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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태국

최근까지도 출몰(?)했다는 태국 요괴, 크라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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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항Krahang은 태국 민속에 등장하는 남성 정령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악마나 요괴라고 할 수 있다. 크라항은 웃통을 벗은 채 태국 전통의 로인클로스(남자들이 아랫도리에 하나만 걸치는 천) 파카오마PhaKhaoMa를 입고 밤 하늘을 날아다닌다. 크라항은 태국의 시골 밤하늘을 날기 위해 날개 대신 쌀에서 쭉정이를 골라내는 키인 크라동Kradong을 양손에 들고 있다. 또 쌀가루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절굿공이 삭탐카오SakTamKhao를 타고 다닌다.

 

크라항. 사진>구글 검색

 

크라항은 밤에 나타나는 요괴의 일종으로 태국 민속의 여성 정령 크라수에Krasue와 같은 지역에 출몰한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이 두 요괴는 함께 언급되거나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태국 구전 전설에 따르면 크라항은 밤에 자기 길을 벗어나 배회하는 사람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악한 영혼이라고 한다. 크라수에처럼 크라항도 낮 동안에는 평범한 마을 사람들의 삶을 산다. 그러나 람캄행 대학교의 인류학자인 롱그로이 피오마누쿨 교수는 아유타야 시대의 ‘세 개의 인감법(1767년 시암 왕 라마 1세의 명령에 따라 편찬된 법률서)’의 연구를 통해 크라항이 귀신 목록에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결국 크라항이라는 이름은 1767년 이후에 등장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크라항은 한 때 마법사였지만 자신의 마법에 걸려 요괴가 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크라항과 크라수에가 부부라는 주장도 있다. 또 크라항은 오물이나 쓰레기, 인간 폐기물 등을 먹고 산다고 한다. 태국의 시골 마을들에서는 최근까지도 크라항을 보았다는 경험담이 보도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2012년 8월 태국 나콘랏차시마주 서부의 시키오군 라트부아카오 마을 사람들은 밤에 여성들이 크라항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범인은 마약중독자로 밝혀졌다. 2017년 7월에는 부리람주 참니시의 농플롱에 사는 18세 소녀가 밤에 집 안에 있는 화장실에 앉아 있다가 천장 틈새로 크라항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소녀는 크라항이 등에 날개를 달고 있는 덩치 큰 남자로 보였다고 말했다. 소녀는 당황해서 화장실을 뛰쳐나왔고 한다. 이 이야기가 퍼지자 동네 사람들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또 마을의 한 노인은 10년 동안 크라항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노인에 따르면 크라항은 번개처럼 빛나는 눈을 가지고 쌍을 이루어 날아다닌다고 한다. 노인의 아들이 휴대전화로 크라항을 촬영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마을의 원로는 소녀의 가족이 예전에 살았지만 지금은 버려진 근처의 빈 집을 탓했다. 2010년 그녀의 큰언니와 어머니가 이 집에서 죽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소녀는 밤에 이상한 불빛들이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을 보았다. 소녀는 이 불빛들이 크라수에와 크라항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2012년 초 그 불빛을 처음 보기 전까지 10년 이상 꿈속에서 그것과 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을 원로는 마법사를 고용해 이 집에서 10만 바트가 넘는 돈을 들여 퇴마 의식을 치렀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크라항은 1991년 태국 영화 ‘크항’과 ‘크라항’에도 등장한 인기있는 신이며 1987년, 2003년, 2017년에 만들어진 TV 시리즈와 광고에서도 재미있는 캐릭터로 각색되었다. 뿐만 아니라 태국의 각종 만화, 애니메이션 및 비디오 게임 등에서도 인기있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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