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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동료애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모양이다. 법원의 공개 불가 판결에도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가입 교사들의 명단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해 법원으로부터 하루 3000만원의 간접 강제 이행금을 추징당할 처지가 되자 한나라당 동료 의원들이 명단 공개 동참도 모자라 자선 콘서트까지 열 계획이라고 한다.
게다가 정두언 의원은 전교조 교사가 많을수록 수능성적이 낮다며 확인되지 않은 근거도 없는 주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나섰다. 무서운 세상이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싹부터 자르고 보는 이들이 민주주의를 외치고 자유를 얘기하는 섬뜩한 세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북한과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 그래도 이들은 북한 얘기만 나오면 치를 떤다. 거울에 비친 북한과 닮아가는 자신들의 모습은 애써 지우면서 말이다.
▲전교조 가입 회원 명단 공개에 동참한 한나라당 정두언, 진수희, 차명진, 구상찬, 김용태, 김효재, 정태근 의원 출처: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375317&cmpt_cd=A0286 |
이명박 정부 들어 귀가 아릴 정도로 많이 들은 얘기가 있다. 바로 '법치'다. '악법도 법'이라는 소크라테스를 상기할 필요도 없이 법은 민주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다. 다만 복잡하기 그지없는 법을 어떻게 운용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현정부 들어 '법치'라는 미명 하에 지난 수십년간 피와 땀으로 일궈낸 민주주의 성과물들이 과거로 회귀하는 현장을 수없이 보고 있는 탓에 더욱 그렇다.
법원이 교원단체 가입 교사들의 명단 공개를 하지 말라는 법적 근거는 '교육관련 기관의 정보 공개에 관한 특례법'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법안을 발의한 자들이 현재 전교조 가입 교사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이라는 것이다. 스스로 법을 만들고 스스로 어기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에게는 그렇게 '법치'를 강조하는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법을 어기고 있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는 꿀먹은 벙어리다.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어느 살인마의 절규가 가벼이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법이 권력자의 자의적으로 해석되고 운용된다면 이보다 못한 민주주의는 없다.
'그러자 한 법률가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법은 어떤지요, 스승이시여.
이에 그가 대답했다.
그대들은 법 규정하기를 좋아한다.
그것을 부수기는 더욱 좋아하면서,
마치 바닷가에서 열심히 모래탑을 쌓고는 그것을 웃으며 부수고 노는 어린이들처럼,
그러나 그대들이 모래탑을 쌓고 있는 동안 바다는 더 많은 모래를 해안으로 가져오고, 그대들이 그것을 부술 때면 바다는 그대들과 같이 웃음 짓도다.
진실로 바다는 언제나 순진무구한 자와 더불어 웃음짓도다.
-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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