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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

인도 신부들이 결혼식 때 안나푸르나 인형(?)을 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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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힌두) 신화에서 안나푸르나Annapurna는 파르바티 여신의 아바타로 음식과 영양의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힌두교에서는 숭배와 음식 공물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음식의 여신 안나푸르나는 매우 인기있는 신이었다. 그녀는 시바의 아내 파르바티의 현현이며 18세기 벵골어 및 산스트리트어 궁정시인 바라트찬드라 레이(Bharatchandra Ray, 1712~1760, 인도)는 그의 벵골어 서사시 <안나다 망갈>에서 안나푸르나를 찬양하기도 했다. 힌두교 최고 성지인 바라나시에 있는 안나푸르나 데비 만디르를 비롯해 그녀에게 봉헌된 몇몇 사원들이 있다. 힌두교 봄축제인 악샤야 트리티야는 안나푸르나 여신이 태어난 날로 이 날은 금 장신구를 구입하기에 매우 길한 날로 여겨진다. 안나푸르나는 시바와 파르바티 사이의 논쟁과 생명 유지와 영양을 위한 음식의 중요성을 세상에 보여주고자 하는 파르바티의 탐구의 결과로 태어났다. 이는 오늘날 많은 힌두교도들이 음식 낭비를 거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나푸르나 1봉 . 사진>구글 검색

 

신화에 따르면 어느 날 파르바티(자비의 여신)와 그녀의 남편 시바(파괴의 신)는 주사위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놀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흥미로워졌고 둘은 내기를 하기로 했다. 파르바티는 그녀의 보석들을 걸었고 시바는 그의 삼지창을 내밀었다. 주사위 놀이가 끝날 무렵 시바는 그의 삼지창을 파르바티에게 빼앗겼다. 시바는 삼지창을 되찾기 위해 이번에는 그의 뱀을 걸었다. 하지만 시바는 계속 패배했고 결국 탁발 그릇(또는 바리때)까지 빼앗겼다. 당황한 시바는 데오다르 숲(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삼나무 숲)으로 가서 비슈누(유지의 신)의 조언을 구했다. 비슈누는 힌두 신화에서 시바, 브라흐마(창조의 신)와 함께 최고의 삼신으로 숭배되었다.

 

비슈누는 시바에게 다시 주사위 놀이를 시도해 보라고 격려했고 매번 승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 조언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시바는 아내 파르바티와 다시 놀이를 시작했다. 비슈누의 말대로 이번에는 놀이를 거듭할 때마다 시바의 승리로 끝났다. 매번 지자 파르바티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파르바티는 남편을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둘은 격론에 빠졌고 이 부부싸움은 비슈누가 나타날 때까지 계속되었다. 비슈누는 놀이에 사용된 주사위를 빼앗고는 놀이 전체가 환상이라고 말했다. 시바 역시 비슈누의 말에 동의를 표하며 더 나아가 인간들이 먹는 음식을 포함해 모든 물질적인 것들이 환상이라고 덧붙였다.

 

시바와 안나푸르나. 사진>구글 검색

 

시바의 말은 파르바티를 극도로 분노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남편의 말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녀는 시바에게 음식을 환상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녀 또한 환상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파르바티는 그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보여주기 위해 집을 나갔다. 그녀의 실종을 통해 파르바티의 영역인 자양분 없는 세상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그녀가 사라진 후 세상에는 계절이 사라졌고 땅은 척박해졌으며 농작물을 생산할 수가 없었다. 그 결과 세상은 극심은 기근과 기아로 혼탁해졌다. 신들과 인간들은 물론 악마들까지도 먹거리를 위해 기도했다. 파르바티는 그들의 기도에 감동했고 자비의 여신으로서 그들이 배고픔에 허덕이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나타나 음식을 나누기 시작했다. 비로소 시바도 파르바티와 음식이 환상이라는 자신의 발인이 틀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음식이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이 사건 이후로 파르바티는 음식의 여신 안나푸르나로 불리게 되었다.

 

‘안나푸르나Annapurna’라는 이름은 ‘음식’을 의미하는 ‘안나Anna’와 ‘완전히 채우다’라는 뜻의 ‘푸르나purna’가 합쳐진 말이다. 안나푸르나는 기본적으로 파르바티 여신의 아바타 중 하나로 여겨진다. 안나푸르나는 또한 영혼에 영양을 공급하고 육체에 에너지를 공급해 더 많은 지식을 얻게 한다는 믿음 때문에 인도 북부의 우타르 프라데시에서는 카시(식물의 일종)의 여신으로 알려져 있다.

 

안나푸르나 사원. 사진>구글 검색

 

안나푸르나는 세 개의 눈, 까치까칠한 젖가슴, 네 개의 손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으로 그려진다. 여신은 보통 보석으로 덮여 있고 한 손에는 황금 국자를 다른 한 손에는 보석으로 장식된 접시를 들고 있다. 국자와 접시는 안나푸르나 여신을 숭배하면 음식이나 다른 형태의 식량이 고갈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상징한다. 여신에 대한 다른 묘사들은 시바가 그의 구걸하는 그릇을 손에 들고 그녀 옆에 서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인도의 많은 가정들은 부엌이나 식당 등 음식과 관련된 곳에 안나푸르나 인형을 배치한다. 많은 인도 식당들에서도 그녀의 우상을 볼 수 있다. 그녀는 매우 자비로운 여신으로 여겨진다. 안나푸르나는 숭배자들이 모두 먹을 때까지 자신은 먹지 않는다고 한다.

 

많은 힌두교 신자들은 음식을 신성한 것으로 인식하고 먹기 전에 감사의 기도를 한다. 그들은 음식의 중요성과 유용성을 인정하는 추종자라면 누구나 ‘브라흐만Brahman’으로 알려진 깨달음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힌두교도들은 또한 가난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기부하는 행위인 안나다나Annadana를 믿는다. 안나푸르나 추종자들은 ‘안나푸르나 사하스라나마’에 등재된 천 명의 신의 이름과 ‘사하스라나마 스토트람’에 올라있는 108명의 신들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그녀를 숭배한다. 충분한 영양과 지식을 기원하는 전 세계 많은 힌두교도들은 8세기 인도의 철학자 산카라차랴(Adi Shankaracharya, ?~750)가 만든 노래인 ‘스리 안나푸르나 아슈타캄’을 부른다. 그들은 또한 ‘안나푸르나 브라트 카타’ 이야기를 읽는다. 결혼식 동안 신부들은 금속으로 만든 안나푸르나 여신 우상을 받는다. 신부들은 또한 결혼식 전에 쌀과 다른 곡물들을 이 여신에게 바친다.

 

바라나시에 있는 안나푸르나 사원은 여신에게 봉헌된 가장 유명한 사원으로 안나푸르나 데비 만디르로 불린다. 사람들은 이 사원을 안나푸르나가 음식을 나누기 위해 만들었다고 말한다. 이 사원은 18세기 마라타 제국의 페슈와(‘왕’이라는 뜻) 바지 라오가 만들었다. 이 사원은 두 개의 안나푸르나 우상의 집이었는데 하나는 금으로 만든 것이고 또 하나는 놋쇠로 만든 우상이었다. 놋쇠 우상은 일상적으로 사용된느 반면 황금 우상은 특별한 행사 때 사용된다. 그 밖에도 많은 안나푸르나 사원들이 인도 전역에서 발견된다. 이웃 네팔에도 안나푸르나 신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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