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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

최초의 성전환자(?) 일라에 관한 기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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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라(Ila)는 남성과 여성 모두의 삶을 살았던 것으로 유명한 힌두 신이다. 남성으로서의 일라는 수디움나(Sudyumna)로 알려져 있고 여성으로서의 일라는 일라(Ilā)라고 부른다. 일라는 아일라스(Aillas, ‘일라의 후손들’이라는 뜻)로 알려진 인도 찬드라 왕조(또는 소마 왕조)의 주요 조상으로 알려져 있다. 일라에 관한 다양한 신화가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일라는 인류의 조상으로 알려진 바이바스바타 마누의 딸이나 아들로 수리야 왕조(또는 라구 왕조) 창시자인 익슈바쿠의 형제로 묘사된다. 일라가 여성으로 태어난 판본에서 그녀는 출생 직후 신성에 의해 남성으로 변한다. 성인이 되어 실수로 신성한 숲에 들어간 일라는 매달 성별이 바뀌거나 여성이 되는 저주를 받는다. 여성으로서 일라는 달의 신 찬드라(또는 소마)의 아들인 부다와 결혼하여 푸루라바스라 불리는 달 왕조(찬드라 왕조)의 아버지를 낳았다. 푸루바라스가 태어난 후 일라는 남성으로 변해 세 아들의 아버지가 되었다.

 

여성으로서의 일라와 배우자 부다. 출처>구글 검색

 

<베다>(고대 인도의 종교 지식과 제례규정을 담고 있는 문헌)는 일라를 언어의 여신 이다로 찬미하고 있으며 푸루라바스의 어머니로 묘사하고 있다. 일라의 성전환 또는 변신 이야기는 <푸라나>, <라마야나>, <마하바라타> 등에 전해지고 있다. <링가 푸라나>와 <마하바라타>에 따르면 일라는 인류의 조상인 바이바스바타 마누와 슈라다의 맏딸로 태어났다. 그러나 부모는 아들을 원했고 일라의 성별을 바꿔줄 미트라와 바루나를 달래기 위해 기도와 함께 금욕을 수행했다. 소년 일라의 이름은 수디움마였다. <바가바타 푸라나>, <데비-바가바타 푸라나>, <쿠르마 푸라나>, <하리밤사>, <마르칸데야 푸라나>, <파드마 푸라나> 등이 설명한 일라의 성전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일라의 부모는 오랫동안 자식이 없어 현자 아가스티아를 찾았다. 현자는 부부가 아들을 가질 수 있도록 미트라와 바루나에게 바치는 야지나(불 희생제의)를 수행했다. 잘못된 의식과 적절한 희생제물을 바치지 못한 탓에 미트라와 바루나는 부부에게 아들 대신 딸을 보냈다. 한 신화에서 부부는 신들에게 간청했고 신들은 일라의 성을 바꾸어 주었다. 다른 신화에서는 잘못된 찬송이 수정되고 아들이 일라로 불려진 후에 성이 바뀌었다. 또 다른 신화에 따르면 슈라다는 딸을 원했고 현자 바시스타는 희생제의를 치르면서 그녀의 소원에 귀를 기울였으며 이에 따라 딸이 태어났다. 하지만 마누는 아들을 원했고 바시스타는 비슈누에게 딸의 성별을 바꿔 달라고 호소했다. 일라는 다시 남성인 수디움나가 되었다. 많은 기록들은 일라를 마누의 장남 또는 막내로 묘사하고 있다. 마누의 자식인 일라에게는 아홉 명의 형제가 있었는데 이 중 가장 유명한 이가 바로 태양 왕조(수리야 왕조)의 창시자인 익슈바쿠였다. 마누의 아들로서 일라는 태양 신 수리야의 손자이다. 하지만 <바유 푸라나>나 <브라흐만다 푸라나>처럼 일라가 여성으로 내어나 여성으로 살았다고 묘사된 문헌도 존재한다.

