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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따따부따

군면제자들의 황당한 군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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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한때 동사무소에 도시락을 싸들고 출퇴근하는 군인들이 있었다. 소위 '방위'라 불렸던 단기사병이 그들이었다. 또 남자들의 술자리에 단골메뉴였던 군대 얘기에서도 '방위'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단연 최고봉이라 할 수 있을만큼 얘기거리가 다양했다. 

가령, 남북한간에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군이 가장 무서워하는 사람이 방위란다. 그들은 군인임에도 사복을 입고 다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구분이 어렵고 출근할 때 필수품인 도시락은 밥과 반찬이 들어있는 평범한 도시락이 아니라 '도시락 폭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 더, 방위의 영문 약칭은 거창하게도 KGB로 통했다. 옛 소련의 비밀경찰조직인 KGB(
Korea Gookto Bangwi) 말이다.



이래저래 남자들 술자리에서의 군대 얘기는 여자 셋이 모이면 장독대가 깨진다던 수다를 능가했다. 그리고 이 수다를 이끌어가는 사람 또한 방위 출신이었다. 방위 출신들은 육해공의 모든 군사 지식에 대해 모르는 게 없었고(?) 대한민국 군의 특급 비밀까지도 이들의 정보망을 피해가지 못했다.(?)

안보엔 무능하지만
안보로 먹고산다.

방위가 사라진 요즘 새롭게 군대 이야기를 주도하고 있는 예능신동이 탄생했다. 군면제자다. 대부분의 군면제자들이 정당한 사유로 입영을 포기했지만 요즘 뜨고 있는 군면제자들은 '신의 아들'이라 불리는 대한민국 상위 1%다. 권력의 핵심과 주변부를 아우르면서 구린내를 풀풀 풍기고 다니는 사람들....

이들이 내세우는 캐치프레이즈는 안보다. 안보의 최전선 군대를 피해갔지만 아무튼 이들에게 안보는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고 한다(말로는). 이들은 안보를 명분으로 안보를 정치도구화한다.  소위 어디에서 불어오는 바람 말이다.

얼마 전 이들은 수십 명의 젊은 영혼들을 바다속 깊은 하데스(그리스 신화에서 사람들이 죽으면 간다는 지하세계)로 보내는 안보무능을 드러냈지만 이들이 보여준 태도는 적반하장이다. 늘 그러했듯이 또 북풍에 기대어 자신들의 무능은 꼭꼭 가리려 했다. 그래서 한 방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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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 군인과 꼴찌 군인을 만들겠단다.

이들은 군대 이야기의 주도권을 영원히 놓치지 않을 모양이다. 이들은 군대를 치열한 싸움터로 만들고자 한다. 군대니까 적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동료 전우와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내년부터 장병들의 군생활을 평가해서 점수를 매긴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 평가점수를 취직시험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단다.  '탁월', '우수', 보통'으로 점수 매겨서 말이다.

아무리 군대 생활의 행복이  '얼마나 줄을 잘 서느냐에 따라 결정된다'지만 이들은 아무데서나 경쟁을 붙여 줄세우기를 즐긴다. 이들은 더불어 사는 것보다 구성원 한 명 한 명에게 순위를 매겨 순위가 떨어지는 구성원들이 창피해 하는 것을 즐긴다.

이들은 군대가 아닌 일반 사회에서도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별적 복지를 얘기한다. 내가 지질이도 가난하면 나한테만 밥도 먹여주고 옷도 입혀준단다. 그것도 광장 한가운데서....쪽팔려도 베풀어주는 성은을 고맙게 받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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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편가르기
그만합시다

그런데 번지수가 틀린 것 같다. 군대는 보다 높은 수준의 통일성을 요구한다. 군인들 각자의 개성을 살리는 것과 하나된 통일성은 별개의 문제다. 왜? 군대란 하나의 존재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보다 전우들간 끈끈한 동료애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장병들 각자 개성과 자기발전은 동료애를 바탕으로 형성되어야만 한다. 군복무를 마치고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군생활 수칙이다. 이들이 추진하고 있는 장병들간 서열화는 전우애는 물론 장병들 개인의 발전마저도 산산이 파괴하고 말 것이다.

또 여성들에게는 뭐라 말할 것인가! 남성과 여성간 반목의 불씨를 하나 더 추가하겠다는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도 군면제자다. 뿐만 아니라 안보를 생명처럼 여긴다는 보수정권에서 정부각료들마저도 정상적으로 군복무를 마친 이들을 찾기가 어렵다.

꼭 군대를 갔다와야만 안보를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꼭 군대를 가야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격을 부여받는 것도 아니다. 다만 상위 1%의 군면제 비율이 보통 사람들 군면제 비율보다 지나치게 높다면 이를 정상적으로 바라볼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어찌됐건 지나간 과거는 묻는다손치더라도 최근과 같은 안보무능과 말도 안되는 군관련 정책들을 쏟아내니까 '군면제자 정부'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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