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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4.07.29 제우스도 거부할 수 없었던 필연의 여신, 아난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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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오래된 신들은 태초(원시)의 신들이었다. 이 추상적이고 원초적인 존재들은 우주의 기본 구성 요소들을 상징한다. 일부 태초의 신들은 물질적이었다. 가이아, 우라노스, 타르타로스, 오케아노스 등은 정해진 공간과 물질성을 가진 영역의 출현이었다. 그 밖의 태초의 신들은 이 신들보다는 덜 구체적이었다. 에레보스는 어둠의 화신이었고 아이테르는 공기였으며 크로노스는 시간에 대한 관념이었다. 일부 전통에서 이 모든 태초의 신들 중 가장 중요한 존재는 아난케(Ananke. 로마 신화의 네케시타스) 여신이었다. 아난케는 필연의 태초의 여신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필연, 힘 또는 피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아난케를 그리스 판테온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로 만들었다. 그녀는 운명과 자연법의 궁극적인 기원이었고 너무나 강력해서 최고신 제우스조차도 감히 그녀를 거스르지 못했다.

 

필연과 숙명의 여신 아난케. 출처>구글 검색

 

아난케는 고대 그리스에서 널리 숭배된 여신은 아니었다. 오직 여신의 이미지만 남아 있을 뿐 그녀에 대해 언급한 문헌은 거의 없다. 그녀는 오르페우스교 신비 컬트에서 가장 중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르페우스교는 주로 죽음과 사후 세계의 비밀을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고 종종 그리스의 주류 종교와는 매우 다른 신화를 가지고 있었다. 이 전통에서 아난케는 원초적인 신들 중 하나였다. 그녀는 창조 초기에 생겨난 스스로 창조된 존재였다. 아난케는 필연, 목적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여신이었다. 그녀는 운명에 대한 힘을 가진 최초의 신이었다. 아난케는 그리스 세계관의 중심이었지만 현대 영어로 번역하기란 쉽지 않다. 호메로스는 아난케를 어떤 상황에서 싸워야 하는 필연과 같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의 여신이라고 묘사했다. 그녀가 상징했던 필연은 목적이 아니라 전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난케는 때때로 불가피성의 여신으로 묘사되었다. 어떤 조치가 취해졌든 간에 누구도 어떤 것도 아난케를 피할 수 없었다. 이와 같이 그녀의 이름은 때때로 ‘힘’ 또는 ‘권력’으로 번역될 수 있다. 이것은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힘이 아니라 만물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었다. 그녀는 매우 강력해서 심지어 신들도 감히 그녀를 심문하거나 그녀의 의지에 대항하지 못했다. 아난케는 또 다른 원초적인 신들 중 하나인 크로노스의 협력자였다. 크로노스는 시간의 신이었고 아난케는 시간 진행의 불가피성을 상징했다. 일부 학자들은 아난케와 크로노스의 출현을 창조의 시작으로 인식한다. 그들 앞에는 목적, 구조, 질서가 없는 혼돈의 덩어리만이존재하고 있었다.

 

오르페우스교 신화에서 아난케와 크로노스는 우주를 창조했다. 그들은 혼돈에서 나온 첫 번째 존재였다. 그들은 우주 전체를 휘감은 뒤틀리고 구불구불한 형태로 서로를 감쌌다. 이 우주론에서 아난케와 크로노스는 우주의 중심에 있는 태초의 알을 부수기 위해 협력했다. 이 태초의 알에서 가이아, 오케아노스와 같은 다른 태초의 존재들이 나와 새로운 우주를 형성했다. 오르페우스교 신화에서 아난케는 안드라스테아의 어머니였다. 안드라스테아는 상과 벌을 나누어 주는 여신이었다. 그러나 더 유명한 이야기는 아난케와 크로노스가 모이라이 즉 운명의 부모였다는 것이다.

 

아난케는 모이라이의 배후에 있는 힘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플라톤과 아이스킬로스는 아난케를 운명과 연결시켜 그녀의 영향력이 신비주의 컬트의 외부에까지 알려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세 모이라이(클로토, 라케시스, 아트로포스) 여신은 그들의 어머니와 아버지의 특성이었다. 그들은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의 시간을 불가피하면서도 필요한 방식으로 설정했다. 많은 자료들이 제우스가 그들을 구속하는 자연법을 포함하여 법의 신으로서 운명을 지휘할 수 있다고 언급했지만 다른 자료들은 심지어 제우스가 그들에 대한 권한이나 권력이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직 아난케만이 그녀의 훨씬 더 넓은 권력의 일부였던 그녀의 딸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태초의 여신으로서 아난케는 그리스 신화에서 그리 큰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태초의 신들은 일반적으로 물리적인 존재가 아니라 원소적인 힘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파우사니아스에 의해 폭력의 여신 비아와 공유되는 것으로 묘사된 아난케의 신전에 대한 한 개의 글만이 남아 있지만 아난케는 그리스 세계관에서 여전히 중요한 존재였다. 직접적인 영향력은 거의 없었지만 그녀의 힘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확인되었다. 그리스 우주론은 자연법의 개념을 중심으로 발전했다. 자연법은 우주와 인간 사회를 질서정연하고 기능적으로 유지시키는 원칙이었다. 자연법의 개념은 계절의 적절한 순서부터 성 역할과 가족 구조에 관한 규칙까지 모든 것을 포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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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들은 인간 뿐만 아니라 신들에게도 적용되었다. 인간법은 수정되고 타락할 수 있지만 자연법은 바꿀 수 없었다. 자연법으로부터의 일탈은 재앙을 야기할 수 있다. 신들은 자연법을 유지하고 집행할 책임이 있었다. 복수의 여신들은 자연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처벌했고 계절의 여신 호라이들은 시간이 적절한 속도로 이동하도록 보장했으며 제우스는 인간 통치자들이 그들 자신의 법을 신들의 법과 일치하도록 영감을 주었다. 운명은 이 모든 것들을 지배했다. 모이라이는 각각의 삶이 자연법 안에 들어맞도록 인간과 신들 모두의 삶의 길을 설정했다. 아난케는 모이라이의 배후에 있는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아난케는 운명의 불가피성과 자연법의 불변성을 상징했다. 이러한 개념들 없이 우주는 존재할 수 없었다. 이것은 아난케를 그리스 우주론에서 가장 강력한 신으로 만들었다. 심지어 다른 원시적인 신들과 여신들도 그녀의 피할 수 없는 자연의 대상이었다. 신들의 왕으로서 제우스는 때때로 가이아조차도 거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우스도 아난케의 필연이나 숙명만은 피할 수 없었다. 그리스 주류 종교에서 아난케는 운명의 어머니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녀는 운명의 필연성과 세상을 움직이는 불변의 힘을 전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 불변의 힘은 모든 자연법의 기초이기도 했다. 아난케는 운명과 법의 궁극적 기원으로서 신들조차 그녀를 결코 거역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한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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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