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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이집트

이집트 판테온 최초의 여덟 신, 오그도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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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신들은 가장 잘 알려진 판테온 중 하나이다. 이시스, 오시리스, 호루스, 아누비스, 라와 같은 이름들은 그리스▪로마의 판테온과 경쟁할 정도로 현대 독자들에게 친숙하다. 그러나 이집트 판테온에는 현대 연구자들에게 미스터리한 신이 하나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의도된 것이다. ‘숨겨진 자’라는 뜻의 아문은 궁극적으로 아문-라로서 신들을 통치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아문이 정복자 힉소스 파라오를 몰아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도시 테베의 수호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문은 사실 늙은 신이었고 이집트 판테온을 이끌기 위한 그의 부활은 그가 최고신으로 등극한 두 번째라는 것을 의미했다. 기원전 2400년경 이집트 고왕국(BC 2686년~BC 2181년) 초기에 아문은 헤르모폴리스(현재의 엘 아쉬무네인으로 고대 이집트어로는 케메누, 크문)에서 오그도아드의 일부로서 통치했다.

 

 

오그도아드(Ogdoad)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헤르메스의 도시’라는 뜻으로 부르던 헤르모폴리스와 관련이 있다. 헤르모폴리스라는 이름은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집트 판테온의 달의 신 토트를 헤르메스와 동일시해서 지은 이름인데 이곳은 토트의 숭배 중심지였다. 토트는 페니키아의 신 에쉬문(치유의 신)과도 같은 방식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토트는 고대 이집트인들이 믿었던 여덟 명의 태초의 신 체계인 오그도아드의 일부는 아니었다. 그리스인들이 헤르모폴리스라고 부르기 훨씬 전에 이 도시의 이집트 이름은 ‘여덟 개의 마을’이라는 뜻의 케메누였다. 오그도아드는 네 명의 남신과 그들의 배우자인 네 명의 여신들로 구성되었다. 숫자 4는 이고대 이집트 신앙에서 완전성이나 완벽성을 의미했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 네 쌍의 신들이 우주의 네 가지 창조적인 힘을 상징한다고 믿었다. 후대의 이집트 신들과 달리 이 여덟 신들은 자연의 원시적인 힘이자 판테온 최초의 가장 오래된 신들이었다.

 

눈(Nun)은 창조의 초기 과정을 이끈 우주의 원시적인 물을 상징했다. 눈은 종종 가장 오래된 신으로 여겨지는데 심지어 태양신 라보다 더 나이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눈은 청녹색 피부에 개구리 머리를 한 남성으로 묘사되었다. 고대인들은 눈이 신성한 호수에 산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에게 바쳐진 신전은 거의 없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태양신 라도 눈의 물에서 출현했다고 믿었다. 눈은 지하세계의 원시적 심연을 상징하는 뱀 머리 여신 나우네트(Naunet)와 우주적 쌍을 이룬다. 대지의 구멍에서 나온 뱀은 종종 지하세계와 연관된다. 눈과 나우네트는 원시적인 물과 그 아래의 심연을 다스렸다. 많은 종교에서 물을 저승으로 가는 문으로 보기 때문에 눈은 나우네트가 통치하는 다음 생의 입구를 지켰다.

 

쿠크(Kuk)와 카우케트(Kauket)는 태초의 어둠 또는 혼돈을 상징했다. 이 쌍은 우주의 어둠을 지배하는 것으로 보였고 어떤 경우에는 어둠 때문에 밖으로 나타나지 않은 빛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런 방식으로 그들은 눈/나우네트 쌍과 비슷하게 ‘입구’를 지키는 신들이었다. 그들은 빛에서 어둠까지의 주기를 지키고 보장하며 고대 이집트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광대한 어둠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았다. 쿠크는 개구리 머리를 한 눈과 마찬가지로 개구리로 표현되었다. 그는 또한 빛을 가져왔고 새벽으로 표현되었다. 쿠크의 배우자인 카우케트는 어둠이나 혼돈의 현현이었다. 그녀는 나우네트와 마찬가지로 뱀 머리 여성으로 묘사되었다.

 

후(Huh)와 하우헤트(Hauhet)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후는 하늘의 모양을 취한 무한한 공간을 상징하는 남성 신이었다. 후라는 이름은 분명 끝이 없다는 것을 나타낸다. 후는 장수와 건강한 삶을 위해 숭배받았고 그는 또한 시간의 신으로 여겨졌다. 반면 하우헤트는 무한의 여신이며 후와 함께 무한의 공간을 다스렸다. 이것은 오그도아드의 다른 쌍을 이룬 신들의 구조와 일치할 것이다. 남신은 문지기의 역할을 하며 중요한 수호신으로 숭배된다. 그 너머의 원시적이고 알려지지 않은 공간들은 이 신들의 배우자이 지배했다.

