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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죽음의 신마저 속인 시지프스(시시포스)의 최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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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시지프스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시시포스Sisyphus 신화는 시시포스의 교활함과 그 형벌로 인해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이다. 어느 인간이 죽음의 신을 속일 수 있겠냐마는 시시포스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죽음을 속인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시시포스는 죽음을 속인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의 교활함으로 잠시 그 형벌을 피할 수 있었지만 결국 그는 지하세계에서 영원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다.

 

시시포스는 테살리의 왕 아이올로스와 에나레테의 아들로 형제로는 살모네우스가 있었다. 그의 배우자는 메로페로 글라우코스, 테르산데르, 알무스, 오르니티온, 시논 등의 아들을 두었다. 헤라클레스 이전의 가장 위대한 용사로 꼽히는 벨레로폰이 바로 시시포스의 손자였다. 하지만 형제간 우애는 그리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시시포스와 살모네우스는 테살리의 왕위를 놓고 서로에게 증오를 느끼고 있었다니 말이다.

 

 

결국 시시포스는 왕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테살리의 왕은 아니었다. 마녀 메데아는 시시포스에게 나중에 코린토스로 알려진 에피라의 왕좌를 주었다. 어떤 이들은 시시포스가 코린토스를 건설하고 왕이 되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는 코린토스에서 버섯에서 자라난 사람들과 함께 살았다고 전해진다. 시시포스는 일곱 명의 플레이아데스(티탄족 아틀라스와 플레이오네의 딸들) 중 한 명인 메로페와 결혼했다. 메로페는 자매들 중에서 유일하게 인간과 결혼했다. 시시포스와 메로페는 글라우코스, 오르니티온, 시논 등의 세 자녀를 두었다.

 

글라우코스는 에피라의 왕위를 물려받겠지만 끔찍한 운명을 겪게 될 것이다. 유명한 전차기수이기도 했던 글라우코스는 그의 암말에게 인간의 살을 먹이로 먹였다. 전차 경기에서 패한 후 그의 말들은 글라우코스를 갈기갈기 찢었고 그 자리에서 먹어 치웠다. 이 사건 이후 몇 세대 동안 코린토스에 있는 말들은 유별나게 잘 놀랐다고 한다. 아마도 글라우코스의 유령 때문이었을 것이다.

 

호메로스는 시시포스를 ‘인간 중 가장 교활한 자’로 묘사했다.

 

호메로스가 ‘인간 중에 가장 교활한 자’로 묘사할 만큼 시시포스는 매우 영리한 인간 남성이었다. 그의 천재성은 아우톨리코스가 시시포스의 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빛나기 시작했다. 아우톨리코스는 유명한 도둑이었다. 그는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훔쳤다. 뿔 달린 소는 뿔을 잃을 것이고 누런 소는 젖소가 될 것이다. 아우톨리코스는 반복적으로 시시포스의 소를 훔쳤다. 시시포스는 소가 없어진 것을 알았다. 아우톨리코스의 소떼 숫자가 늘어나는 것 같았지만 도둑질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아우톨리코스를 잡기 위해 시시포스는 소의 발굽 안쪽에 표시를 해 두었다. 어떤 사람들은 ‘아우톨리코스에게 도난당한 소’라는 글을 새겼다고도 하고 다른 사람들은 ‘SS’라는 글자만을 썼다고 주장한다. 나중에 아우톨리코스의 소떼에서 이 표시가 발견되었고 비로소 그의 이웃이 도둑이었다는 것을 증명했다.

 

시시포스는 단지 아우톨리코스가 도둑임을 증명하고 그의 소를 되찾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복수를 다짐하고 아우톨리코스의 딸이자 나중에 오디세우스의 어머니가 될 안티클레이아를 유혹했다. 오디세우스가 나중에 보여준 교활한 행동을 감안할 때 많은 사람들은 시시포스가 안티클레이아의 남편 라에르테스가 아니라 그의 아버지였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시포스가 복수하기 위해 적의 딸을 이용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그는 그가 평소에 증오하던 형제 살모네우스에게 복수하기 위해 델피의 신탁을 구했다. 그는 살모네우스의 딸에게 자식이 있으면 할아버지를 파멸시킬 것이라는 신탁을 들었다. 시시포스는 주저하지 않고 아름다운 조카 즉 살모네우스의 딸 티로를 범했다. 하지만 티로가 두 아들을 모두 죽였기 때문에 신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시시포스는 죽음의 신 타나토스와 지하세계의 왕비 페르세포네마저 속여

죽음을 피했다.

