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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토성의 위성 미마스와 거인족 미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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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 미마스(Mimas)는 1789년 9월 17일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이 처음 발견했다. 1980년 보이저 1호와 2호가 직접 촬영하기 전까지 천문학자들에게 미마스는 작은 점에 불과했다. 시간이 흘러 2017년 토성 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미마스 사진에는 거대한 멍자국이 있어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 멍자국은 바로 크레이터로 오래전 다른 천체와의 충돌로 생긴 패인 자국을 말한다. 미마스의 지름이 396km인데 가장 큰 크레이터의 폭이 무려 130km에 달한다고 하니 충돌 당시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미마스 모양이 구형이라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에 따르며 천체 지름이 최소 500km는 넘어야 자체 중력으로 공 모양이 된다고 한다.

 

토성의 위성 미마스. 출처>구글 검색

 

분화구로 덮인 미마스는 토성의 주요 위성 중 가장 작고 가장 안쪽에서 토성으로부터 18만 6000km의 궤도를 22시간 37분 주기로 공전한다. 미마스의 낮은 밀도는 이 행성이 거의 대부분 얼음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미마스는 달이 지구 궤도를 공전할 때와 마찬가지로 토성을 향해 같은 면을 유지한다. 미마스 표면의 대부분은 지경이 최대 40km 이상인 충돌 분화구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미마스의 남극 분화구는 직경이 20km 이하로 이는 미마스의 다른 부분보다 늦게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흥미롭게도 엔켈라도스(Enceladus. 토성의 10개 위성 중 하나. 그리스 신화에서 아테나가 던진 돌에 맞아 죽은 거인)의 남극 지역은 이 행성 간헐천의 원천으로 보인다.

 

미마스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발견자의 이름을 딴 허셀(Herschel)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충돌 분화구이다. 이 분화구는 미마스 표면을 가로질러 1/3 정도 뻗어 있어 마치 ‘스타워즈’에 나오는 죽음의 별 데스 스타처럼 보인다. 허셀 분화구는 지금이 130km이며 외벽 높이는 5km, 중앙 봉우리 높이는 6km이다. 이 분화구를 만든 충돌의 충격은 미마스를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력했을 것이다. 허셀 충돌로 인한 충격파로 인해 미마스 반대편에 카스마타라고 불리는 균열이 생겼을 수 있다. 미마스가 토성에 더 가깝고 엔켈라도스보다 훨씬 더 길쭉한 궤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미마스가 얼어붙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수수께끼이다. 이는 미마스가 엔켈라도스보다 더 많은 조석 가열(조석 굴곡 과정에 의해 일어나며 자전/공전 에너지가 행성이나 위성에 열로써 방출되는 현상)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엔켈라도스가 내부 열을 암시하는 간헐천을 보여주는 반면 미마스는 태양계에서 가장 무거운 분화구 표면 중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된 얼어붙은 표면을 암시한다.

 

기간테스와 올림포스 신들간의 전쟁 기간토마키아. 출처>구글 검색

 

이런 토성의 위성 미마스(Mima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신화에 나오는 미마스는 티탄족과 올림포스 신들 사이의 전쟁에서 아레스(로마 신화의 마르스)에 의해 살해된 거인이었다. 심지어 그가 죽은 뒤에도 뱀이었던 미마스의 다리는 복수를 외치며 아레스를 공격했다. 토성의 위성 미마스는 발견자인 윌리엄 허셜의 아들인 존 허셜이 지은 것으로 천문학자들은 미마스가 토성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에 ‘토성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미마스는 거세된 우라노스의 피에서 태어난 가이아의 자손인 기간테스 중 하나였다. 기원전 2세기경에 활동한 그리스 신화작가 아폴로도로스에 따르면 미마스는 거인족과 올림포스 신들간의 전쟁인 기간토마키아 중에 헤파이스토스가 자신의 대장간에서 가져온 붉게 달군 무기를 맞고 죽었다. 에우리피데스(기원전 5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비극 작가)의 걸작으로 알려진 <이온>에서 합창단은 기원전 6세기 후반 델포이에 있는 아폴로 신전의 경이로움을 묘사하고 있으며 그곳에서 묘사된 기간토마키아는 무엇보다도 제우스가 그의 번개로 미마스를 재로 태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폴로니오스(기원전 3세기경. 알렉산드리아 태생의 그리스 학자)가 쓴 <아르고나우티카>와 5세기경에 활동한 알렉산드리아 태생의 로마 시인 클라우디아누스의 <기간토마키아>에서 미마스는 아레스에 의해 살해되었다.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의 시인인 호라티우스와 세네카도 다른 기간테스와 함께 미마스를 언급했다.

 

기원전 6세기 중반 리도스(Lydos. 아테네 시대 고대 그리스의 흑화식 도화가)가 기간토마키아를 묘사한 흑형 디노스(고대 그리스 기형의 하나) 조각에는 아프로디테가 창과 방패를 들고 기간테스와 싸우는 모습이 나와 있다. 이 거인의 이름이 미마스였다. 그는 나폴리 해안의 플레그레이아 제도의 프로키테 섬 아래에 묻혔다고 한다. 클라우디아누스는 미마스를 전쟁의 전리품으로 에트나 산 정상 근처의 숲에 있는 나무에 매달아 둔 무기를 소유한 패배한 거인 중 한 명으로 언급했다. 델포이에 있는 시프니아 트레저리(제단의 일종)의 북쪽 프리즈(방이나 건물의 윗부분에 그림이나 조각으로 띠 모양의 장식을 한 것)에 묘사된 기간토마키아의 미몬(Mimon)이라는 거인이 미마스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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