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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이집트

악의 신 아펩은 결코 패배하지 않는다. 잠시 물러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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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펩Apep(또는 아아펩Aapep, 아페피Apepi, 아포피스Apophis)은 고대 이집트의 어둠과 파괴와 악의 정령이었다. 태양신 라의 적으로써 아펩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사악한 힘이었다. 매일 밤 태양이 하늘을 가로질러 지하세계를 통과할 때마다 아펩의 포효 소리는 공기를 가르며 태양을 공격할 태세를 갖출 것이다. 아펩은 태초부터 존재한 것으로 인식되지만 이집트 중왕국(기원전 2040년 ~ 기원전 1782년) 시대까지는 그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다.

 

아펩은 태초의 혼돈에서 태어났다. 이집트 고왕국(기원전 2686년 ~ 기원전 2181년) 시대 말까지 아펩의 존재는 명확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신화학자들은 고대 이집트의 제1중간기(기원전 2181년 ~ 기원전 2040년)가 실제로 쇠퇴기였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왕조시대 이전의 것으로 보이는 도자기에 그려진 거대한 뱀이 바로 아펩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피라미드 문서와 같은 초기 문서들에 보이는 많은 뱀 신 또는 악마들은 악이나 혼돈을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아펩을 둘러싼 신화는 신왕국(기원전 1570년 ~ 기원전 1070년) 시대 동안 두아트와 같은 장례식 문서에서 주로 발전했다. 로마 시대 아펩은 ‘뱉어진 자’로 언급되었다. 즉 로마 시대 아펩은 네이트 여신의 침에서 태어난 것으로 간주되었다.

 

태양의 운행을 방해하고 있는 아펩. 출처>구글 검색

 

신화에 따르면 아펩은 위대한 창으로 그의 옆구리를 찔러 뱀(아펩)을 물리칠 세트를 제외한 태양신과 그의 추종자들 모두를 최면에 걸리게 할 수 있었다. 어떤 텍스트에서 아펩은 태양신 라의 범선을 그의 거대한 코일 즉 모래 언덕에 가두거나 지하세계의 물로 그를 압도할 것이다. 다른 텍스트에서 아펩은 세트(둘 다 모두 혼돈의 신)와 동일시되었고 주요 신들과 하급 신들이 포함된 신들 연합이 그를 방어할 것이다. 죽은 자들도 마아트(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아펩과 싸울 것이다. 아펩은 태양신을 삼켜버리겠지만 신들과 죽은 자들은 태양신이 탈출할 수 있도록 뱀의 배에 구멍을 뚫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아펩을 물리치지 못한다면 세상은 암흑에 빠질 것이다.

 

세트와 마찬가지로 아펩은 일식, 폭풍, 지진 등과 같은 설명할 수 없는 자연현상과도 관련이 있다. 세트와 아펩은 북쪽 하늘(고대 이집트인들이 춥고 어둡고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곳)과 연결되어 있었고 악마 여신 타웨레트와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세트와 달리 아펩은 항상 악의 추동력이었지만 그렇게 추론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아펩은 크기를 강조하게 위해 단단히 압축된 똬리를 틀고 있는 거대한 뱀으로 묘사되었다. 장례식 문서에서 아펩은 다양한 방식으로 절단되는 과정 속에서 등장한다. 람세스 6세의 무덤에는 뱀의 머리 위에 아펩이 삼킨 영혼을 상징하는 12개의 머리가 그려져 있는데 그들은 아펩이 파괴되었을 때 잠시 해방되었다가 다음 날 저녁 다시 갇히게 될 것이다. 많은 개인 무덤에 새겨진 묘사에서 하토르와 라는 칼로 거대한 뱀을 조각내고 있는 고양이로 변형된다. 아펩은 또한 많은 신전 그림에서 파라오의 공격을 받은 ‘악의 눈’으로 묘사되었다.

 

아펩은 ‘악마 도마뱀’, ‘세상을 에워싼 이’, ‘적’, ‘다시 태어난 뱀’ 등 다양한 별칭으로 알려졌다. 그는 숭배되지도 않았고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아마도 전능하다고 여겨진 유일한 신으로 인식되었다. 그는 어떤 영양분도 필요로 하지 않았고 결코 파괴될 수도 없었다. 다만 일시적으로 패배할 뿐이었다.

 

아펩은 산 자와 죽은 자를 잡아먹는 악마의 군대를 이끌었다. 이 악의적인 힘을 물리치기 위해 ’아펩을 물리치는’ 의식이 매년 라의 사제들에 의해 행해졌다. 라의 사제들은 아펩 조각상을 신전으로 가져와 불에 태웠다. 또는 절단된 뱀의 모형이나 파피루스로 만든 뱀을 태우기도 했다. 한편 아펩은 이집트인들에게 증오와 두려움의 대상이기도 했지만 힉소스 왕조(기원전 1700년경 ~ 기원전 1580년경 이집트를 지배한 왕조)의 통치자들은 그들의 대관식 이름으로 아펩의 이름을 선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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