 

세상에 사는 동안 시시포스는 죽이고 강간하고 훔치면서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지하세계 전설에서 시시포스의 특별한 장소는 조카나 다른 인간들에 대한 그의 학대가 아니라 신들과의 관계에서 그가 보인 교활함을 적용함으로써 발생한다. 신들에 대한 그의 범죄 행위는 제우스로부터 시작되었다. 포세이돈의 아들이자 강의 신 아소포스가 사라진 딸 아이기나를 찾고 있었다. 시시포스는 아소포스에게 만약 강의 신이 시시포스의 왕국 즉 코린토스에 영원한 샘을 만들 수만 있다면 아이기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말해 주겠약속했다. 아소포스가 영원한 담수의 원천을 만들어 냈을 때 시시포스는 약속대로 제우스가 아이기나를 납치했다고 말해 주었다. 분노한 아소포스는 제우스를 뒤쫓았다. 하지만 제우스의 벼락에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제우스는 자신을 배신한 시시포스를 벌하기 위해 죽음의 신 타타노스를 그에게 보냈다. 하지만 시시포스는 죽음(또는 죽음의 신)보다 한 수 위였다. 그는 타나토스에게 올가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 달라고 속인 뒤 그를 올가미로 묶었다. 아니면 죽음(타나토스)을 무거운 사슬로 묶기 위해 또 다른 속임수를 썼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죽음의 신 타나토스는 시시포스의 집에 갇혀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알다시피 죽음의 신이 사라지면 세상에 죽음이란 사라진다. 죽음이 없는 삶은 존재하지 않는 법, 결국 전쟁이 신 아레스의 도움으로 타나토스는 사슬에서 풀려나고 아레스는 시시포스를 타나토스 앞으로 끌고 왔다.  

 

하지만 영악하기 그지 없는 시시포스는 그의 운명을 피할 수 있었다. 하데스(지하세계 또는 지하세계의 신)에게 가기 전 시시포스는 아내 메로페에게 그를 매장하지도 장례를 치르지도 하데스나 페르세포네에게 어떤 제물도 바치지  말 것과 그의 혀 아래에 동전을 놓으라고 지시했다.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동전은 죽은 자가 스틱스 강을 건너 하데스의 지하세계로 갈 때 죽음의 뱃사공 카론에게 줄 노잣돈이라고 생각했다. 시시포스는 매장되지 않은 채 하데스 궁에 도착했다. 시시포스는 지하세계의 왕비 페르세포네에게 호소하면서 자기는 여기 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매장되지 않은 탓에 카론에게 줄 노잣돈이 없는 그는 스틱스 강 저편에 남겨져야 했다고 호소했다. 게다가 시시포스는 장례식도 치르지 않은 자신의 아내가 앞으로 다른 미망인들에게 나쁜 본보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꾀로 시시포스는 3일 동안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장례식을 치르고 불경한 아내를 처벌하고 지하세계의 주인에 대한 존경을 가르쳐야 했다. 하지만 시시포스는 이 약속마저 어겼고 다시 지하세계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는 마침내 나이가 들 때까지 더 많은 세월을 이승에서 보낼 수 있었다.

 

신들을 속인 시시포스의 최후는 영원히 반복될 노력의 헛수고였다.

 

제우스와 하데스를 속인 시시포스는 지하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타르타로스에서 영원한 처벌을 받게 되었다. 코린토스의 왕 시시포스는 가파른 언덕 꼭대기로 거대한 바위를 영원히 굴려 올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항상 헛수고가 되었다. 힘겹게 정상에 올린 바위는 다시 굴러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편 시시포스는 자기 조카 멜리케르테스를 기리기 위해 이스트미아 경기를 창설했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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