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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아킬레우스 죽음의 한 원인이 되었던 보즈카다 섬의 왕, 테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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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테네스Tenes는 테네도스 섬(현재 터키의 보즈카다 섬) 이름의 기원이 되었다. 테네스는 아폴론 또는 콜로나이의 키크노스 왕과 라오메돈의 손녀딸 또는 손녀인 프로클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키크노스는 트라가소스의 딸 필로노메를 새 아내로 맞이했다. 어느 날 필로노메는 의붓아들 테네스가 자신을 성폭행하려 했다며 피리 연주자인 에우몰포스를 목격자로 데려왔다. 크크노스는 필로노메의 말만 믿고 테네스와 헤미티아 남매를 바다에 설치된 상자에 넣어 죽이려고 했다. 그러나 그 상자는 레우코프레 섬 해안에 닿았고 두 사람은 살아남을 수 있었다. 레우코프레 섬(나중에 테네스의 이름을 따 테네도스 섬으로 바뀜) 사람들은 테네스를 그들의 왕으로 추대했다. 훗날 자신이 이렇게 된 이유가 계모 필로노메의 계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테네스는 거짓으로 증언한 에우몰포스를 죽이고 필로노메를 생매장해 죽였다. 테네스는 화해를 시도한 필로노메 자식들의 제안도 거절했다. 사실 키크노스와 재혼한 필로노메는 의붓아들 테네스에게 첫눈에 반해 그를 유혹했지만 거절당하자 이런 계략을 꾸민 것이었다.

 

테네도스 섬은 현재 터키의 보즈카다 섬이다. 출처>구글 검색

 

테네도스는 트로이 앞바다에 있었는데 아킬레우스도 트로이 원정 때 테네도스에 들른 적이 있었다. 이 때 아킬레우스는 테네스의 여동생 헤미티아를 겁탈하려 했고 이에 분노한 테네스가 아킬레우스를 공격했지만 끝내 아킬레우스의 칼에 맞아 죽고 말았다. 하지만 이 사건은 아킬레우스 죽음의 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의 어머니 테티스는 아폴론의 아들을 죽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언젠가 아폴론의 보복을 당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아킬레우스는 파리스의 화살에 발뒤꿈치를 맞고 죽었는데 이는 궁술의 신 아폴론의 주문에 따른 것이었다. 이 전설은 테네스가 키크노스 왕이 아닌 아폴론의 아들이었다는 전제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보즈카다 섬에서 발견된 제우스와 헤라가 새겨져 있는 동전. 출처>구글 검색

 

텐네도스에는 테네스를 기리기 위해 테네스 신전이 세워졌는데 모든 사람들이 이 신전을 들어갈 수 있었지만 유일하게 피리 연주자만은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키크노스 왕에게 테네스가 계모 필로노메를 겁탈하려 했다는 거짓 정보를 준 에우몰포스의 직업이 바로 피리 연주자였기 때문이다. 또 신전 안에서 ‘아킬레우스’는 금기어였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무서운 외모를 가진 사람을 가리켜 ‘테네스 사람’이라고 하는데 이는 테네스가 테네도스 섬에서 처음으로 법을 제정할 때 도끼를 든 사람을 법관 뒤에 세워 유죄 판결이 나오는 죄인을 때리도록 했다는 기록에서 비롯되었다.

 

참고로 테네도스는 지금의 터키 보즈카다 섬으로 에게 해 북동부에 있는 섬이다. 이 섬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아이네이아스>에서도 언급되는데 특히 그리스 연합군이 트로이 목마로 전쟁을 끝낼 무렵 그리스 함대를 숨긴 장소가 바로 테네도스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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