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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에트루리아

하데스를 차용한 에트루리아인들의 지하세계의 신, 아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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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루리아(기원전 8세기에서 기원전 1세기까지 이탈리아 반도 북부에 거주했던 민족) 신화에서 아이타Aita는 지하세계의 신으로 그리스 판테온의 하데스Hades를 차용했다. 에트루리아인들은 아이타를 늑대모피 모자를 쓰고 턱수염을 기른 남성으로 묘사했다. 에트루리아인들은 그들이 아이타라고 불렀던 그리스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를 이탈리아 볼테라에 있는 오르쿠스(로마 판테온의 지하세계의 신) 무덤의 유명한 벽화에 뱀 왕관을 쓴 페르시니페이(그리스 판테온의 페르세포네)와 함께 묘사했다.

 

 

호메로스의 책이나 그리스 예술 어디에도 하데스가 늑대가죽 모자나 투구를 쓰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된 곳은 없었다. 그러나 그리스 판테온의 하데스는 티탄족과 올림포스 신들 사이에 벌어졌던 전쟁 중에 키클로페스가 만들어준 ‘퀴네에’라는 투구를 갖고 있었다. 그 투구는 착용자를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그래서 아이데스Aides 또는 하데스Hades는 ‘볼 수 없는’, ‘보이지 않는 자’라는 뜻이었다. 물론 이 투구를 쓰면 다른 신들도 착용자를 보지 못했다. 호메로스에 따르면 아테나는 트로이 전쟁 중에 아레스에게 그녀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이 투구를 썼다. 또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헤르메스는 퀴네에를 빌려 페르세우스에게 잠시 빌려주었다. 페르세우스는 이 투구를 쓰고 고르곤과 싸워 이겼다.

 

그리스 말로 투구[Kune]는 ‘개의 털’, ‘개의 가죽’ 등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데스의 투구 퀴네에는 개 가죽 투구였다. 그리고 이것은 에트루리아인들에 의해 ‘늑대가죽 투구’ 또는 ‘아이타의 투구’ 등으로 변화되었다.

 

오르쿠스 무덤 그림과 같은 시기의 재 항아리 위에는 수염을 기르고 털로 덮인 아이타가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에서 아이타는 정령으로 보이는 사람을 지하세계로 인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루스펙스Haruspex(고대 로마에서 제물로 바친 짐승의 창자로 신의 뜻을 점쳤던 창자 점쟁이)의 금속 투구를 쓰고 있다. 이제 그는 젊은 아내, 아기와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그들 위에는 두 명의 가슴을 풀어헤치고 횃불을 든 여성 악마 즉 무덤 그림의 페르스니페이처럼 머리카락이 뱀인 반트Vanth가 있다. 문 옆에는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이 문을 지키고 있다. 반트일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이다. 머리 위의 반트 중 한 명은 그녀의 횃불을 엄마와 아이 쪽으로 향하고 있다.

 

죽은 자들의 신 아이타는 죽은 자를 지하세계로 데려가기 위해 시신을 향해 나아간다. 그는 수염을 기르고 늑대가죽 투구를 쓰고 있는데 아마도 무덤 그림에서 아이타가 착용한 그것과 같은 것이다. 오른쪽에는 동물 가죽을 둘러쓴 지하세계의 저승사자 카룬Charun이 망치와 노를 들고 죽은 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 위에는 개 머리를 한 악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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