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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노아의 방주'의 그리스 버전 '데우칼리온과 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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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이야기는 신화에서 단순히 홍수 이야기만은 아니다. 거기에는 많은 다른 이야기들이 혼합되어 있다. ‘데우칼리온과 피라이야기는 노아의 방주의 그리스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구약성서>에서처럼 그리스 버전 노아의 방주도 홍수는 인간을 벌주기 위한 수단이었다.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는 황금 시대, 은의 시대, 구리의 시대, 영웅의 시대, 철의 시대 등 다섯 시대가 있었다. 황금 시대는 티탄 족 크로노스가 통치했던 시대로 풍요와 미덕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 황금 시대도 크로노스의 자식 세대에 의해 종말을 맞이했다. 제우스를 비롯한 올림포스 신들이 아버지 세대인 티탄 족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은의 시대를 열었다


 데우칼리온과 피라. 출처>구글 검색


은의 시대는 황금 시대에 비해 화려하지 못했다. 인간들이 신들에게 무례하게 굴기 시작한 것이다. 올림포스의 주인 제우스는 신들에게 불경했던 인간들을 멸망시켜 지하세계로 보냄으로써 은의 시대를 마감했다. 대신 제우스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창조했다. 구리의 시대 인간들은 매우 강하고 공격적이었다. 그들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었다. 그들은 전쟁의 신 아레스를 숭배했으며 적들의 심장을 먹었으며 결국에는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었다.

 

구리의 시대 포악한 인간들을 벌주기 위해 제우스가 보낸 자연재해가 바로 홍수였다. 대홍수로 인류가 멸망한 이후 영웅의 시대가 도래했다. 트로이 전쟁이 바로 이 시대였다. 이 기간 동안 위대한 영웅들이 출현했고 이들은 죽은 후에 엘리시온 들에서 영생을 누렸다.  

 

드디어 영웅의 시대가 지나고 제우스는 철의 시대를 창조했다. 이 시대도 기존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파멸할 운명이었다. 그래서 파멸의 운명을 막기 위해 이 시점에서 제우스는 세상을 새로 창조하게 될 것이다.

 

헤시오도스가 제시한 인류 역사의 다섯 단계 중 구리의 시대에서 영웅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에 노아의 방주의 그리스 버전인 데우칼리온과 피라 이야기가 등장한다.

 

데우칼리온은 아버지이자 티탄 족 신이었던 프로메테우스의 경고에 따라 방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프로메테우스의 경고란 제우스가 구리의 시대 불경한 인간을 벌주기 위해 대홍수를 보낸다는 것이었다. 데우칼리온은 그의 사촌이자 아내인 피라(프로메테우스의 동생인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 사이에서 태어난 딸)9일간의 대홍수에서 살아남아 파르나소스 산에 정착했다.

 

세상에 단 둘만 남은 데우칼리온과 피라 부부는 그들의 외로움을 달래줄 더 많은 인간들을 원했다. 그들의 간절한 바람에 티탄 족 예언의 여신이었던 테미스가 애매한 해답을 내려 주었다. 그들의 갈비뼈를 등 뒤로 던지라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데우칼리온과 피라 부부는 테미스의 신탁을 해석할 수 있는 지혜가 있었던 모양이다. 테미스가 말한 갈비뼈란 이고 등 뒤로 던지라는 말은 어머니 대지에 던지라라는 뜻이었다. 그들은 해석한 대로 실행했고 데우칼리온이 던진 돌은 남자가, 피라가 던진 돌은 여자가 되었다고 한다.

 

데우칼리온과 피라는 자손들을 번성시키며 테살리아 지방에 정착하게 되었다. 그들에게는 헬렌과 암피크티온이라는 두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특히 헬렌은 그리스인의 조상이 되었다. 즉 헬렌은 아이올리안인의 조상 아이올로스와 도리아인의 조상 도로스와 크수소스의 아버지였고 또 크수소스는 아카이아인의 조상 아케오스와 이오니아인의 조상 이온을 낳았다.

 

그리스인을 통칭하는 헬레네스헬렌의 후손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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