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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신화 일반

아즈텍의 밤을 지배한 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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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초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도착했을 때 아즈텍 제국은 멕시코 중부의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것은 아즈텍인들이 북쪽 어딘가에서 온 나우아어를 사용하는 사람들과 함께 멕시코 계곡에 정착한 지 3세기 만의 일이었다. 아즈텍인들이 이웃 민족을 정복하고 더 멀리 떨어진 다른 문화와의 소통을 시작했을 때 그들은 다양한 문화의 많은 요소들을 그들 자신의 것으로 통합했다. 고대 메소아메리카 달력 체계와 종교의 특정 측면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즈텍 문명으로 통합되었다. 나중에 아즈텍 황제들은 국가 종교를 갖는 것을 목표로 종교적 신념과 관행을 표준화하기 시작했다. 정복된 민족들은 여전히 그들의 신들을 숭배할 수 있었으며 제국 전역의 정복된 사람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부여되었지만 아즈텍인들은 그들의 영토 안에서 숭배되는 표준 신들을 가지고 있었고 그 신들 중 일부는 달력 체계와 시간 자체에 복잡하게 연결되었다. 고대 마야와 히스패닉 멕시코 이전의 다른 문명들과 마찬가지로 아즈텍인들은 요알테우친Yoalteuctin이라고 불리는 밤의 아홉 영주들을(Nine Lords of the Night) 가지고 있었다.

 

밤의 아홉 영주들은 각각 260일 주기의 아즈텍 달력의 한 날에 배정되었다. 각각의 영주와 연결된 9일은 오늘 날 일주일 7일처럼 반복될 것이다. 인류학자들과 아즈텍 역사가들은 원래 아홉 명의 군주가 지하세계의 아홉 단계와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각각의 영주들은 밤 아홉 시간 동안 지하세계의 주요 통치자가 되었다. 이 이론은 현대 학자들에 의해 거의 폐기되었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달력에 표현되는 것 외에도 이 기능을 채웠다고 믿는다. 일부 학자들은 또한 9일 주기가 260일 동안 29번 반복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29는 동일한 달력에서 아홉 번 반복되는 달의 주기라고 주장한다. 밤의 각 영주들은 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었고 다양한 전조나 특정 행운과 관련이 있었다. 따라서 각 영주들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 날에 태어나 다른 삶의 사건을 축하한 아즈텍인들의 일상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마야도 비슷한 체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특정 신들이나 여신들을 특정한 날에 할당하는 이러한 관행은 고대 멕시코 전역에서 흔한 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시우테쿠틀리

 

아즈텍인들에게 밤의 첫 번째 영주는 시우테쿠틀리Xiutecuhtli였다. 시우테쿠틀리는 아즈텍 판테온의 가장 오래된 신들 중 하나이며 유목민 아즈텍인들이 그곳에 정착하기 훨씬 전에 멕시코 계곡에서 숭배를 받았는데 아마도 톨텍 시대(7세기에서 12세기까지 중남미에 존속했던 왕국)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대지의 중심에서 고대 멕시코의 사제와 귀족 계급에게 불을 상징했던 청록색으로 만든 궁전에서 살았다고 한다. 희망을 가져다 주는 신으로써 시우테쿠틀리는 기근 때의 음식, 어둠 속의 빛, 죽음 이후의 삶 등을 상징했다. 시우테쿠틀리는 화산의 신이었고 밤의 첫 번째 영주로서 그는 시간 그 자체였다. 불의 신으로써 시우테쿠틀리에게 봉헌된 아즈텍 가정의 제단에는 항상 작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가장 오래된 신으로써 시우테쿠틀리는 아즈텍 황제의 수호신이었다. 그는 또한 포츠테카라 불리는 장거리 무역상들의 수호신이기도 했다.

테스카틀리포카

 

아즈텍 달력의 두 번째 밤을 지배하고 있는 영주는 위대한 연기나는 거울인 테스카틀리포카Tezcatlipoca였다. 거울이 언급된 것은 테스카틀리포카가 고대의 많은 멕시코 문화에서 종종 거울로 연마되는 화산 유리인 흑요석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또 오래된 신이었고 검은 띠가 있는 그의 노란 얼굴은 올멕(기원전 1500년에서 기원전 400년까지 메소아메리카에서 번성했던 문명)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테스카틀리포카는 다양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가 허리케인, 밤하늘, 밤바람 그리고 북쪽의 신이었지만 그는 또 나쁜 감정, 아름다움, 재규어, 마법, 유혹, 대지 등과도 관련이 있었다. 중부 멕시코 나우아족의 창조 신화에서 테스카틀리포카는 깃털 달린 뱀신 케찰코아틀과 협력해 대지를 창조했다. 창조 과정에서 테스카틀리포카는 괴물과의 전투에서 발을 잃었기 때문에 종종 뼈나 거울 또는 발이 있는 뱀으로 표현되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 그는 케찰코아틀의 위대한 적이다. 황제가 즉위할 때 테스카틀리포카의 사제들은 신을 모방하고 긴 통치를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통치자를 검은 색으로 칠할 것이다.

