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여호의 신화가 있는 풍경 :: 인안나, 현대 페미니즘의 우상이 되다

아카드 제국 인장에 그려진 이슈타르(수메르의 인안나). 출처>구글 검색

인안나(Inanna)는 아카드의 이슈타르(Ishtar)와 동일한 여신으로 아침이나 저녁 별과 관련이 있다. 인안나는 독립적이고 힘이 있는 관능적인 여신이기도 했지만 가부장적 지배를 받는 어린 소녀이기도 했다. 또 인안나는 남성적 특징과 여성적 특징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인안나는 원래 식물의 신으로 숭배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안나는 메소포타미아인들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하늘의 여왕’이라는 지위로까지 격상되었다. 인안나 숭배는 기원전 4000년~기원전 3100년 경 이라크의 고대 도시 우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안나의 하강’과 같은 신화들은 인안나의 특징을 그녀를 기리는 의식으로 이어진다. 인안나와 두무지의 신성한 결혼식은 대지에 풍요를 가져다 주기 위해 추분에 거행되었다. 축제에서 왕과 신부(두무지와 인안나)는 신들의 성적 결합을 통해 재연될 것이다. 이런 성적 결합은 상징적일 수도 있지만 아마도 실제적인 성적 결합이 될 수도 있다.

 

길가메쉬와 엔키두, 지하세계가 언급된 서사시에 나타난 초기 창조 신화에서 인안나는 어린 소녀로 등장한다. 인안나는 유프라테스 강 강둑에서 훌루푸(Huluppu) 나무를 발견하고 장엄한 나무에서 왕좌를 만들고 싶어 한다. 그녀는 자신의 정원에 훌루푸 나무를 옮겨 심었지만 나중에 이 나무가 사악한 존재들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 사악한 존재들은 다름 아닌 뱀과 릴리투(Lilitu, 유대 신화에서 릴리트의 초기 버전으로 알려진 여성 악마), 주버드(Zu-bird, 흑조로 상징되는 악마 새)였다. 인안나는 정신이 혼미해져 동생 길가메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길가메쉬는 뱀을 죽이고 릴리투와 주버드는 훌루푸 나무에서 추방시킨다. 길가메쉬와 그의 친구들은 훌루푸 나무를 베어 인안나의 왕좌와 침대를 만들었다.

 

인안나와 엔키 신화에서 여신은 최고신 엔키에게서 운명의 서판인 메(Meh)를 훔친다. 그녀는 엔키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하고 운명의 서판을 훔친다. 인안나는 그녀의 도시인 우룩으로 도망갔다. 운명의 서판 메는 강력한 도구로 문명을 만드는 사회제도, 종교적 관습, 법률, 매춘, 승리, 진실, 글쓰기 등 인류의 모든 측면을 포함하고 있었다. 운명의 서판을 손에 쥐게 된 인안나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고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

 

인안나의 하늘 신화에서 정원사 수칼레투다(Sukaletuda)는 인안나의 적수로 등장한다. 그는 형편없는 정원사로 그가 관리하는 모든 식물들이 다 시들시들 죽어간다. 그늘을 만드는 거대한 포플러 나무만이 살아남았을 뿐이다. 인안나는 그 러블리한 나무를 발견하고 그 아래서 낮잠을 청하기로 했다. 정원사 수칼레투다는 잠자는 여신의 아름다운 얼굴에 마음을 빼앗기고 만다. 그는 인안나가 자고 있는 동안 아름다운 여신을 범하고 만다. 잠에서 깬 여신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고 수칼레투다를 찾아 나선다. 인안나는 그 땅에 역병의 저주를 퍼부어 사람들이 그 악인을 드러내게 만든다. 수칼레투다의 거듭되는 애원에도 불구하고 인안나는 그의 범죄에 대한 대가는 죽음이라고 결정한다.

 

인안나는 수메르 신화에서 매우 중요한 신 중 하나다. 인안나는 엔키, 닌후르삭, 난나, 안, 엔릴, 우투와 함께 그 뒤를 이을 많은 신들의 기초를 형성한 7대 신 권력의 일부를 형성한다. 그녀의 부모는 하늘의 신 안이라고도 하고 달의 신 난나라고도 한다. 인안나는 또 지하세계를 지키는 신 에레쉬키갈과 자매 지간이며, 두무지의 배우자이기도 하다.

