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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

인도 신화 속 가장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 우르바시와 푸루라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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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바시Urvashi는 가장 아름다고 유명한 아프사라스Apsaras(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천상의 무녀들로 그리스 신화의 님페에 해당. 단수는 아프사라Apsara) 중 하나였다. 그녀는 종종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으로 묘사되었다. 실제로 그녀의 외모는 매우 매혹적이었다고 한다. 우르바시와 푸루라바스Pururavas 이야기는 모든 힌두 신화에 등장하는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하다. 우르바시는 위대한 왕과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하늘의 계략 때문에 헤어지게 된다. 우르바시의 아버지는 나라와 나라야나로 알려졌으며 남편은 앞서 잠깐 언급한 푸루라바스이다. 우르바시의 아들로는 아이우스, 디마트, 아마바수, 비스바바수, 사타이우스, 스루타이우스 등이 있다.

 

푸루라바스와 우르바시

 

나라와 나라야나는 달마의 아들이자 브라흐마의 손자들이었다. 그들은 히말라야산에서 와서 바다리카슈라마(힌두교도들의 성지 중 하나로 바드리나트라고도 함)에서 어려운 고행을 시작했다. 그들은 천 년 동안 고행을 계속했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인드라는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인드라는 항상 신들의 왕이라는 자신의 지위에 대해 불안해했고 누군가가 권력을 얻기 위해 고행을 시작할 때마다 그들이 그의 왕위를 차지할 것을 걱정했다. 인드라는 불현듯 그들이 너무 많은 권력을 얻기 전에 나라와 나라야나의 고행을 멈출 묘안이 떠올랐다. 그는 직접 그들에게 접근하기로 마음먹고 그의 코끼리 아이라바타를 타고 바다리카슈라마에 도착해 그들에게 그동안의 고행에 경의를 표하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요긴한 물건 세 개를 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라와 나라야나는 인드라의 존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무언가를 바라고 고행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인드라는 계속해서 제안했지만 그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기다림에 지친 인드라는 이 두 명의 리시Rishi(힌두교의 현자 또는 시인)를 위협하기 위해 치명적인 야생동물을 만들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그들은 태연했다. 당황한 인드라는 강렬한 비와 불을 번갈아 일으켰다. 하지만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결국 인드라는 포기하고 스바르가Svarga(힌두 신화 속 천신들의 거처)로 돌아갔다.

 

스바르가로 돌아간 인드라는 나라와 나라야나의 고행을 방해하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랑의 신 카마데바Kamadeva와 그의 아내인 라티Rati 그리고 봄의 여신 바산타Vasanta를 불렀다. 인드라는 카마데바에게 나라와 나라야나의 주의를 분산시키기 위해 아프사라스를 데리고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자고 요청했다. 카마는 흔쾌히 허락했고 곧 많은 사람들과 바다리카슈라마에 도착했다. 그들은 평소의 계획을 시작했다. 먼저 바산타가 가서 주변을 봄처럼 보이게 했다. 모든 나무들이 꽃을 피우고 꽃들이 피었다. 새들은 지저귀기 시작했고 벌들은 앵앵거리는 등 쾌적한 봄 그대로였다. 아프사라스들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나라와 나라야나가 깨어났다. 둘 다 봄이 아닌데 왜 세상이 다 봄처럼 보이는지 의아했다. 그들은 아프사라스들이 노래하는 것을 듣고는 자신들의 고행을 방해하기 위한 인드라의 음모임을 깨달았다.

 

이 순간 그들의 의심은 카마와 그의 수행신인 8,500명의 아프사라스를 보고 확실해 졌다. 나라와 나라야나는 아프사라스들의 진의를 알고 있었다. 그들은 복수하기 위해 아프사라스보다 훨씬 더 우월하고 아름다운 여성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 두 현자가 허벅지를 탁 치니 갑자기 한 아름다운 여성이 나타났다. 세상 누구도 그녀보다 아름다운 여자는 없었다. 이 여성이 바로 우르바시Urvashi였다. 그녀는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우르바시를 본 아프사라스들은 충격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나라와 나라야나에게 사과했다. 나라와 나라야나는 기뻐하며 그들을 스바르가로 돌려보냈다. 신성한 우르바시도 나머지 아프사라스들과 함께 스바르가로 갔다.

 

푸루라바스 왕은 위대한 왕이었다. 그는 부와 권력, 권위, 아름다움, 끝없는 미덕 등 모든 것을 가지고 있었다. 온 우주에서 푸루라바스 왕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 중에는 푸루라바스를 은근히 동경하고 그와 사랑에 빠진 우르바시가 있었다. 어느 날 브라흐마는 우르바시가 일정 기간 동안 대지에 거주하도록 강요당할 것이라는 저주를 내렸다. 그녀가 왜 저주를 받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어쨌든 우르바시는 스바르가를 떠나 대지에 이르러 푸루라바스 궁전에 도착했다. 우르바시와 푸루라바스 왕은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고 곧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 어느 날 푸루라바스는 우르바시에게 그의 아내가 되어 달라고 구애했다. 우르바시는 흔쾌히 동의했지만 세 가지 조건(우르바시의 어린 양 두 마리를 돌보아 줄 것, 게 요리만 먹을 것, 절대 옷을 벗지 않을 것)을 내걸었다.

