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Hurricane)이 미국 대서양 해안에 상륙해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 어떤 인류학자는 수세기 전 마야의 폭풍 신 우라칸은 인간이 자연을 손상시키면 그에 대한 벌로 인간을 처벌한다며 현대의 기상 현상을 고대의 기원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미국 해양 대기청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허리케인이라는 용어는 카리브해 그레이터앤틸리스 제도의 토착 타이노족이 숭배한 폭풍의 신 우라칸(Huracan)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 용어는 스페인 정복자들이 유럽에서는 본 적이 없는 강력한 폭풍을 설명하기 위해 채택하면서 라틴 아메리카 전역으로 퍼졌고 결국 영어의 허리케인이 되었다.
우라칸(Huracan)은 고대 마야의 바람과 폭풍의 신이었다. 그는 세상과 인류의 창조로 이어진 일련의 사건에 참여했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마야 신화에서 중요한 신이었다. 마야 신화에서 우라칸의 외모는 다른 신들과 다소 다르게 표현딘다. 그는 인간적인 특성을 가진 존재라기보다는 자신이 상징하는 자연 요소의 영혼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의 도상학은 종종 한 쪽 다리만 있고 다른 한 쪽은 뱀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코가 갈라져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었다.
우라칸이라는 이름은 마야인들이 사용한 관용어 중 하나인 끼체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하나’를 뜻하는 ‘우라(Jura)’와 ‘다리’를 의미하는 ‘칸(Kan)’의 조합일 것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라칸은 ‘한 쪽 다리를 가진’이라는 의미가 된다. 이 해석은 우라칸이 종종 하나의 인간 다리를 가졌으며 다른 한 쪽은 뱀으로 묘사되었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야 신 우라칸은 마야 종교의 창조 신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중요한 역할은 <포폴 부>로 알려진 마야인들의 역사와 종교에 대한 많은 정보를 수록한 문서를 통해 알려졌다.
이 창조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는 오직 두 신만이 존재했다. 그들의 이름은 테페우와 구쿠마츠였다. 앞으로 전개될 사건 때문에 마야인들은 그들을 창조자와 조상이라고 불렀다. 어느 시점에서 창조자들은 그들을 적절히 숭배할 수 있는 다른 생물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그들이 서로 동의하자 폭풍과 바람의 신 우라칸이 이에 응답해 나타났고 창조 과정을 시작했다. 우선 대지가 창조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물들이 태어났다. 창조자들은 동물들에게 그들을 경배하라고 명령했지만 그들은 말을 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숭배를 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분명 다른 존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창조자들은 진흙으로 더 지적인 생물을 만들었다. 다시 한 번 그들은 말하고 찬양하라고 했지만 진흙이 너무 약한 재료여서 그들은 금방 부서지고 말았다. 더 안정적인 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창조주들은 나무로 눈을 돌렸다. 그렇게 창조된 나무 인간들은 실제로 진흙 조상들보다 강했고 번식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정신은 둔했고 마음은 공허했다. 그들은 여전히 창조주들을 기억하지 못했고 그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증명할 수 없었다. 창조주들은 이 두 번째 실패한 시도를 끝내기로 결정했고 나무 인간들과 동물들의 소유물들에게 그들을 공격하여 죽이라고 명령했다. 게다가 우라칸은 이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대홍수를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나무 인간들은 숲에서 살아남았다. 창조주들은 그들을 살려서 다음 세대의 인간들에게 교훈을 주려 했다. 그 나무 인간들이 바로 원숭이이었다.
이렇게 살아남은 원숭이는 인간과 비슷하지만 이성과 정신은 인간과 비교할 수 없었다. 나무도 인간을 만드는 데 나쁜 재료임이 증명되었기 때문에 인류의 창조는 중단되었다. 신화의 일부 판본에 따르면 우라칸이 다시 한번 창조주들을 이 난국에서 구해냈다. 그는 자신이 만든 대지를 수색하며 다양한 물질을 찾아 다녔다. 결국 그는 옥수수가 인간을 창조해낼 수 있는 적절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곱게 빻은 옥수수를 반죽해 네 명의 인간을 창조했다. 창조주들은 다시 한번 그 생물들을 시험했다. 사실 그들은 전의 창조물들과는 달리 거의 완벽했다. 그들의 이해력은 창조주 자신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였다. 오히려 그들은 옥수수 인간의 감각과 정신을 제한해야만 했다. 하지만 옥수수 인간들은 여전히 그들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창조신들은 네 명의 여성 인간을 추가로 만들어 그들과 짝을 지어 주었다. 이 여덟 명의 옥수수 인간이 인류의 조상이라고 한다. 이 신화는 또한 옥수수가 마야인과 메소아메리카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곡물이었음을 강조한다. 폭풍의 신 우라칸은 자연과 그 힘을 관장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따라서 그는 인류에게 끔찍한 자연 재해를 일으켜 처벌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하고 위험한 신으로 여겨졌다. 우라칸과 관련된 상징은 그의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힘과 마야 우주 창조론에서의 근본적인 역할을 함축하고 있다.
폭풍과 불의 신인 마야의 신 우라칸은 상징적으로 번개와 휘어진 번개로 표현되어 이러한 자연력에 대한 그의 통제력을 구현한다. 번개의 상징은 그의 창조와 파괴적인 힘에 대한 증거일 것이다. 키체 마야의 신성한 책인 <포폴 부>에 따르면 우라칸은 번개를 사용하여 세상을 파괴하고 재창조했으며 번개는 그의 우주적 권위의 상징이 되었다. 우라칸의 또 다른 상징인 불은 그의 변형 능력을 더욱 강조한다. 마야인에게 불은 빛과 생명의 원천이지만 파괴와 재생의 힘이기도 한 이중적 존재였다. 이는 우라칸이 세상의 창조, 파괴, 재생에서 맡은 역할을 상징한다.
우라칸의 주요 상징은 그의 뱀 다리일 것이다. 다른 많은 문화권에서와 마찬가지로 마야인들은 뱀을 재생의 상징으로 여겼다. 따라서 우라칸의 뱀 다리는 비와 번개로 땅에 풍요를 가져다 주는 그의 힘을 상징한다. 사실 마야인들은 번개도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중요한 자연현상으로 인식했다. 마야 신화의 다른 신들처럼 우라칸 역시 다른 메소아메리카 신들과 관련이 있다. 그는 밤하늘의 중요한 아즈텍 신인 테스카틀리포카와 번개의 자포텍 신 코키요, 불이나 비와 관련된 끼체족 수호신 토힐 등과 연관될 수 있다. 우라칸이 현대의 문화에도 존재한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아마도 우라칸에서 유래한 허리케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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