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서 포에베(Phoebe. ‘빛나는’이라는 뜻)는 메세니아(펠로폰네소스 반도 서부에 존재했던 그리스 고대 왕국)의 공주였다. 포에베는 레우키포스와 이나코스의 딸 필로디케의 딸이었다. 일반적으로 포에베와 그녀의 여동생 힐라에라(Hilaera)를 묶어 레우키피데스 즉 ‘레우키포스의 딸들’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설명에서는 그들은 아폴론의 딸들이었다고 한다. 포에베는 폴룩스(카스토르의 쌍둥이 형제로 제우스와 레다의 아들)와 결혼해 므네실레오스 또는 므나시노스라는 아들을 낳았다. 포에베와 힐라에라는 아테나와 아르테미스의 여사제였으며 각각 아파레우스(페르세우스의 손자)의 아들인 이다스, 린케우스와 약혼한 사이였다.
신화에 따르면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포에베와 힐라에라 자매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들을 납치했다. 이다스와 린케우스가 예비 신부들을 구출하려 했지만 둘 다 살해당하고 말았다. 이 때 카스토르도 부상당했다고 한다. 이 장면은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년~1640년. 독일)와 윌덴스(Jan Wildens. 1586년~1653년. 벨기에)의 그림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1618년에 루벤스가 그린 ‘레우키포스 딸들의 납치’이라는 이 그림은 풍경 전문가 얀 윌덴스가 풍경을 그렸다고 한다.
이 그림은 메세니아의 왕 레우키포스의 딸인 포에베와 힐라에라를 필멸의 카스토르와 불멸의 폴룩스 형제가 납치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말 조련사 카스토르는 갑옷을 입고 있으며 운동 선수인 폴룩스는 벌거벗은 자유로운 상체를 드러내고 있다. 형제를 구분하는 또 하나는 말[馬] 인데 카스토르의 말은 잘 조련된 반면 폴룩스의 말은 앞다리를 들어 올리고 있다. 에로스(또는 쿠피도, 큐피드)의 검은 날개는 쌍둥이의 궁극적인 운명을 보여준다. 하지만 누가 포에베와 힐라에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신화에 따르면 포에베는 폴룩스에게서 므네레오스라는 아들을, 힐라에라는 카스토르에게서 아노곤이라는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즉 쌍둥이의 시선으로 포에베와 힐라에라를 추정해 본다면 그림 왼쪽이 힐라에라, 그림 오른쪽 아래가 포에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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