 

푸루라바스는 이 조건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동의하고 받아들였다. 그 조건들은 푸루라바스가 따르기에 충분히 간단했다. 그래서 푸루라바스와 우르바시는 결혼했다. 그들은 쿠베라의 정원이나 간다마다나산 아래와 같은 서로 다른 장소에서 수년을 함께 보냈다. 곧 59년이 지났고 이 연인은 서로에게 진심을 다했다. 간다르바스의 왕 함사에게는 두르마다라 불리는 장군이 있었다. 두르마다는 우르바시와 사랑에 빠졌다. 두르마다는 그녀를 마주칠 때마다 욕정으로 따라다녔다. 두르마다는 여러 차례 우르바시에게 사랑을 고백했지만 그 때마다 우르바시는 거절했다. 사실 우르바시는 이미 푸루라바스 왕과 결혼한 상태였다.

 

어느 날 푸루라바스와 우르바시는 인드라의 궁전에 있었다. 그곳에서 푸루라바스는 밤에 난다나 정원의 모퉁이에서 만나자고 우르바시에게 신호를 보냈다. 두르마다는 이 몸짓을 보고 푸루라바스가 우르바시에게 하는 말을 알아챘다. 그는 기회다 싶었다. 두르마다는 운마다라고 불리는 비디아다리(천상의 여인)를 불렀고 함께 음모를 꾸몄다. 운마다는 우르바시로 변장했고 두르마다는 푸루라바스로 변장했다. 해가 떨어지자 두르마다와 운마다는 각각 푸루라바스와 우르바시로 변장한 채 난다나 정원에 도착했다. 우르바시는 두르마다가 푸루라바스인 줄 알고 관계를 맺었다. 마찬가지로 푸루라바스도 변장한 운마다를 우르바시로 알고 관계를 맺었다.

 

그들이 관계를 가진 후 두르마다는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의 음모가 성공한 것이었다. 우르바시는 당황했고 곧 자신의 옆자리에 누워있는 남자가 푸루라바스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때 운마다도 어안이 벙벙한 푸루라바스와 함께 그곳에 도착했다. 분노한 우르바시는 두르마다가 락샤사(힌두 신화에서 악마의 일종)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저주했다. 또 운마다는 왕의 딸로 태어나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겠지만 결국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저주했다. 두르마다와 운마다는 이 저주에 충격을 받고 우르바시에게 용서를 빌었다. 그들은 하늘을 떠나 대지로 가고 싶지 않았다. 이들을 불쌍히 여긴 우르바시는 두르마다가 운마다의 아들로 태어날 것이며 두르마다는 전쟁 중에 죽어 하늘로 갈 것이라고 벌을 완화했다. 한편 운마다의 남편도 죽을 것이며 남편과 아들의 죽음으로 운마다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불 속에 뛰어들어 하늘로 갈 것이라고 저주했다. 하늘을 떠나고 싶지 않은 두르마다와 운마다를 가엾게 여겨 다소 완화된 저주를 내린 것이다. 물론 우르바시의 저주는 이루어졌다.

 

한편 스바르가에 있던 인드라는 우르바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해졌다. 우르바시를 본 지 여러 해가 지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결국 스바르가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인드라는 천상의 가수들인 간다르바스를 불러 그녀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간다르바스 중 한 명인 비슈와바수는 우연히 우르바시가 어디 있는지 알게 되었다. 비슈와바수는 그동안 우르바시와 푸루라바스에게 있었던 일을 설명하고는 둘이 결혼하기 전 세 가지 조건 중 우르바시가 여전히 어린 양들을 데리고 있다면 그녀는 반드시 스바르가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드라는 비슈와바수의 계획에 흡족했다. 그리하여 비슈와바수와 다른 간다르바스는 한밤중에 푸루라바스의 궁전에 갔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푸루라바스와 우르바시는 관계를 하고 있었다. 이 틈을 타 간다르바스는 어린 양 두 마리를 훔쳐 떠났다. 우르바시는 양들의 울음소리를 듣고는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났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지금 도둑이 들어 양들을 훔쳐갔는데 잠만 자고 있다며 푸루라바스를 질책했다. 푸루라바스는 옷을 입지도 않은 채 어린 양들을 찾아 방을 뛰쳐 나갔다. 한편 간다르바스는 그들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들은 어린 양들을 스바르가로 안전하게 데려왔다. 그 사이 푸루라바스는 벌거벗은 채 어린 양들을 찾아 왕궁 주위를 뛰어다녔다. 하지만 양들을 찾지 못했고 실망한 우르바시는 스바르가로 돌아갔다.

 

대지에 남은 푸루라바스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우울했다. 그는 모든 시간을 온 세상을 떠돌며 잃어버린 사랑에 울고 통곡하며 보냈다. 한번은 쿠루쿠세트라(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신화 전쟁이 일어났던 곳)에 왔을 때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우르바시가 바로 앞에 서 있던 것이다. 푸루라바스는 우르바시에게 당신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다며 애원했다. 우르바시는 이런 푸루라바스가 가엾긴 했지만 왕국으로 돌아가라며 사라졌다. 이후 푸루라바스는 평생 동안 아무런 목적도 야망도 없이 정신 나간 사람처럼 살아갔다. 한번은 우르바시가 동료들과 함께 바루날로카(물의 신 바루나의 거처)에 갔다. 미트라와 바루나는 우르바시를 보자마자 그녀에게 푹 빠졌다. 그들은 우르바시에게 구애했고 우르바시는 그들과 함께 살기로 했다. 우르바시가 미트라, 바루나와 함께 있을 때 그들은 흥분했고 그들의 정액이 뚜껑 없는 단지에 떨어졌다. 이 때 두 아이가 태어났는데 첫 번째 아이는 강력한 고행자가 된 아가스티아Agastya였고 두 번째 아니는 익시바쿠 왕에게 입양되어 후에 유명한 리시(현자)가 된 바시시타Vashishta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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