 

<라마야나>에서 일라는 창조신 브라흐마의 그림자에서 태어난 카르다마(창조의 조상 중 한 명인 프라자파티로도 알려졌다)의 아들로 태어났다. <라마야나>, <링가 푸라나>, <마하바라타>에서 일라는 성장해 발리카의 왕이 되었다. 숲에서 사냥을 하던 중 일라는 실수로 시바 신의 배우자인 프라바티 여신의 신성한 숲인 사라바나(‘갈대 숲’이라는 뜻)에 무단 침입했다. 사라바나에 들어가면 나무와 동물을 포함해 시바를 제외한 모든 남성이 여성으로 변했다. 한 전설에 따르면 여성 약시니가 왕으로부터 남편을 구하기 위해 사슴으로 변장하고 의도적으로 일라를 숲으로 데려갔다고 한다. <링가 푸라나>와 <마하바라타>는 일라의 성전환이 찬드라 왕조를 시작하기 위한 시바의 고의적인 행위였음을 강조한다. <바가바타 푸라나>를 포함한 몇몇 문헌은 일라 뿐만 아니라 일라의 말, 일라의 수행원 등 숲에 들어간 모두의 성별이 바뀌었다고 한다.

 

<라마야나>에 따르면 일라가 시바에게 도움을 구했을 때 시바는 경멸하듯 웃었지만 자비로운 프라바티는 저주를 풀고 일라가 매달 성별을 바꾸도록 허용했다. 그러나 남성으로서 일라는 여성으로 살았던 삶을 기억하지 못했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일라가 그녀의 시녀들과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숲을 돌아다니는 동안 달의 신 찬드라의 아들 부다가 그녀를 알아봤다. 그는 금욕을 실천하고 있었지만 일라의 아름다움에 첫 눈에 반하고 말았다. 부다는 일라의 수행자들을 킴푸루사스(Kimpurushas, 자웅동체)로 바꾸고 도망가라고 명령하면서 일라처럼 짝을 찾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일라는 부다와 결혼해 한 달 내내 그와 보내며 결혼 생활을 즐겼다. 그러나 일라는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수디움나가 되어 있었고 지난 일에 대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부다는 일라에게 그의 수행원들이 돌비에 맞아 죽었다고 말하고 일라에게 1년 동안 함께 머물도록 설득했다. 한 달을 여자로서 보낸 일라는 그 다음 달은 부다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남자로서 일라는 부다의 지도하에 경건한 길로 전환하고 금욕생활을 수행했다. 그런 생활이 시작되고 아홉 번째 달에 일라는 훗날 달 왕조의 첫 번째 왕이 될 푸루라바스를 낳았다. 그런 다음 부다와 일라의 아버지 카르다마의 조언에 따라 일라는 시바를 기쁘게 했고 시바는 일라의 남성성을 영구적으로 복원해 주었다.

 

<비슈누 푸라나>의 또 다른 전설에 따르면 비슈누가 일라의 남성성을 수디움나로 복원했다고 한다. <바가바타 푸라나> 등의 텍스트에 따르면 푸루라바스가 태어난 후 일라의 아홉 형제들은 말을 제물로 바쳐 시바를 달래 격월로 남성성을 회복했고 자웅동체 킴푸루샤로 변신했다. <링가 푸라나>와 <마하바라타>는 푸루라바스의 출생을 기록하지만 일라의 성전환의 끝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는다. 사실 <마하바라타>는 일라를 푸루라바스의 아버지이자 어머니라고 묘사하고 있다. <바유 푸라나>와 <브라만다 푸라나>에서 발견된 또 다른 기록에 따르면 일라는 여성으로 태어나 부다와 결혼 후 수디움나라는 남성으로 변했다. 수디움나는 프라바티의 저주를 받아 다시 여성으로 변했지만 시바의 은총을 입어 다시 남자가 되었다.

 

거의 모든 판본의 이야기에서 일라는 남자로 살고 싶어 하지만 <스칸다 푸라나>에서 일라는 여자가 되고 싶어 한다. 왕 일라는 사야 산에 있는 프라바티의 숲에 들어가 여성 일라가 되었다. 일라는 여성으로 남아 프라바티와 강가 여신을 섬기기를 원했다. 그러나 여신들은 일라를 설득했다. 일라는 신성한 연못에서 목욕을 한 후 수염이 나고 목소리가 굵은 일라가 되었다.

