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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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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과 카산드라, 누가 국민을 카산드라로 만드는가 재정 위기를 필두로 시작된 그리스 경제 위기 당시 두 명의 전직 장관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한 명은 2001년 연금 개혁안을 내놓았다가 여야 모두의 비난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타소스 야니치스 전 노동장관이었고 또 한 명은 야니치스 노동장관의 개혁안을 유일하게 찬성했던 알레코스 파파도풀로스 전 재무장관이었다. 이들은 오래 전부터 그리스의 경제 위기를 예견하고 기득권층의 희생을 전제로 한 개혁안을 내놓았지만 동료 정치인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였고 심지어는 심한 구타와 욕설까지 들어야 했다. 이들의 예견을 무시했던 그리스 정부는 경제 위기의 긴 나락으로 추락했고 세계 언론은 이 두 전직 장관을 ‘카산드라 정치인’이라고 불렀다. 비단 그리스의 이 두 정치인만 카산드라일까? 세월호 참사와 경주 지진을 겪..
아폴론과 다프네, 월계수가 된 사랑 【그리스 신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마라톤이다. 마라톤 우승자에게는 명예와 영광의 상징인 월계관을 씌워준다. 흔히 월계관은 월계수 잎으로 만든 것으로 생각하나 고대 그리스 올림픽 제전에서는 올리브 가지를 엮어 월계관을 만들었다. 월계수 잎으로 월계관을 만들어 승리자에게 씌워준 것은 고대 그리스의 피티아 제전이었다. 제1회 아테네 올림픽에서는 올리브 가지로 월계관을 만들었지만 그 이후 올림픽에서는 그 지역의 생태계에 맞는 식물로 월계관을 만든다고 한다. 가령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기정 선수가 쓴 월계관은 참나무 가지로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계관이 상징하는 명예와 승리의 의미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월계관이 이런 의미를 갖는 데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아폴론..
프로메테우스는 어떻게 저항의 상징이 되었을까? [그리스 신화]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위에/습한 간(肝)을 펴서 말리우자./코카서스 산중(山中)에서 도망해 온 토끼처럼/둘러리를 빙빙 돌며 간을 지키자./내가 오래 기르는 여윈 독수리야!/와서 뜯어 먹어라, 시름없이/너는 살찌고/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거북이야!/다시는 용궁(龍宮)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푸로메디어쓰 불쌍한 푸로메디어쓰/불 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끝없이 침전(沈澱)하는 푸로메드어쓰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저항시인이었던 윤동주의 시 '간'은 조선의 식민지화를 보고 시인 자신의 희생적인 모습을 묘사해 양심의 회복을 노래하고 있다. 시 '간'에 담긴 윤동주의 저항의식은 '푸로메드어쓰'로 형상화된다. 푸로메드어쓰는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Prometheus의 시 창작 당시의 표기법이다..
에우리노메와 오피온은 왜 그리스 신화에서 잊혀졌을까? 【그리스 신화】태초에 우주는 혼돈Chaos이라 불리는 허공만이 존재했다. 그리스 신화의 시작은 이 혼돈의 허공 속에서 창조의 힘이 출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그리스 신화에서 흔히 알고 있는 창조의 힘이 바로 지모여신地母女神 가이아Gaia다. 크로노스Kronos와 제우스Zeus를 비롯한 올림포스의 신들은 그 계보가 모두 가이아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여러 고대 그리스 문헌에 따르면 가이아 말고도 또 다른 창조의 힘 즉 창조신이 등장한다. 물론 현재 그리스 신화에서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 신화의 또 다른 버전에는 가이아에 해당하는 창조의 여신 에우리노메Eurynome가 등장한다. 에우리노메는 태초의 뱀 오피온Orphion과 결합해 세상을 창조했다고 한다. 하지..
세월호는 레테의 강을 건너지 않는다. 입동/김애란(1980~)/2014년 그리스 신화에는 죽음의 신 하데스가 지배하는 저승으로 가는 길에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이 등장한다. 인간이 죽으면 아케론, 코키토스, 플레게톤, 스틱스, 레테라는 이름의 다섯 강을 건너 영혼의 세계에 안착하게 되는데 각각의 강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케론을 건너면서 망자는 죽음의 고통을 씻어낸다. 뱃사공 카론의 배로 아케론을 건너면 코키토스라는 통곡의 강을 건너야 한다. 이승에서의 시름과 비통함을 내려놓기 위해서다. 망자가 건너야 할 세 번째 강은 불의 강 플레게톤이다. 망자는 플레게톤을 건너면서 아직도 남아있을 이승에서의 감정들을 불에 태워버릴 수 있다. 플레게톤을 건너면 무시무시한 스틱스가 기다리고 있다. 스틱스는 신들도 무서워할 정도로 위엄을 갖추고 있다. 신들..
이지스함을 '신의 방패'라고 부르는 이유 1조원을 들인 이지스함이 소음이 커 적의 기뢰나 어뢰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이 납품받은 이지스함은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유성룡함으로 가변추진기(프로펠러)에서 기준치 이상의 소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지스함의 프로펠러가 수중소음발생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실전에 배치했다는 것이다. 요즘 공직사회의 각종 비리들이 ‘○○ 마피아’란 이름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군의 핵심전략인 이지스함 도입에도 이런 하자가 있었고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실전에 배치했다는 것은 어느 분야보다 그 심각성이 더 크지 않을 수 없다. 이지스함은 기존의 대형 전투함에 미국에서 개발한 최신예 해상전투 체계인 이지스 시스템을 장착한 해군 군함으로 각국이 도..
당신의 아킬레스건은 안녕하십니까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몸짓은 무엇일까? 가차없이 리듬체조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긴 다리와 큰 눈, 작은 얼굴 등 신체조건 때문에 서양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리듬체조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최고의 흥행종목이었다. 바로 손연재 선수 때문이었다. 다소 과장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매트 위에만 올라서면 천상에서 날갯짓 하는 한 마리 새가 따로 없다. 어디 한 구석 예쁘지 않고 귀엽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TV에 공개된 손연재 선수의 발은 반전도 이런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슈즈를 벗은 발 사진에서 발톱은 모두 빠져 있고 발가락은 모두 휘어져 있었다. 그러면서 발목이나 아킬레스건은 부상을 달고 사는 편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세상에 공짜로 주어..
드라마 속 '피노키오 증후군', 실제로 있다 요즘 피노키오가 화제다.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Carlo Collodi )가 1883년 발표한 동화 는 소목장인 제페토 할아버지가 장작을 깎아서 작은 인형을 만들어 ‘피노키오(Pinocchio)’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피노키오는 말썽꾸러기로 어느 날 제페토 할아버지가 옷을 팔아서 사준 책을 끼고 학교에 가다 인형놀이를 구경하게 되는데 인형놀이 주인이 피노키오를 불쌍하게 여겨 금화 다섯 닢을 준다. 피노키오는 이 금화로 집에 돌아오는 도중 고약한 여우와 고양이의 꼬임에 빠져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등 온갖 모험을 겪는다. 특히 거짓말을 하면 피노키오의 커가 길쭉하게 늘어난다는 설정은 웃음과 함께 동화 의 가장 중요한 교훈이기도 하다. 원작은 이다. 드라마 속 ‘피노키오 증후군’은 가상의 설정 최근 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