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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영어 단어 '탄탈라이즈'의 어원이 된 시필로스의 왕, 탄탈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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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단어 중에 ‘탄탈라이즈tantalize’라는 말이 있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애타게 하다’, ‘감질나게 하다’라는 뜻으로 옥스퍼드 사전에는 ‘얻을 수 없는 것을 보여주거나 약속하는 것으로 괴롭히거나 장난치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이 말은 고대 그리스의 탄탈로스Tantalus 신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탄탈로스는 지금의 튀르키예(옛 터키) 아나톨리아 지방에 위치한 프리기아의 고대도시 시필로스의 통치자였다. 그는 니오베와 펠롭스의 아버지였으며 유명한 아트레우스 가문의 시조 중 한 명이었다. 트로이 전쟁 당시 그리스 연합군의 지도자였던 메넬라오스와 아가멤논 형제도 이 가문의 일원이었다.

 

탄탈로스는 물이 있어도 마시지 못하고 과일이 있어도 먹지 못하는 벌에 처해졌다. 출처>구글 검색

 

그리스 신화의 많은 다른 인물 또는 신들처럼 탄탈로스도 제우스(본처는 결혼의 여신 헤라)의 외도로 태어난 자식들 중 한 명이었다. 어머니는 시필로스 산의 님페 플루토였다. 탄탈로스에 관한 많은 신화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가 신들의 가장 친한 친구였으며 심지어 신들의 연회에 초대까지 되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신과 올림포스에 관한 탄탈로스의 이 특별한 관계는 그를 파멸의 길로 이끌었다. 필멸의 인간이었던 그가 하늘에서 알게 된 비밀들을 폭로한 이후 신들의 분노에 직면했기 때문이었다. 더 소름끼치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가 아들 펠롭스를 죽여 신들에게 음식으로 제공하고 이 사실을 신들이 알아채는지 확인하려 했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서정 시인 핀다로스(Pindar, BC 518년~BC 438년)는 탄탈로스가 신들의 음식과 음료인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훔쳐 인간 세상으로 가져오려 했기 때문에 신들의 심판을 받았다고 적었다. 세 가지 범죄를 포함한 한 신화에서 탄탈로스는 그의 백성들을 불사신으로 만들고 신들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신들의 연회에서 암브로시아와 넥타르를 훔쳐 가져오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그는 실패했고 아들 펠롭스를 올림포스 신들에게 제물로 바치기로 결정했다. 탄탈로스는 아들을 죽인 후 시신을 조각 내어 신들에게 음식으로 바치려고 했다. 곡물의 여신 데메테르를 제외한 모든 신들은 그들의 접시에 담긴 고기가 인간의 살이라는 것을 바로 알아차렸다. 당시 데메테르는 하데스에게 납치된 딸 페르세포네를 찾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데메테르는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펠롭스의 어깨 부위를 깨물고 말았다. 탄탈로스의 엽기적인 행동에 동요한 제우스는 운명의 세 여신(라케시스, 아트로포스, 클로토) 중 한 명인 클로토에게 왕의 아들 펠롭스를 다시 살리라고 호소했다. 펠롭스가 다시 살아난 후 데메테르가 씹었던 어깨는 상아 조각으로 꿰매어져 있었다.

 

그는 신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지만 신들이 그에게 내린 잔인한 처벌은 항상 똑같았다. 즉 탄탈로스는 목까지 차는 물 속에서 한 모금의 물도 마실 수 없었으며 저승에서는 달콤한 과일들이 그를 둘러싸고 있었지만 그는 결코 한 입도 먹을 수 없었다.

 

물과 음식이 손에 닿을 위치에 있었지만 탄탈로스는 영원한 목마름과 허기짐이라는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이후로 그는 그리스 신화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한 명이 되었다. 손이 닿을 듯 닿지 않는 곳에 대한 깊은 갈망의 고통은 영어 단어 ‘탄탈라이즈Tantalize’를 탄생시켰다. 심지어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상징적인 신화에 기초한 문구 하나를 만들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사치품이 풍부했지만 그것들을 온전히 감상하거나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을 가리켜 ‘탄탈로스의 벌’이라는 말을 사용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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