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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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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따끈따끈하게 녹여줄 소설 뭐 없을까요? 잠깐의 외출에도 칼바람이 겹겹이 두른 갑옷을 뚫고 살갗을 파고듭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더니 옛말인가 봅니다. 그래도 어릴 적엔 이 말이 맞아들어가는 게 신기했는데 인간의 욕심이 자연의 순리마저 왜곡시켜 버린 것 같아 씁쓸한 일요일 아침입니다. 대개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돌아올 월요일에 마음이 초초해지곤 하는데 저는 일요일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저녁에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1년이 넘게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낮에 일하고 밤에 자는 것이 신이 부여해준 인간의 순리라면 이 일을 접는 순간까지 일요일 아침이 불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판도라가 호기심을 참지 못해 열어젖힌 상자에서 여태 튀어나오지 못한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그 무엇이 있기에 스스로를 위..
유토피아를 향한 또 다른 열망, 디스토피아 소설들 우스꽝스러운 외모, 그러나 의리는 하나만은 끝내주었던 포비를 기억하는가! 30대 중반을 넘긴 한국 사람이라면 [미래소년 코난]에 추억이 아련하게 남아 있을 것이다. 코난, 라나, 라오 박사, 악당 레프카...각자 역할이 분명한 캐릭터들이 있었지만 나는 왠지 코난과 라나를 졸졸 따라다니던 포비에 대한 기억이 더 생생하다. 나이가 들고서야 알게 됐지만 [미래소년 코난]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다. 30여년 전에 미래사회를 그렸던 이 만화영화의 미래는 2008년이었다. 벌써 2년이나 지난 과거에 되어 버렸으니 세월의 무상함이 새삼 느껴진다. 새삼스럽게 [미래소년 코난]을 들먹이는 것은 이 만화영화의 배경이 다름아닌 디스토피아적 미래 지구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미래가 이미..
공정한 게임을 할 수 없는 우리에겐 경작할 뜰이 없다 절대군주정치(앙시앙레짐)을 무너뜨린 볼떼르의 대표적인 철학소설 깡디드·볼떼르 지음·1759년 펴냄 높으신 분(?)들의 특채 채용이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자격미달의 장관 딸이 외교부에 특채 채용되더니, 농협 별정직 채용 합격자의 50% 이상이 농협 지점장급 이상 자녀들이라고 한다. 게다가 국회의원들까지 자신의 자녀를 포함한 친인척들을 비서관으로 채용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잇따르고 있다. '돈없고 빽없으면' 출세하기 힘들다는 저잣거리의 말들이 헛소문만은 아니었나보다. 희망을 품고 시작해야 할 우리 청년들의 첫 사회진출이 부모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로 결정되는 세상이 진정한 '공정한 사회'의 모습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볼떼르의 [깡디드]는 이처럼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각성을 촉구한다. 볼떼르는 '지..
딩씨 마을엔 사람이 없었다 상부에서는 인간의 말초적인 욕망을 자극해 적극적인 매혈 운동을 전개한다. "아시겠습니까? 아무리 퍼내도 마르지 않는 물처럼, 피 역시 아무리 팔아도 없어지지 않아요. 피도 이 샘물과 같단 말입니다. 이게 과학이에요. 가난뱅이로 살지 부자로 살지는 여러분 스스로 결정할 일입니다. 소강으로 가는 황금빛 대로를 달릴 것인지, 아니면 알거지가 되는 외나무다리를 달릴 것인지 여러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것이지요. 여러분의 딩씨 마을은 현 전체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입니다. 정말 형편없이 가난하지요. 부자가 될지 계속 가난뱅이로 남을지 집에 돌아가 잘들 생각해 보세요."- [딩씨 마을의 꿈] 중에서- 매혈 운동에 동참한 주민들의 피를 판 이유는 단순하다. "샴푸를 한 병 꼭 사고 싶었어요. 우리 마을에 어떤 여자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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