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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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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의 신에서 비극의 주인공으로, 헤카테 그리스 신화에서 헤카테Hecate는 주로 마법, 마술과 관련 있는 여신이었다. 헤카테의 영향력 범위 또한 달과 밤, 교차로, 영혼 그리고 마술과 관련이 있었다. 매우 강력한 여신이었음에도 헤카테는 으뜸 신 범주에는 속하지 못했다. 그녀와 관련된 신화 또한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카테는 ‘페르세포네의 납치’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신화에서 가령 한 손에 타오르는 불꽃을 들고 있는 헤카테의 전형적인 상징이 유래한다. 헤카테는 제2세대의 티탄 신족이었던 페르세스와 아스테리아의 딸이었다. 한편 신화에 따라서는 그녀가 제우스와 헤라 또는 제우스와 페라이아의 딸이라는 설도 있다. 레토 또는 타르타로스의 딸이라는 주장도 있다. 어쨌든 헤카테는 원래 그리스 판테온의 여신이 아니었다. 헤카테 ..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양산백과 축영대 인류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아니 우주 어딘가에 둥지를 틀고 사는 한 삶의 영원한 주제 가운데 하나는 분명 사랑일 것이다. 사랑은 인류를 존재하게 하는 근원이다. 좁게는 남녀간의 사랑에서부터 가족간의 사랑, 동료간의 사랑 더 나아가 나라간 사랑까지. 그렇다고 사랑이 이름 그대로 아름다울 때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랑은 때로 갈등과 분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랑 때문에 웃기도 하고 사랑 때문에 울기도 한다. 사랑에는 희극과 비극이 공존한다. 오히려 비극적인 사랑에 카타르시스를 더 느끼기도 한다. 세익스피어의 희곡 이 그렇다. 사실 세익스피어가 을 쓰기 전부터 또 그 이후에도 사랑의 비극은 결코 드물지 않은 삶의 풍경 중 하나다. 세익스피어가 문학적으로 승화시켰을 뿐. 중국에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오이디푸스 왕과 박근혜 오이디푸스 왕/소포클레스(Sophocles, B.C 496~B.C 406, 그리스) 지음/황문수 옮김/범우사 펴냄 2017년 3월10일은 현재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결코 잊지 못할 날로 기억될 것이다. 헌법재판소 이정미 재판관이 말한 이 한 문장 때문이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되었다. 촛불 민심의 승리라고들 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박근혜 탄핵은 민주주의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의 산 교육장이었다. 대통령도 헌법을 지키지 않으면 탄핵될 수 있다는 것을 눈 앞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적인 사건임을 부인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대다수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사저로 ..
왜 불륜과 비극의 장소로 물레방아였을까 물레방아/나도향/1925년 바야흐로 프로야구의 계절이다. 올해는 창원을 연고로 한 제9구단 NC 다이노스까지 합세해 꿈의 양대 리그가 현실화되고 있으니 야구팬들에게는 희망 부푼 한 시즌이 될 것이다. 필자도 이런 부류 중 한명이다. 1982년 여섯 개 구단으로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만큼이나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응원문화도 한층 성숙해졌다. 남성 일색이던 초창기와 달리 지금은 야구장을 찾는 여성들의 수도 만만찮게 늘어나고 있다. 야구장 여기저기서 벌어지던 추태는 거의 자취를 감췄고 직장인들은 회식장소로 야구장을 이용하기도 한다. 각자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희비가 엇갈릴 때마다 애교섞인 다툼을 하는 어느 커플은 모 야구장의 명물이 되었다. 한때 ..
분단이 잉태한 또 하나의 수난 이대 이원규의 /1987년 이원규의 소설 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하근찬의 소설 (1957년)를 떠올리게 된다. 일제 강점기 말기 징용에 나가 한쪽 팔을 잃은 아버지 만도, 만도의 아들 진수는 한국전쟁에서 한 쪽 다리를 잃게 된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도가 아들 진수를 업고 건너는 마지막 대목에서는 서로의 팔과 다리가 되어 살아갈 수 밖에 없는 부자의 현실에 가슴 찡한 감동이 몰려온다. 가 수난의 원인이 전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서로 다른 시대에 의한 피해자들인데 반해 은 고착화된 분단이 만들어낸 비극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그 비극이 대물림된다는 점에서 와는 또 다른 형태의 비극을 보게 된다. 2011년 12월25일 광주고법에서는 의미있는 재판이 열리고 있었다. 납북 어부 간첩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
세 친구의 기막힌 이별과 어색한 재회 문순태의 /1985년 문순태의 은 최인훈의 을 떠올리게 한다. 해방 후 만주에서 귀국한명준은 월북한 아버지로 인해 경찰서로 끌려가 고문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현실에 눈을 뜨게 된 명준에게 남한의 현실은 타락했고 인간적 확증을 확신하며 살 수 없는 땅에 불과했다. 결국 인천에서 배를 얻어 타고 월북을 감행한 명준은 북한에서 아버지의 도움으로 노동신문 기자가 된다. 그러나 북한 사회 또한 그에게는 기계적 관료 사회에 불과할 뿐 인간이 인간됨을 느끼며 살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결국 그는 한국전쟁 중에 포로가 되고 남한도 북한도 아닌 중립국을 선택하게 된다. 최인훈의 은 명준이 인도로 가는 배 위에서 딸의 환영을 보고 바다에 자살하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문순태의 에서 의 명준과 같은 선택을 한 인물이 ..
결코 유쾌할 수 없는 희극, 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세익스피어의 /1596년 햄릿, 리어왕, 오셀로, 멕베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문학의 주인공이자 희곡 제목이기도 하다. 일명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으로 꼽히며 세익스피어 문학의 최고 걸작들이라고 할 수 있다. 세익스피어는 비극적 운명을 맞이하는 주인공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해 있는 다양한 심리를 통찰해 보려고 시도했다. 비극이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에 대한 새로운 성찰을 시도했던 세익스피어는 당시 유행하던 희극에 식상해 하는 대중들의 심리를 제대로 꿰뚫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세익스피어가 비극에만 몰두했던 것은 아니다. 세익스피어는 살아 생전에 전체 37편의 희곡을 남겼다. 그 중에는 많은 희극들도 존재하는데..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3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 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 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 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殿)하는 프로메테우스. - 윤동주의 [간] - 저항시인 윤동주와 목에 맷돌을 달고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오버랩되는 시다. 프로메테우스는 압제에 저항하는 의지의 상징이다. 그리스 신화를 읽어본 독자라면 윤동주가 그의 시에 프로메테우스를 끌어들인 절박한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메테우스는 어떻게 저항의 상징이 되었을까?. 그리고 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