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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메소포타미아

네르갈은 어떻게 지하세계의 주인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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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네르갈Nergal은 지하세계의 통치자이면서 죽음의 신이자 전염병의 신이었다. 네르갈은 죽음의 아주 특별한 측면을 상징하는데, 그것은 외부의 환경에 의해 가해진 죽음이라는 것이다. 그가 전쟁의 신일 뿐만 아니라 전염병과 역병의 신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네르갈의 호전적인 특징 때문에 그를 닌우르타Ninurta, 자바바Zbaba와 같은 전쟁 신과 동일시하기도 한다. 전쟁 신으로써 네르갈은 왕과 동행해 전쟁에 참여하고 적을 물리쳤다.

 

지하세계의 주인으로 전쟁과 역병의 신이었던 네르갈Nergal. 출처>구글 검색


네르갈이 가져온 죽음은 초자연적인 차원이었고, 질병은 종종 메소포타미아의 악마들에서 기인했다. 실제로 네르갈은 다양한 악마와 악의 세력을 지배했는데, 특히 악명 높은 것은 에라Erra 신화에서 죽음과 파괴의 대리인 역할을 했던 ‘일곱 신들’이었다. 악마, 질병 등과 네르갈의 관련성은 그를 액막이적 자실을 더욱 강화시켜 주지만 그러한 특징은 그를 지하세계의 신으로 귀속시키기도 한다. 후기 바빌로니아 시대 네르갈이나 에라 서사시가 부적의 일종으로 사용되었던 것은 액막이로써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다.

네르갈의 초기 화신은 초기 왕조 시대 메슬람태이아Meslamtaea로 지하세계의 신이었으며 주요 숭배지역은 쿠타였다. 구 바빌로니아 시대 이후 네르갈은 셈 족 죽음의 신 에라Erra와 동일시되었다. 엔릴Enlil과 닌릴Ninlil 또는 벨렛-일리Belet-ili의 아들이었던 네르갈에게는 몇 명의 배우자가 있었다. 비 수메르 태생으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라스Las, 비교적 하급 신으로 분류되었던 맘마Mamma(마미Mammi 또는 마미툼Mammitum이라고도 한다), 인안나(바빌로니아의 이슈타르)의 수행신 닌슈부르Ninshubur, 서셈 족 여신이었던 아드무Admu, 비교적 마지막 상대로 여겨졌던 에레쉬키갈Ereshkigal 등이 있었다.

네르갈과 에레쉬키갈 신화에 따르면 에레쉬키갈은 지하세계의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었는데, 네르갈은 에레쉬키갈의 시종 남타르Namtar를 불쾌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 위해 에레쉬키갈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네르갈은 온갖 지하세계의 음식들로 에레쉬키갈의 유혹을 받았지만 무사히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에레쉬키갈의 구애는 끈질겼고 끝내 그녀의 유혹에 넘어간 네르갈은 에레쉬키갈과 함께 공동으로 지하세계를 통치하게 되었다. 네르갈은 사실 거의 반강제로 지하세계의 신이 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 신화는 고대 바빌로니아 시대의 북부 및 남부 메소포타미아 전통들을 의도적으로 조화시키려는 시도를 반영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쿠타는 네르갈 숭배의 중심지였으며 딜바트, 이신, 라르사, 니푸르, 우르, 우룩 등에서도 네르갈 숭배의 흔적들이 발견되고 있다. 그는 사자 머리로 장식된 쌍날 무기를 지니고 수염을 기르고 땅에서 나오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에메쉬람에 네르갈의 신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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