필친테쿠틀리

 

밤의 세 번째 영주는 필친테쿠틀리Piltzintecuhtli이다. 필친테쿠틀리는 아즈텍인들의 언어인 나우아틀어로 ‘어린 왕자’라는 뜻이다. 그는 밤의 여신 옥소모코Oxomoco와 점성술과 달력의 신 시팍토날Cipactonal의 아들이다. ‘어린 왕자’로써 필친테쿠틀리는 떠오르는 태양과 행성 수성과 연결되어 있으며 아이들의 수호신이기도 하다. 필친테쿠틀리는 ‘일곱 개의 꽃’으로 알려졌으며 약용 및 환각 식물의 신이었다. 필친테쿠틀리는 또한 영적 치유와도 관련이 있었다.

센테오틀

 

대지의 여신 틀라솔테오틀Tlazolteotl과 필친테쿠틀리는 센테오틀Centeotl이라는 아들을 낳았다. 센테오틀은 밤의 네 번째 영주였다. 일부 기록에서 센테오틀은 미와 사랑의 여신 소치케찰Xochiquetzal의 아들이었다. 그의 이름은 ‘옥수수대의 마른 옥수수’라는 뜻이다. 그는 고대 메소아메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곡물인 옥수수의 신이었다. 센테오틀은 종종 머리를 옥수수로 장식하고 얼굴에 검은 띠가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동일한 이미지가 마야의 옥수수 신에서도 발견된다. 이는 문화의 전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즈텍 전설에서 센테오틀은 식물을 세상에 가져오기 위해 희생한 신이었다. 그는 음식과 생계의 주요 신으로 인식되었다. 아즈텍 달력에서 이날 태어난 사람들은 건강과 풍부한 음식을 보장받는다고 믿었다. 아즈텍 세계 전역에서 센테오틀은 옥수수와의 연관성 때문에 큰 숭배를 받았으며 가장 중요한 아즈텍 신들 중 하나로 여겨졌다.

믹틀란테쿠틀리

 

아즈텍 달력에서 다섯 번째 밤의 영주는 지하세계의 주인이자 죽음의 신인 믹틀란테쿠틀리Mictlantecuhtli였다. 그는 키가 큰 남자로 또는 해골로 묘사된다. 그는 인간의 눈을 목걸이로 착용하고 있으며 인간의 뼈로 만든 귀걸이를 달고 있다. 믹틀란테쿠틀리는 아즈텍 이전에도 존재했던 신이다. 자포텍(기원전 500년에서 기원후 800년 사이에 멕시코 지역에 거주했던 고대인)인들에게 믹틀란테쿠틀리는 케도Kedo로 불렸다. 고대 마야인들은 그를 윰 키밀Yum Cimil 또는 아 푸치Ah Puch라고 불렀다. 타라스칸(1300년에서 1470년 사이에 멕시코의 서북부에서 번성했던 문명)인들은 그를 티후이메Tihuime라고 불렀다. 초기 올멕의 예술과 도상학은 그들도 믹틀란테쿠틀리와 비슷한 죽음의 신을 가지고 있었지만 글자가 없었기 때문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아즈텍인들의 권력이 강화될 무렵 믹틀란테쿠틀리 숭배는 제국 전역에서 표준화되었으며 스페인 정복 당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신들 중 하나가 되었다. 믹틀란테쿠틀리는 거미, 올빼미, 박쥐, 북쪽 등과 관련이 있다.

