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수스Esus(또는 헤수스Hesus, 아이수스Aisus)는 갈리아의 전쟁 신으로 두 개의 기념비적인 부조와 고대 로마의 시인 루카누스(Marcus AnnaeusLucanus, 39~65년)가 쓴 <내란기>의 한 줄을 통해 알려졌다. 에수스가 등장하는 두 개의 부조는 파리시이족(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전 1세기 사이 갈리아 지방에 살던 켈트족)이 남긴 ‘뱃사공의 기둥’과 트레베리족(갈리아로 이주해온 게르만족)이 남긴 ‘트리어의 기둥’이다. 이 두 개의 조각에서 에수스는 도끼로 나뭇가지를 자르고 있다. 또 ‘뱃사공의 기둥’ 에서 에수스는 세 마리의 학 및 한 마리의 황소와 함께 조각되어 있다.
루카누스의 <내란기>는 켈트의 삼주신인 테우타테스Teutates, 에수스Esus, 타라니스Taranis에게 봉헌된 잔혹한 희생 제물에 대해 언급한다. 루카누스의 책에는 헤수스Hesus, 아이수스Aesus, 하이수스Haesus 등이 포함된 에수스의 변형된 철자들이 등장한다. 루카누스의 저서들을 연구한 학자들은 <내란기>에 등장한 켈트신 테우타테스는 로마의 메르쿠리우스Mercurius(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Hermes)와, 에수스는 마르스Mars(그리스 신화의 아레스Ares)와 동일시한다. 에수스에게 바쳐진 인간 희생자들은 나무에 묶여 채찍질을 당한 끝에 죽은 것으로 보인다.
보르도(프랑스의 도시)의 갈리아 의학 작가 마르켈루스(Marcellus Empiricus, 4세기? ~ 5세기?)는 그의 유일한 저서이자 약의학 개론서인 <약에 대하여>에서 에수스에 대한 또 다른 정보를 제공했다. 이 책에서 마르켈루스는 인후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데 있어 에수스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보이는 주술적 의학을 기술하고 있다.
‘에수스의 힘’이라는 뜻을 가진 개인 이름 ‘에수네르투스Esunertus’가 많은 갈로-로만(로마 제국 지배 하에 로마화된 갈리아인) 비문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비문들 중에는 메르쿠리우스에게 봉헌된 것들도 있다. 오늘날 노르망디 지역에 살았던 갈리아 부족의 하나인 에수비이Esuvii는 에수스 신에서 비롯된 이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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