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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코카서스

아르메니아 판테온의 최고신이자 국가신, 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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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신화에서 할디Haldi(또는 칼디Khaldi)는 아르메니아 판테온의 최고신이자 기원전 900년에서 기원전 600년 사이에 현재 터키 동부의 반 호수 주변 고원을 통치했던 고대 우라르투 왕국의 국가신이었다. 그는 또 전사의 신으로 우라르투 왕들은 전투에 나가기 전에 그에게 승리를 기원했다. 할디는 날개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사자 위에 서 있는 남성으로 묘사되었다. 우라르투의 고대 도시 무사시르에 있었던 신전은 할디와 바그바르투 여신에게 바쳐졌다. 하지만 무사시르 신전은 기원전 714년 아시리아의 사르곤 2세에 의해 파괴되었다. 할디에게 바쳐진 이 신전은 칼, 창, 활, 화살 및 방패와 같은 무기로 장식되었으며 ‘무기의 집’으로 불리기도 했다.

 

 

할디는 우라르투의 토착신이 아닌 불분명하지만 아카드(메소포타미아 최초의 통일 국가를 건설한 셈족의 한 갈래)의 신이었다. 일부 신화학자들은 그 근거로 현재 이라크 라완디즈 근교로 추정되는 무사시르 신전의 위치를 꼽기도 한다. 할디가 처음부터 우라르투 최고신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슈푸이니 왕(재위기간: 기원전 828년 ~ 기원전 810년)때까지는 그에 대한 기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할디는 어원학적으로 ‘높음’을 의미하는 후르리어 ‘헬디Heldi’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르리인들은 현재 아르메니아 지역에 거주하다 기원전 3000년 경에 메소포타미아 북부로 진출했다. 일부 학자들은 할디가 그리스의 헬리오스Helios나 로마의 솔Sol처럼 ‘태양신’을 의미하는 인도-유럽어족(아마도 헬레노-아르메니아) 이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라르투 왕들은 할디에게 바치는 돌기둥을 세우곤 했다. 그들은 이 돌기둥에 중에 일어났던 군사 작전과 농업 활동의 성공을 새겨 넣었다.

 

쿠메누의 테이스파스Theispas, 투슈파의 시비니Shivini와 함께 아르디니의 할디는 우라르투 판테온의 삼주신이었다. 우라르투 판테온의 모든 신들 중에서 가장 많은 비문이 할디에게 바쳐졌다. 할디의 배우자는 아루바니Arubani 여신 또는 바그바르티Bagvarti 여신이었다. 그는 아르메니아로 진화한 우라르투족의 주요신이었다. 일부 자료에 따르면 전설적인 군주이자 아르메니아를 건설한 하이크Hayk가 할디에서 파생된 이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하이크가 아르메니아인들이 스스로를 불렀던 이름인 ‘하이Hay’ 또는 ‘지도자’, ‘가장’을 의미하는 인도-유럽어족 단어에서 기원했을 것이라는 설이 더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라르투 예술에서 할디에 대한 묘사는 매우 혼란스러운 주제 중 하나였다. 2012년에 비로소 현재와 같은 할디의 묘사가 완성되었다. 한편 할디는 평상시에도 우라르투 지도자들 뿐만 아니라 일반 우라르투 시민들에게도 중요한 숭배의 대상이었는데 도로와 수로 건설 등 모든 공사가 그의 이름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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