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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신화와 전설/AF-이집트

네프티스(Nephthys), 동생의 남편을 사랑하다

네프티스와 세트. 그들은 남매이면서 부부였다. 출처>구글 검색

네프티스(Nephthys)는 고대 이집트 판테온에서 대지의 신 게브와 하늘의 여신 누트 사이에서 태어난 네 번째 자식이었다. 그녀는 헬리오폴리스 아홉 명의 주요 신 그룹인 엔네아드의 일원이었다. 엔네아드(Ennead)는 태초의 신인 아툼과 그의 자손들로 아툼, 슈, 테프누트, 게브, 누트, 오시리스, 이시스, 세트, 네프티스를 말한다. 주요 여신으로서의 네프티스의 위상과 영향력은 이집트 왕조가 끝날 때까지 지속되었다. 네프티스는 죽음을 이행하는 여신이었다. 조금은 무섭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녀는 시신을 지키면서 유가족들을 위로해주는 역할도 했다. 네프티스는 ‘집안의 여인’이라는 뜻이지만 주부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녀는 신전과 하늘의 최고 여사제였다.

 

태초의 신 아툼이 스스로 창조된 후 그는 대지의 신 게브와 하늘의 여신 누트를 창조했다. 또 게브와 누트는 오시리스와 이시스, 세트, 네프티스 그리고 문서에 따라서는 호루스라는 다섯 명의 이집트 주요 신들의 부모였다. 네프티스의 주요 역할은 죽은 자들의 영혼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또 가끔 장례식을 주관하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에는 ‘네프티스의 매’라고 부르는 죽은 자들의 문상객을 챙기는 전문적인 직업이 있었다. 네프티스의 이미지는 심지어 투탕카문의 무덤에도 있었다. 그녀는 아마도 그곳에서 투탕카문의 영혼을 지키면서 그를 사후세계로 인도했을 것이다.

 

네프티스는 또 다른 역할은 단지에 보관되어 있는 방부처리된 폐를 지키는 것과 그녀의 조카인 호루스를 돌보는 것이었다. 놀랄 것도 없이 고대 이집트 신들 사이에 흔히 있었던 것처럼 네프티스도 그녀의 오빠인 세트와 결혼했다. 한편 오시리스도 여동생인 이시스와 결혼했다. 세트는 불임 사막을 상징했으므로 네프티스는 아이를 낳을 수 없었다. 아기를 간절히 원했던 네프티스는 언니 이시스로 변장해 와인을 들고 오시리스를 찾아가 침대 속으로 유혹했다. 이렇게 해서 낳은 아들이 바로 미라의 신 아누비스(Anubis)였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꽃으로 치장하곤 했는데 술에 취한 오시리스가 밀회를 즐기고 나오면서 꽃을 떨어뜨렸다. 이 꽃 때문에 세트는 아내의 불륜을 알 수 있었다.

 

세트의 오시리스에 대한 질투는 날로 심해졌다. 오시리스처럼 백성들의 존경을 받고 싶었고 무엇보다 아내와의 불륜에 대한 복수를 원했다. 특히 그는 왕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세트는 자신을 괴물로 변신시켜 오시리스를 살해하고 시신을 조각 내어 여기저기에 버리고 말았다. 드디어 세트는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왕이 되었다. 그러나 남편을 잃은 이시스는 망연자실했고 남편의 시신을 찾기 위해 방방곡곡을 돌아다녔다. 네프티스도 그런 동생이 너무 안타까워 이시스와 동행했다. 그들은 조각조각 버려진 오시리스의 시신을 찾아 다시 결합하고 마법을 이용해 생명을 불어넣었다.

 

이 때 잠시 부활한 오시리스와 이시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바로 호루스(Horus)였다. 호루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끊임없이 삼촌인 세트와 대결했고 결국 최후의 승리자가 되어 이집트의 왕이 되었다.

 

네프티스는 죽은 사람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시스의 마법적 상대일 뿐만 아니라 신성한 새 벤누(Bennu)의 수호신이었다. 벤누는 헬리오폴리스에서 숭배된 창조신화의 중심 존재였으며 태양신 라와 연관되어 있었다. 후에 그리스에서 벤누는 불사조로 불렸다.

 

네프티스가 고대 이집트인들을 사후세계로 인도하는 데 사용했던 마법의 주문은 ‘죽음의 서’에 기록되어 있다. 네프티스는 아마 건강과 인생, 결혼을 주관했던 동생 이시스 만큼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네프티스는 이시스만큼 아름다웠으며 파라오가 살아있는 동안 그리고 죽은 후에도 파라오를 보호했다고 한다. 네프티스(Nephthys)는 그리스식 이름으로 원래 이집트 이름은 네브후트(Nebhut)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