다. 또 내일이면 오늘과 다른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새정치연합의 무능력, 무기력은 시대를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 크다. 언제적 '민주 대 반..
한밤중 유령 소동, 이보다 더 웃플 수는 없다 외투/니콜라이 고골(Nikolai Gogol, 1809~1852, 러시아)/1842년 세상의 별의 별 유령은 다 들어봤지만 이런 유령 이야기는 또 처음 들어본다.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칼린킨 다리 근처에는 관리 옷차림의 유령이 밤마다 나타나서 지나가는 사람들의 외투를 강탈한다는 것이다. 참 특이한 취향의 유령이다. 어쨌든 이 유령은 고양이 가죽 외투건, 담비 가죽 외투건, 솜을 누빈 외투건 상관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저 어떤 외투건 보기만 하면 모조리 벗겨 간다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경찰이 유령을 잡았다는 것이다. 황당하기 그지 없지만 사실이다. 더 황당한 것은 잡은 유령을 놓치게 된 사연이다. 유령을 잡은 경찰은 기쁨에 젖어 코담배를 꺼내 잠시나마 여유를 즐기려고 했는데 담배 냄새가 너무 독해 오..
시대를 담아내지 못한 정치, 그래도 희망이 있는 이유 포도나무집 풍경/김영현/1988년 1987년은 승리의 역사이자 패배의 역사였다. 부정한 권력과 맞선 민중의 승리였지만 민중의 염원인 민주정부 수립에는 실패한 정치의 패배였다. 정치의 패배란 무엇을 의미할까? 6월 민중항쟁으로 수십 년간 이어져온 군사독재정권은 민중의 힘으로 막을 내렸다. 그야말로 역사상 처음으로 국민을 대변할 민주정부가 손에 잡히는 듯 했다. 아니 확신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민주정부는 고사하고 군사독재정권의 2인자였던 정치군인이 다시 대통령이 되었다. 양김(김대중, 김영삼)의 분열은 지나치게 고상한 표현이었다. 사실은 6월 민중항쟁의 의미를 정치적으로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던 양김의 탐욕이 원인이었다. 민주주의를 향한 열정은 어느덧 현실에 대한 무기력과 패배감으로 바뀌었다. 대통령..
책임이 없다는 청와대, 과연 그럴까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특징 하나는 좀처럼 사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도 그랬고, 유우성 간첩 증거 조작 사건도 그랬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다 국무총리나 장관이 대신 사과하거나 여론이 불리하다 싶으면 그 때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는 관행이 생긴 것이다. 그 과정에서 대통령은 해당 사고나 사건의 제3자 입장에서 정치권으로 모든 문제의 화살을 돌리기 일쑤다.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국가적 사고나 사건 때마다 머리 숙여 사과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이런 덕에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한 번 국민적 신뢰를 잃으면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할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마찬가지다. 총리만 사과했을 뿐 대통령은 '어린 학생들이 수학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