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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슬라브

슬라브인들의 숙면을 방해하는 무서운 정령, 키키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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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령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꽤 신경 쓰는 경우가 있다. 전세계 신화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 중에 키키모라Kikimora라는 슬라브 판테온의 정령이 있다. 슬라브 문학에서 키키모라는 치치모라Sziszimora(또는 Szyszymora)로 알려져 있다. 키키모라는 ‘허수아비’를 뜻하는 핀란드어 ‘키케뫼르쾨kikkemörkö’에서 유래했다. 그 단어의 어원이 무엇이든 간에 키키모라는 형체가 없는 악몽 같은 존재 또는 밤에 사람들의 숙면을 방해하는 무서운 정령을 의미한다. 키키모라는 집에 정착하고 집을 떠나기 싫어하는 존재로 집 구성원들의 삶을 견딜 수 없게 만든다. 키키모라는 보통 가위눌림, 악몽, 밤에 음식에 일어나는 나쁜 일에 대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녀는 러시아에서 잘 알려져 있지만 몇몇 슬라브 국가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현재 키키모라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나라에 퍼져 있다. 그녀의 외모 또한 나쁜 징조와 관련이 있다.

 

키키모라. 출처>구글 검색

 

대부분의 전설에서 키키모라는 불운의 전령이지만 그녀의 긍정적 측면을 비춘 몇몇 이야기들도 존재한다. 그녀의 이름은 또한 그녀가 사용한 가락 소리와 관련이 있는데 이 소리는 암울한 상황이나 비극적인 상황을 예언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키키모라는 보통 죽은 태아나 사산아에서 자란다고 한다. 때때로 그녀는 출산 중에 죽은 여성의 몸에서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키키모라는 죽은 여자 또는 죽은 여자의 어머니나 할머니의 얼굴을 하게 될 것이다. 폴란드 시골에서 키키모라는 ‘모라Mora’로 알려져 있다. 같은 말이 크로아티아에서도 사용되고 있으며 ‘악몽’과 같은 뜻이다. 세르비아에서 키키모라는 ‘모라’ 또는 ‘노치닌크Noćnink’로 불리는데 ‘노치니크Noćnink’는 ‘요강’ 또는 ‘변기’라는 의미의 폴란드어 ‘노크니크Nocnik’와 비슷하게 들리지만 전혀 다른 뜻이다. 폴란드의 카슈비라는 지역에서도 키키모라는 ‘모라’로 알려져 있다.

 

키키모라. 출처>구글 검색

 

이 언어들의 대부분은 ‘마라Mara’라는 형태도 존재하는데 이것은 키키모라의 좀 더 매력적인 형태와 관련이 있다. 때때로 그녀는 매우 아름다운 젊은 여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녀는 꿈속에서 남자들을 찾아가 욕정을 불러 일으키는 고통을 주기도 하고 실제 여자와의 관계를 파탄내기도 한다. 그녀는 여자들의 꿈에도 나타난다. 여자들의 꿈에 나타난 키키모라는 여자의 남자가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고 있다는 의심을 심어준다. 심지어 노늘날에도 슬라브 국가의 사람들은 악몽 때문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 또는 불쾌한 꿈을 꾸었을 때 모든 게 키키모라의 음로라고 생각한다.

 

키키모라는 밤에 열쇠 구멍을 이용해 방 사이를 이동하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열쇠 또는 종이조각을 이용해 열쇠 구멍을 막는다고 한다. 키키모라의 눈을 보면 안 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키키모라가 밤에 있다고 생각하면 베개나 창문을 바라보라고 배운다. 만일 아이들이 키키모라의 말을 듣는다면 아이들은 문이나 서랍장, 옷장 등을 절대 봐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그곳에 키키모라가 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키키모라. 출처>구글 검색

 

폴란드 민속에는 도모비차라는 수호신도 등장하는데 키키모라는 때때로 도모비차의 나쁜 면과 좋은 면을 연결하는 것처럼 보인다. 도모비차는 가족 구성원 중 죽은 가족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이 경우 그녀는 살아있는 가족 구성원들을 돕는 정령으로 등장한다. 이를 볼 때 도모비차는 키키모라의 밝은 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설이나 신화 민속에서 정령들의 역할은 인간의 상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키모라와 도모비차 전설은 사람들이 겪은 영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사건들에 대한 해석은 여전히 인간의 마음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두 키키모라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한 키키모라는 숲의 정령으로 그녀의 남편은 도모보이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키키모라는 늪에서 왔으며 숲의 수호신 레시의 아내이다. 두 번째 키키모라는 그녀가 방문하는 집의 바닥에 발자국을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믿음에 따르면 집을 짓는 사람이 심술궂다면 키키모라를 새 집으로 초대할 수 있었다. 그런 초대가 있었다면 나중에 집에서 그녀를 쫓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키키모라 이야기는 많은 텍스트에 살아남았고 그녀는 많은 소설과 시 등 문학에 영감을 주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아나톨리 콘스탄티노비치 리아도프(Anatoly Konstantinovich Lyadov, 1855년~1914년)는 ‘키키모라’라는 연주곡을 만들었다. 리아도프는 키키모라를 산의 중심부에서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자란 것으로 묘사했다. 리아도프는 또 그녀가 고대 시대부터 존재해 왔고 수정 동굴에서 살았다고 썼다. 리아도프의 연주곡에서 키키모라는 좋거나 나쁠 수도 있지만 확실히 흥미로운 초자연적인 생물로 묘사되어 있다. 인간은 종종 공포를 좋아한다. 공포를 주제로 한 책이나 영화가 인기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고대에 사람들은 신화를 그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겁주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키키모라 이야기는 많은 다른 것들에 영감을 주었다. 러시아의 생물학자이자 작가인 키릴 에스코프(Kirill Eskov, 1956년~)는 그가 발견한 거미의 이름을 그녀의 이름으로 짓도록 영감을 주었다. 그것은 ‘키키모라 팔루스트리스Kikimora palustris’라고 불리는 거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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