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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아즈텍

아즈텍인들이 상상한 지하세계 믹틀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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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과 마야 신화에서는 지하세계(아즈텍의 믹틀란Mictlan, 마야의 시발바Xibalba)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들 고대 문명의 신화에서 죽음은 삶과 죽음의 세계와 폭넓게 통합되었으며 죽음은 이들 문명의 종교, 문화, 전통 등 모든 측면에서 분명하게 나타난다. 아즈텍과 마야 신화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묘사한다. 고대 아즈텍인들은 일반 사람들이 죽으면 그 영혼은 죽은 자들의 세계인 믹틀란으로 간다고 믿었다. 각각의 영혼은 가장 깊은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믹틀란의 여러 단계를 배회한다. 마야의 시발바와 아즈텍의 믹틀란은 종교 및 도덕 규범을 위반하는 경우 이에 대한 처벌을 받는 공간을 상징했다. 이런 처벌에는 육체적인 고문 뿐만 아니라 신과 단절되는 고통을 포함했다. 그렇다면 아즈텍인들은 믹틀란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상상했을까?

 

아즈텍 신화의 지하세계, 믹틀란

 

아즈텍 신화의 지하세계인 믹틀란(또는 치코나우믹틀란Chiconauhmictlán)은 ‘빛이 없는 어둡고 넓은 공간’으로 묘사되었다. 믹틀란은 ‘살이 없는 공간’을 의미하는 시모아얀Ximoayan, ‘출구가 없는 공간’이라는 뜻의 아틀레칼로칸Atlecalocan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아즈텍인들의 고대 믿음에 따르면 사람이 죽으면 원래 태어난 곳 즉 자궁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런 이유로 죽은 사람은 태아의 위치에 놓이게 되었고 그 영혼은 믹틀란으로 여행을 떠나야 했는데 9개월의 임신 기간 동안 자궁 안에서 일어난 것처럼 9개의 위험을 건너야 했다.

 

아즈텍인들에게 사후세계는 13개 층의 천국과 9개 층의 지하세계로 구성되었다. 고인의 운명은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에 따라 결정되었다. 어떤 면에서는 북유럽 신화의 지하세계 발할라를 연상시키는데 폭력으로 죽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국으로 들어갔다. 천국의 한 영역은 희생제물이나 전투 중에 사망한 전사들 그리고 출산 중에 사망한 여성들이 갈 수 있었다. 자살한 사람들만이 가는 공간도 따로 있었다. 아즈텍 신화에 따르면 이 밖에도 익사한 자들이 가는 공간도 따로 있었으며 비의 신에게 바쳐진 희생 제물이나 벼락에 맞아 죽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도 있었다.

 

평범한 죽음을 맞이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하세계인 믹틀란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마야족이 시발바에 들어갔을 때처럼 많은 시련을 겪었다. 지하세계 9개의 영역을 거치는 여정은 4년이라는 매우 긴 시간이 걸렸다. 죽은 자는 뱀으로 가득한 길을 건너거나 칼처럼 피부를 베는 강한 바람이 부는 지역 등을 통과해야 했다.

 

또 다른 시험은 기존의 영혼을 파괴하기 위해 서로 충돌하는 두 개의 산을 통과하는 것이었고 무시무시한 재규어와 함께 피의 강을 건너야 하는 것이었다. 특히 무서운 것은 인간의 심장을 먹는 무서운 악마와의 만남이었다. 죽은 자들은 솔로틀(개의 머리를 한 지하세계의 신)과 동행했다. 그리스의 카론과 이집트의 아누비스와 마찬가지로 솔로틀도 영혼들을 지하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했다. 4년의 여정 끝에 죽은 자의 영혼은 방황을 끝내고 마침내 개(솔로틀)의 등에 타고 풍요로운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이 고단한 여정이 끝나고 고인은 믹틀란에 도착해 믹틀란테쿠틀리(죽음의 신)와 그의 아내 믹테카키우아틀을 알현할 수 있었다.

 

참고로 믹틀란테쿠틀리는 인간의 살과 피에 대한 끝없는 굶주림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부엉이 깃털이 달린 머리 장식과 인간의 눈으로 만든 목걸이, 인간의 뼈로 만든 귀걸이를 한 해골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박쥐, 지네, 올빼미, 전갈 등과 같은 동물들과 동행했다.

 

죽음과 관련해 특정 동물은 아즈텍 신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박쥐는 동굴에 살면서 밤에만 출몰하기 대문에 죽음을 상징했다. 또 뱀과 도마뱀도 죽음과 관련이 있어서 죽은 자들의 영혼이 믹틀란으로 가는 여정을 동행했다. 개 또한 죽음과 관련이 있지만 이는 유익한 방식으로 지하세계의 많은 위험을 통과할 수 있도록 고인의 영혼을 돕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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