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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디오니소스가 두 번 태어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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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의 신 디오니소스(Dionysus). 출처>구글 검색

그리스 신화에서 디오니소스(Dionysus)는 포도주(술)와 기쁨의 신이다. 그는 그리스 판테온에서 가장 유명한 신들 중 한 명이며, 고대 그리스인들은 디오니소스를 기리기 위해 해마다 많은 축제들을 열기도 했다. 디오니소스는 헤라의 박해를 피해 많은 곳을 떠돌아 다녀야만 했다. 디오니소스는 이 방랑 중에 많은 숭배자들을 얻을 수 있었다. 디오니소스는 그가 도착하는 곳마다 포도주 제조 기술을 가르쳐줬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방랑자’를 어떻게 축하해야 하는지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 ‘방랑자’는 디오니소스가 그리스와 주변 지역을 떠돌아다니면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그는 방랑을 통해 지금의 ‘아시아’로 알려진 세상의 동쪽 끝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를 알게 되었다. 디오니소스가 방랑을 끝내고 올림포스 산으로 돌아왔을 때는 헤라도 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보통 디오니소스는 머리에 화관을 쓰고, 끝이 솔방울로 장식된 아이비 잎으로 둘러싸인 가벼운 지팡이 티르소스(Thyrsos)를 들고 있는 건강한 젊은이로 그려진다. 그는 한 무리의 사티로스(Satyrus, 염소 다리와 뿔을 가진 숲의 신)들과 마이나데스(Mainades, 디오니소스를 수행하는 여자들)를 거느리고 다닌다. 때때로 디오니소스는 긴 수염을 가진 성인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어머니가 둘인 두 번 태어난 디오니소스

디오니소스는 제우스와 세멜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인간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유일한 신이었다. 한편 그의 출생은 아주 특별했다. 남편 제우스가 세멜레와 바람을 피고 있다고 생각한 헤라는 세멜레의 하녀로 변신해 세멜레에게 접근했다. 실제로 세멜레는 제우스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헤라는 밤마다 만나는 남자가 진짜 제우스인지 어떻게 아냐며 세멜레를 부추겼다. 물론 이것은 헤라가 세멜레를 죽이기 위한 계략이었다. 번개의 신인 제우스를 볼 수 있는 인간은 없었다. 인간들은 제우스를 본 순간 바로 제우스의 번개에 타버리게 될 것이었다. 세멜레는 헤라의 말대로 어김없이 밤에 찾아온 제우스에게 얼굴을 보여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최고신 제우스도 어설프긴 인간과 매 한가지였다. 연인의 부탁에 제우스는 스틱스 강에 걸고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하고 만다. 제우스는 ‘앗차!’ 싶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스틱스 강을 걸고 한 맹세는 어느 누구도 거역해서는 안되기 때문이었다. 제우스는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야만 했고, 제우스의 얼굴은 본 순간 세멜레는 타 죽고 말았다. 제우스는 세멜레의 뱃속에 있는 태아를 자신의 허벅지에 넣고 꿰맸다. 제우스의 허벅지에서 열 달을 채우고 태어난 이가 바로 디오니소스였다. 제우스의 허벅지가 소위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것이다.

 

디오니소스는 태어나자 마자 헤르메스를 통해 인도의 니사산에 있는 님페들에게 맡겨져 양육되었다. 디오니소스는 그의 어린 시절을 이곳에서 보내면서 포도주 제조법을 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니사산에서의 생활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헤라에게 발각되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이 때부터 디오니소스의 방랑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디오니소스의 방랑

테베를 여행할 때 디오니소스는 펜테우스라는 대단히 오만한 남자를 만났다. 그는 디오니소스를 모독했고 테베의 모든 여자들이 디오니소스의 축제나 의식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 디오니소스는 분노했다. 디오니소스는 주문을 걸어 모든 여자들이 그의 축제와 의식에 참여하게 했다. 이 일로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를 체포해 감금했다. 펜테우스는 디오니소스를 이 축제의 많은 추종자들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디오니소스는 여자로 변신해 펜테우스를 유인했다. 광란의 축제를 벌이고 있던 여자들은 위대한 카드모스의 손자 펜테우스를 사악한 짐승으로 생각했고 그를 갈기갈기 찢어 죽였다.

 

또 다른 신화에서 디오니소스는 아테네의 새로운 왕을 축하하기 위해 아티카로 여행했다. 이카리우스는 그에게 포도주 만드는 기술을 가르쳐 준 디오니소스를 반갑게 맞았다. 이카리우스는 디오니소스의 친절을 백성들과 나누기 위해 지역을 돌아다니며 포도주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들은 그 효과를 알지 못한 채 포도주를 한꺼번에 마셨고 그들이 독살 당하고 있다고 생각해 이카리우스를 죽이고 말았다. 다음 날 술이 깬 사람들은 자신들이 죽인 이카리우스를 발견했고 그를 땅에 묻어 주었다. 그러나 이카리우스의 딸 에리고네는 그를 찾고 있었고 아버지가 죽은 사실을 알고는 너무 절망한 나머지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이 광경을 목격한 디오니소스는 분노했고 아테네에 가뭄을 내렸고, 여자들은 광분해 스스로 목을 매게 만들었다. 이 사건 이후 아테네인들은 이카리우스와 그의 딸 에리고네를 기리고 디오니소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해마다 의식을 연다고 한다.

 

티레니아 해의 해적 신화에서 디오니소스는 해적들에게 붙잡힌 적이 있었다. 해적들은 그를 낙소스까지 태워주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들은 어린 디오니소스를 팔기 위해 아시아로 배를 돌렸다. 그들은 디오니소스를 갑판에 묶었다. 그들이 갑판에 묶인 디오니소스를 추행하려 하자 갑자기 피리 소리가 들리면서 담쟁이 덩굴과 포도나무가 배를 멈추게 했다. 그 때 사자들이 나타나 선원들을 공격했고 놀란 선원들은 바다로 뛰어들었다. 물에 빠진 선원들은 곧바로 돌고래로 변했다. 디오니소스는 그들 중 한 명을 하늘로 올려 별자리로 만들어 주었다. 그들의 행동을 경고하기 위해서였다. 이 별자리가 바로 돌고래 자리라고 한다.

 

디오니소스에 관한 또 다른 신화

디오니소스가 마침내 낙소스에 도착했을 때 미노스 왕의 딸 아리아드네를 보게 되었다. 당시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버림을 받고 그 섬에 살고 있었다.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아리아드네는 테세우스의 꿈에 나타난 디오니소스의 명령으로 낙소스에 남겨지게 되었다. 이곳에서 디오니소스는 아리아드네와 결혼했다.

 

다른 신화에서 디오니소스는 어머니 세멜레를 찾아 저승에 간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디오니소스는 하데스와 흥정을 통해 세멜레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었다. 부활한 세멜레는 올림포스 산에 올라가 아들과 함께 살 수 있었다. 한편 올림포스에 디오니소스의 자리를 내 준 신은 화로의 신 헤스티아였다고 한다. 또 디오니소스는 헤파이스토스에 의해 마법의 의자에 묶인 헤라를 구해주기도 했다.

 

결국 술의 신 디오니소스는 술에 취해 열광하는 대중들의 모습을 상징하는 신이다. 술이 주는 양면성이 디오니소스 신화에 투영된 것이다. 디오니소스의 로마식 이름인 ‘바쿠스(Bacchus)’는 ‘울부짖는다’는 뜻의 셈족어에 기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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