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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기초를 닦은 신, 닌우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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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우르타Ninurta는 메소포타미아(수메르)의 신으로 전쟁, 농업, 뇌우, 쟁기 등과 관련이 있었다. 그는 혼돈에 대항하는 문명의 수호자로 여겨졌다. 닌우르타는 원래 남부 메소포타미아에서 숭배되었지만 나중에는 앗시리아 지배 하의 북부 메소포타미아 지역까지 확대되었다. 그는 앗시리아 제국이 멸망할 때까지 주요 신으로 남아 있었으며 그의 주된 상징은 쟁기였다. 닌우르타는 원래 고대 수메르에서 농업의 신으로 숭배되었다가 메소포타미아가 군사화되면서 전쟁과도 관련을 맺게 되었다. 그는 엔릴과 닌후르삭의 아들이었으며 니푸르, 기르수, 에리두 등 그의 숭배 중심지는 매우 광범위했다.

 

닌우르타는 농사와 쟁기와 전쟁의 신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앗시리아 제국 아래에서 닌우르타는 앗시리아의 수호신, 치유의 신뿐만 아니라 전쟁의 신으로써도 명성을 이어갔다. 몇몇 자료에 따르면 닌우르타는 앗시리아의 국가신 아수르Assur의 아들이었다고도 한다. 엔릴과 함께 아수르의 정체성을 암시하는 것 외에도 닌우르타가 앗시리아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신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일부 앗시리아 통치자들은 닌우루타를 자신의 이름에 추가하기도 했다. 앗시리아 제국 멸망 후 닌우르타는 일부 사람들에게 여전히 숭배되기도 했지만 급격하게 잊혀져 갔다.

신화에 따르면 문명 이전 아삭Asag이라고 불리는 흉측한 악마가 강물을 끓여서 모든 물고기를 죽게 했다고 한다. 아삭은 사나운 돌 전사 무리들을 동반했다. 이 악마 군대와 싸울 수 있는 유일한 자가 바로 닌우르타였다. 닌우르타는 아삭과 그의 돌 전사들을 물리치고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으로 물이 다시 흘러들어가게 했다. 또 강 주변에 돌 전사들을 이용해 둑을 쌓아 거대한 산을 창조했다고 한다.

이 신화는 저지대를 위협하는 산으로부터 온 적대적 창조물 돌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아삭 그 자체로 산과 결부되어 있었고 또 산과 정을 통했다고 한다. 이 신화는 메소포타미아 유역에 거주하는 사람들과 동쪽의 자그로 산맥 사람들 사이의 긴장을 반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신화는 또 문명의 수호신으로써 또는 적어도 잠재적 문명으로써의 닌우르타의 역할을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간 이전의 시대에 일어난 또 다른 신화로 산에서 사자 머리를 한 괴물 새 안주Anzu가 최고신 엔릴로부터 운명의 서판을 훔친 이야기가 있다. 운명의 서판을 가진 이는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공포에 질린 신들은 엔릴의 아들 닌우르타에 눈을 돌렸다. 신들의 바람대로 닌우르타는 안주를 물리치고 운명의 서판을 찾아 엔릴에게 되돌려 주었다. 비로소 우주의 질서가 회복되었다.

이 이야기는 질서와 문명에 맞선 혼돈이라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인들의 근본적인 주제를 보여주고 있다. 당시 자그로 산맥 사람들은 목축에 종사하고 있었고,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도시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에 메소포타미아인들에게 산은 질서와 문명의 도달 범위를 벗어난 영역이었다. 따라서 우주 질서에 대한 많은 위협들이 산에서 온다는 믿음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위의 두 이야기에서 닌우르타는 혼돈의 힘으로부터 우주와 문명을 지킨 전사로 묘사되었다. 아삭이라는 악마를 죽인 후 그는 인간들에게 유용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삭의 돌 전사들의 몸을 이용했다. 즉 아삭 신화는 닌우르타의 농업의 신으로써의 역할과 전쟁의 신으로써의 역할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이 신화들은 닌우르타가 후기 메소포타미아 역사에서도 여전히 숭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닌우르타는 보통 전쟁과 농업의 신으로 여겨졌다. 그는 가끔 저술의 신으로도 묘사되지만 그를 지혜의 신으로 여기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문명과 질서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는 닌우르타였다. 즉 닌우르타가 무질서한 세력을 물리쳤기 때문에 지혜의 축적이 가능했을 것이다. 메소포타미아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이 남아있는 것도 문명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한 닌우르타 덕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닌우르타는 샤루르라는 무기를 지니고 다녔는데 샤루르는 스스로 지혜를 발휘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닌우르타는 사자 머리로 장식된 쌍날칼 무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지만 자료에 따라서는 사자 머리를 한 천둥새 임두구드Imdugud의 형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닌우르타는 늘 젊은 전사의 모습이었으며 바빌로니아의 최고신 마르둑과 동일시되었을 수도 있다. 닌우르타 신전은 에파둔틸라E-padun-til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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