 

도상학에서 사랑의 여신 인안나는 풍요와 생식을 나타내기 위해 문설주나 갈대 다발로 묘사된다. 그녀는 종종 벌거벗은 인간의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 전쟁의 여신으로써 그녀는 어깨에 무기를 매고 전투용 갑을 입고 나타나기도 한다. 인안나는 또 그녀의 용기와 용맹을 반영한 사자 옆에 있거나 사자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기원전 1792년에서 기원전 1750년 사이 바빌론의 함무라비 왕이 통치하기 전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의 여성의 지위는 남성과 동등했다. 수메르 판테온의 인안나는 당시 이런 시대적 분위기를 가장 잘 반영해 주는 예일 것이다. 그녀의 존재는 시간이 흐르면서 고대 근동 지역으로 전해지게 되었고 이슈타르(Ishtar)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안나는 세계 각 신화의 많은 여신들과는 달리 남성 신으로 대체되지 않음으로써 가부장적 남성중심사회를 극복했다. 이런 이유로 인안나는 현대 페미니즘의 우상이 되었다.

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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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bonlivre.tistory.com BlogIcon 봉리브르 2019.07.01 07:39 신고

    남성 신으로 대체되지 않은
    인안나 여신이군요.
    현대 페미니즘의 우상이기도 하구요.

    잘 읽고 갑니다.
    신화에 관한 지식이 하나씩 쌓여가네요..^^

  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kangdante.tistory.com BlogIcon kangdante 2019.07.01 08:53 신고

    하늘의 여왕 인안나는 흥미로운 신이군요
    잘 보고 갑니다
    오늘도 여유로운 하루되세요.. ^^

  3.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www.tokyodomin.com BlogIcon 도쿄도민 2019.07.01 09:07 신고

    신화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알게 되어 참 재미있습니다.

  4.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moon104308.tistory.com BlogIcon 문moon 2019.07.01 09:53 신고

    인안나에 대해 배워가네요. ^^
    좋은 하루 되세요~

  5.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impresident.tistory.com BlogIcon 절대강자! 2019.07.01 10:28 신고

    신화에 관한 지식이 아주 해박하신듯 합니다. 부럽...
    저는 들어도 자꾸 까먹는데... ㅠ.ㅠ
    잘 보고 갑니다.

  6.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xuronghao.tistory.com BlogIcon 공수래공수거 2019.07.01 10:34 신고

    현대 페니미즘의 우상이로군요^^

  7.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chamstory.tistory.com BlogIcon 참교육 2019.07.01 13:41 신고

    여가여호님 빨리 출판하셔야겠습니다.
    이 좋은 자료들을 국가별 시대별로 나누어 여러사람이 함ㄲ ㅔ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8.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gimpoman.tistory.com BlogIcon 지후니74 2019.07.01 15:58 신고

    다른 신화에서도 보기 드문 여신입니다. 당시 시대상의 반영이었을까요?

  9.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jongamk.tistory.com BlogIcon 핑구야 날자 2019.07.01 17:48 신고

    신화에 대한냐용은 언제 들어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즐거운 하루 잘 마무리 하시길 빕니다.

  10.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onion02.tistory.com BlogIcon 까칠양파 2019.07.01 18:59 신고

    인안나는 가부장적 남성중심사회를 극복했으니, 현대 페미니즘의 우상은 당연지사인 거 같네요.ㅎㅎ

  11.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enomoosiki.tistory.com BlogIcon 행복사냥이 2019.07.01 21:30 신고

    신화이야기는 언제나 재미 있네요.^^ 잘 보고 갑니다.

  12. addr | edit/del | reply Favicon of https://perfume700.tistory.com BlogIcon 아이리스. 2019.07.02 17:05 신고

    인안나는 여성적 특징과 남성적 특징을 가진 강력한 신이였네요..
    현대 페미니즘의 우상이 될만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