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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지하세계의 여신, 닌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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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기리다Ningirida(또는 닌시스쿠라Ninsiskurra)는 메소포타미아의 여신으로 지하세계의 신 닌아주의 아내이자 식물(또는 지하세계)의 신 닌기스지다의 어머니였다. 닌기리다의 특성에 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기리드girid’는 여성들이 사용하는 머리띠를 가리키는 수메르어 명사로 그녀의 성별을 넘어서는 그녀에 대한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엔키와 닌후르삭 신화에서 닌기리다는 ‘코에서 태어난 여인’으로 재해석되지만 이것은 민간 어원일뿐이다. 그녀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지만 닌아주, 닌기스지다와의 관계를 볼 때 닌기리다도 지하세계의 여신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닌기리다는 우르 제3왕조 시대(BC 2112년~BC 2004년)부터 닌아주와 함께 등장한다. 물론 그 이전부터 존재했을 가능성도 부인할 수는 없다.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도시 사상도.

 

앞서 언급한대로 닌기리다는 닌아주의 아내였다. 이런 관계는 엔키와 닌후르삭 신화 뿐만 아니라 닌아주 찬송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 닌아주의 북부 숭배 중심지인 에쉬눈나(현재 이라크의 텔 아스마르로 고대 수메르의 도시국가)와 관련해서는 어떤 흔적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는 그녀와 관련된 전통이 메소포타미아 남부에만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닌아주의 아들 닌기스지다는 닌기리다의 아들로도 간주되었다. 기원전 1,000년 경의 신 목록은 닌기리다를 치유의 신 굴라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닌기리다는 이미 닌아주, 닌기스지다와 함께 우르 제3왕조 시대의 제물 목록에 등장한다. 달의 신 난나-수엔의 니푸르 여행 신화는 에네기를 그녀의 숭배 중심지로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것은 닌기리다와 닌아주가 니푸르에서 받은 제물에 대한 유일한 언급으로 알려졌다. 우르의 문서에 따르면 닌기리다는 닌아주, 닌기스지다, 니나지무아, 알라 등과 함게 제물을 받았다. 카시트 시대(BC 1595년에서 BC 1155년에 걸쳐 바빌로니아를 지배한 고대 민족)의 신전 목록에 닌기리다의 두 신전이 언급되어 있지만 그 위치와 수메르어 이름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엔키와 닌후르삭 신화에서 니기리다는 어머니 여신 닌후르삭이 엔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창조한 여덟 명의 신들 중 하나로 등장한다. 나머지 일곱 명의 신은 아부, 닌시킬라, 닌카시, 닌쉐, 아지무아, 닌티, 엔사그 등이다. 이 여덟 명의 신들은 신화적 개념이라기보다는 신체의 일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닌기리다는 닌아주와 결혼할 운명이며 각각의 신들에게도 고유의 운명이 주어진다. 난나-수엔의 니푸르 여행에서 닌기리다는 부모(엔릴과 닌릴)를 만나기 위해 여행하려는 달의 신 난나를 설득하는 여신들 중 한 명이지만 닌기리다는 실패한다. 이 신화에서 닌기리다의 거주지로 우룩 근처의 에네기가 언급되어 있다.

 

닌기스지다 찬송은 닌기리다가 어린 시절 그에게 젖을 먹였다고 묘사하고 있다. 메소포타미아 문학에서 자녀를 키우는 여신들과 신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 그의 어머니를 언급한 이 신에 초점을 맞춘 또 다른 이야기는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닌기스지다’이다. 이 이야기에서 닌기리다는 지하세계의 여신 에레쉬키갈의 허락을 받아 아들을 되살리기 위해 지하세계를 지키는 악마 갈루에게 은화를 뇌물로 주고 퇴마 의식을 거행하라고 지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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