 

일라의 후손들은 푸루라바스를 거쳐 아일라스로 이어졌거나 달의 신 찬드라의 아들 부다로 인해 달의 왕조로 이어졌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일라를 아일라스의 아버지이자 어머니로 부른다. 수디움나의 저주가 끝나지 않은 <링가 푸라나>와 <마하바라타>는 남성으로서 수디움나는 우트칼라, 가야, 비나타슈바(또는 하리타슈바와 비나타)로 알려진 세 아들을 낳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수디움나는 성이 바뀌기 때문에 스스로 왕국을 통치할 수 없었다. 그래서 수디움나를 대신해 세 아들이 왕국을 통치했다. 아들들과 그들의 공국을 사우디움나스라고 부른다. 우트칼라, 가야, 비나타슈바는 각각 우트칼라, 가야, 북부 쿠루스를 포함한 동부 지역을 통치했다. 가족 사제인 바시스타의 도움으로 수디움나는 왕국 전체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았고 푸루라바스가 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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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야 푸라나>에서 일라는 여성 또는 자웅동체 킴푸루샤가 된 후 상속권이 박탈되었다. 일라의 아버지는 일라-수디움나가 남성으로서 낳은 세 아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재산을 푸루라바스에게 직접 상속했다. 푸루라바스는 일라가 그와 함께 머물렀던 프라티슈타나푸라(오늘날의 알라하바드)부터 통치했다. <라마야나>는 남성으로 돌아온 일라가 프라티슈타나를 통치했고 그의 아들 샤샤빈두가 발리카를 통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데비-바가바타 푸라나>는 남성으로서 수디움나가 왕국을 통치했고 여자로서 일라는 가정에 머물렀다고 적고 있다. 그의 부하들은 그가 수시로 성이 바뀌는 것에 불안을 느꼈고 예전처럼 그에 대한 존경심이 유지되지 못했다. 푸루라바스가 성인이 되었을 때 수디움나는 그의 왕국을 푸루라바스에게 맡기고 참회를 위해 숲으로 들어갔다. 현자 나라다는 수디움나에게 최고 여신을 기쁘게 해 줄 9음절 만트라를 말했다. 그의 고행에 만족한 여신은 여성의 모습을 한 일라인 수디움나 앞에 나타났다. 수디움나는 왕의 영혼과 자신을 합친 여신을 찬양했고 일라는 구원을 얻었다.

 

<바가바타 푸라나>, <데비-바가바타 푸라나>, <링가 푸라나> 등은 일라가 남성과 여성의 해부학적 구조를 모두 갖고 하늘로 올라갔다고 선언했다. 일라는 푸루라바스를 통해 달 왕조, 그의 형제 이크사바쿠와 아들들인 우트칼라, 가야, 비나타슈바 등을 통해 태양 왕조의 조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태양의 후예인 일라와 달의 아들 부다의 결혼은 경전에 기록된 최초의 태양 종족과 달 종족의 결합이다.

 

<베다> 문헌에서 일라는 이다Ida로도 알려져 있다. <리그베다>에서 이다는 음식과 가벼운 식사를 상징하며 말[言]의 여신으로 의인화되었다. 일라-이다는 또 지혜의 여신 사라스바티와도 연관되어 있다. 일라-이다는 <리그베다>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어 있는데 주로 아프리수크타스로 알려진 찬양에서 언급된다. 그녀는 종종 사라스바티 및 바라티와 함께 언급되며 푸루라바스는 그녀의 아들로 묘사된다. 그녀는 희생제의 의식을 수행하는 마누의 스승이다. <베다>의 주석서인 <사야나>에 따르면 이다는 대지를 다스린다. <리그베다>는 ‘일라의 땅’이 사라스바티 강둑 근처에 위치해다고 언급한다. 또 불의 신 아그니를 일라의 아들로 묘사하기도 한다.

 

제의에 필요한 축문을 모은 <야주르베다>의 주석서인 <샤타파타 브라흐마나>에서 마누는 아이를 갖기 위해 불 희생제의를 수행했다. 이 희생제의를 통해 이다가 출현했다. 그녀는 마누와 함께 살았으며 둘은 마누 종족의 시초가 되었다. 이 문헌에서 이다는 희생제의 음식의 여신이다. 그녀는 마누의 딸 마나비와 기(Ghee, 버터의 일종)로 묘사되며 희생제의 동안 이다로 알려진 암소로 표현된다. 이 문헌에서도 푸루라바스는 일라의 아들로 언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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