 

앞서 언급된 이 여섯 남신과 여신들은 신들의 신적인 에너지를 상징하는 두 명의 신들에 의해 결합되었다. 이 신들의 우두머리 남신은 아문(Amun)이었다. 다른 모든 오그도아드 신들이 개구리나 뱀 머리를 하고 있었지만 아문은 더 원시적인 힘으로 여겨졌다. 그는 바람의 신 또는 숨어서 보이지 않는 공기의 지배자였다. 나중에 라와의 연관성과 이집트 판테온의 우두머리가 된 후 그는 종종 숫양의 머리를 가진 것으로 묘사되었지만 여기서 그는 남성 또는 완전한 형태가 없이 등장했다. 오그도아드에서 아문의 배우자는 어머니 여신 아무네트(Amunet)였다. 아무네트는 공기나 바람의 여신이었다. 그녀는 생명을 가져오는 북풍의 여성 현현이었다. 아무네트는 또 파라오의 수호신으로 여겨졌으며 그들의 교육과 왕위계승에 큰 역할을 했다. 아문의 아내는 또 상이집트에서 풍요의 여신으로 숭배되었다. 아무네트가 나중에 무트(Mut)로 대체되었지만 태초의 이집트 숭배 중심지인 카라나크에서 그녀는 여전히 아문 곁에 남아있었다. ‘숨어있는 자’라는 별칭에 맞게 지하세계와 관련이 있었다. 그녀는 또 장례의식과 죽은 사람들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생명의 원시적인 힘을 상징하는 이 8명의 신들은 공허 속에서 상호작용을 했고 그것을 폭발시켰다. 백뱅과도 같은 이 강력한 상호작용은 우주의 모든 것들을 창조하는 원동력이었다. 그 폭발은 원시의 물에서 고대 언덕을 창조했다. 그 언덕은 이집트 문헌에서 ‘불꽃의 섬’으로 불렸다. 이 불꽃의 섬은 그 빛과 생명으로 고대 이집트인들이 황금기라고 생각했던 시기에 여덟 명의 남신과 여신들을 통제했다. 이 황금기가 끝나갈 무렵 화염의 섬도 사라졌고 오그도아드의 신들은 고대 이집트의 지하세계인 두아트(Duat)에 살았다. 그러나 그들이 가져온 창조물들은 비록 젊은 신들에 의해 통제되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젊은 신들의 보이지 않는 배경이었다. 삶과 죽음의 힘, 저승세계의 수호자, 원시의 혼돈과 공허에 대한 책임이 있는 이 고대 신들은 이집트 판테온에서 여전히 강력한 신들로 남아 있었다.

 

수 세기가 지나면서 오그도아드 숭배는 원래의 여덟 신을 대표하는 아문 숭배로 단순화되었다. 아문의 주요 신전은 테베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아문은 장례의식과 관련이 있었다. 테베의 아문은 오그도아드와 분리된 신성한 가족인 삼주신의 일부를 형성했다. 새 질서 속에서 그의 배우자는 독수리 머리를 가진 여신 무트였는데 무트 여신은 테베의 수호 여신으로 숭배되었다. 무트는 오그도아드로부터 다른 신들의 특성을 받아들였다. 그녀는 어머니 여신으로 여겨졌고 종종 어머니들의 어머니로 불렸다. 그녀는 또한 모든 것들이 기원한 하늘의 여신이었으며 그녀의 이름 자체는 ‘어머니’를 의미했다. 그녀는 또 세계의 어머니 또는 파라오의 어머니로 여겨졌다. 무트는 종종 흰독수리 날개를 가진 여신으로 묘사되었으며 상하 이집트의 통일된 통치를 나타내는 이중 왕관을 쓴 것으로 그려졌다.

 

토트는 무트의 아들이자 테베 삼주신(아문, 무트, 콘수 또는 토트)의 마지막 신이었다. 그는 시간의 지배자로 후대 그리스인들은 전령의 신 헤르메스와 연관시켰다. 토트는 달의 신이었고 그의 이름은 여행자들이 이집트의 사막을 가로질러 여행할 때 따르는 달의 특성을 의미하는 ‘방랑자’를 의미한다. 토트는 이집트인들에게 신성한 새로 인식된 따오기의 머리를 가지고 있었고 종종 보름달이나 초승달 모양의 원반이 달린 머리장식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밤 여행자들을 목적지로 안내하면서 ‘길라잡이’로도 불렸다. 이 세 신 아문, 무트, 토트는 테베의 중심 가문을 형성했고 힉소스에 대한 테베의 승리와 신왕국(BC 1550년~BC 1077년)의 통일 이집트를 지배하는 18왕조(BC 1550년~BC 1292년)의 설치로 아문은 판테온의 주요 신이 되었다. 이 승리로 인해 아문은 이집트의 신화적인 첫 황금기 동안에 1천년 전처럼 다시 신들의 제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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