찰치우이틀리쿠에

 

아즈텍 여섯 번째 밤의 영주는 찰치우이틀리쿠에Chalchiuitlicue 여신이었다. 찰치우이틀리쿠에는 ‘옥치마를 입은 그녀’라는 뜻이다. 아즈텍 제국의 일부 지역에서 그녀는 ‘옥처럼 빛나는 그녀’라는 뜻의 찰치우틀라토낙Chalchiuhtlatonac과 ‘푸른 치마를 가진 그녀’라는 뜻의 마틀랄쿠에예Matlalcueye로 알려졌다. 어떤 이야기에서 그녀는 비의 신 틀랄록Tlaloc의 누이로 등장하며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틀랄록의 아내로 등장한다. 찰치우틀리쿠에는 곡물을 보호하고 여성과 어린아이들의 수호신이었다. 아즈텍 창조 이야기에서 찰치우이틀리쿠에는 네 번째 태양 또는 네 번째 우주의 창조신이었다. 네 번째 세계 창조는 찰치우이틀리쿠에가 틀랄록의 학대한 대한 보복으로 52년 동안 비를 내리게 하여 모든 것들을 익사시켰을 때 파괴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익사자들의 여신이 되었다. 그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그녀는 지하수, 출생 및 아름다운 젊음의 여신이었다. 찰치우이틀리쿠에는 한 때 태양과 달을 삼켰으며 달의 신 테시스테카틀Tecciztecatl의 어머니가 되었다.

틀라솔테오틀

 

밤의 일곱 번째 영주는 틀라솔테오틀Tlazoteotl 여신이었다. 틀라솔테오틀은 원래 멕시코 인디언인 와스테크족 여신으로 아즈텍이 멕시코 해안을 정복했을 때 틀라솔테오틀을 테노치틀란으로 데려 왔으며 나중에 아즈텍 판테온의 일부가 되었다. 그녀는 또한 익스 쿠이님이라는 와스테크족 이름의 변형인 익스쿠이나Ixcuina로 알려졌다. 틀라솔테오틀은 정욕과 모든 악덕의 여신이었다. 그녀는 그녀의 지상 사제 중 한 명을 통해 당사자의 악행을 듣고 참회의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죄를 용서하는 정화의식으로 흙을 먹거나 수증기로 목욕하는 것이었다. 틀라솔테오틀은 간통하는 사람들의 수호신이었으며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여신으로 간주되었다.

테페욜로틀

아즈텍 여덟 번째 밤의 영주는 테페욜로틀Tepeyollotl로 나우아틀어로 ‘산’을 의미하는 ‘테페틀Tepetl’과 ‘심장’ 또는 ‘중심’을 의미하는 ‘욜로틀Yollotl’의 합성이다. 즉 테페욜로틀은 ‘산의 심장’이라는 뜻이다. 자연의 신으로서 테페욜로틀은 재규어, 사슴 및 산의 수호신이다. 그는 또한 지진과 메아리의 신이다. 많은 그림에서 테페욜로틀은 태양을 향해 뛰어내리는 재규어로 묘사된다. 그가 입고 있는 옷에 있는 반점은 하늘의 별을 상징한다. 테페욜로틀이 인간의 형태로 표현된다면 그는 종종 사팔뜨기로 표현되며 긴 지팡이를 들고 있다. 그는 밤의 두 번째 영주 테스카틀리포카의 친구이자 형제다. 테스카틀리포카는 종종 인간과 다른 신들을 속이기 위해 동물 가죽을 뒤집어 쓰고 테페욜로틀로 위장하기도 했다. 테페욜로틀은 아즈텍 신화에서 하급 신이자 신세대 신들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틀랄록

 

아즈텍 밤의 마지막 아홉 번째 영주는 비의 신 틀랄록Tlaloc이었다. 틀랄록은 오랜 기간 동안 아즈텍인들이 사랑한 신으로 폭풍을 주재하는 신이었다. 틀랄록은 아즈텍인들이 멕시코 계곡에 도착하기 수천 년 전부터 존재한 신이었으며 아즈텍인들은 계곡에 정착하자마자 그를 그들의 신으로 채택했다. 초기 스페인 연대기들은 아즈텍인들이 위대한 신 틀랄록에 대한 존경심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음을 묘사하고 있다. 신이 비로 농작물을 축복하고 풍성한 수확을 가져다 주지만 반대로 비를 조절해 가뭄과 기근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또한 홍수, 우박, 폭풍 및 허리케인을 통해 인간을 벌할 수도 있었다. 또 번개로 인간을 처벌하기도 했다. 틀랄록은 세 번째 태양의 화신이었다. 틀랄록은 물의 신이었으며 다산의 신이었다. 틀랄록이 거주하는 아홉 번째 밤은 특히 중요했다. 아홉 번째 날은 달력 주기가 반복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틀랄록 이후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으며 아즈텍 사람들은 다시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아홉 날을 더 받은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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