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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잉카

환경운동으로 발전한 잉카인들의 파차마마 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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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는 안데스 산맥에 화려한 도시 마추픽추를 비롯한 수많은 궁전과 신전을 건설한 잉카와 영원한 동의어지만 실제 잉카 사회는 콜럼버스 이전 긴 역사의 마지막에 불과했다. 잉카 제국(1200년~1532년)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짧았지만 모든 페루 역사 중에서 가장 잘 기록된 문명으로 남아 있다. 그 권력의 정점은 100년 남짓 지속되었지만 잉카 제국은 안데스 전역 즉 현재의 콜롬비아부터 칠레까지 5천6백 킬로미터가 넘는 광대한 영토를 지배했다. 정점에서의 잉카 제국의 영향력은 로마 제국의 그것보다 더 길었다.

 

잉카인들은 태양신 인티와 대지의 여신 파차마마 그리고 달, 천둥, 번개, 무지개 등을 모두 신으로 숭배하는 자연주의적이고 제의적인 민족이었다. 잉카 황제는 태양신의 직계 후손으로 여겨졌다. 안데스 산맥은 적어도 그들의 신앙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안데스는 신들이 사는 곳이자 7천 미터에 이르는 봉우리는 인간을 제물로 바치는 제단이었다. 잉카인들은 신성한 도시이자 잉카 제국의 수도인 쿠스코(그들은 타우안틴수유라고 불렀다)를 건설했다. 통치하는 주권자를 잉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한 표현이지만 오늘날 이 용어는 국민과 제국을 지칭하기도 한다.

 

다산의 여신 파차마마. 출처>구글 검색

 

파차마마(Pachamama)는 안데스 원주민들이 숭배하는 여신이다. 잉카 신화에서 파차마마는 대지의 어머니 유형의 여신이자 파종과 수확을 관장하고 산을 상징하며 지진을 일으키는 다산의 여신이다. 그녀는 또한 이 땅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의 창조력을 가지고 있는 항상 존재하며 독립적인 신이다. 파차마마는 케추아어로 ‘땅[Pacha]의 어머니[Mama]’라는 뜻이다. 그녀의 신전은 신성한 바위 또는 전설적인 나무의 줄기이며 예술가들은 그녀를 감자나 코카나무 잎을 수확하는 성인 여성으로 묘사한다. 네 가지 우주론적 케추아(안데스 토착민. 흔히 잉카족으로 알려짐) 원리 즉 물, 대지, 태양, 달의 기원이 바로 파차마마라고 한다. 사제들은 라마, 꾸이(기니피그), (카파코차 제의에 바치는)어린이 및 정교하고 작은 불탄 옷 등은 파차마마에게 제물로 바치지 않는다. 파차마마는 태양신 인티와 달의 여신 킬라 마마의 어머니이다. 킬라 마마는 인티의 아내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한 이후 그들은 그 지역의 원주민들을 카톨릭으로 개종시켰다. 종교적 혼합주의로 인해 많은 원주민들에게 성모 마리아의 모습은 파차마마의 모습과 연결되었다. 안데스 문화가 현대 국가를 형성하면서 파차마마의 모습은 여전히 자비롭고 관대한 어머니 자연의 현지 이름으로 여겨졌다. 21세기 남아메리카의 많은 원주민들은 이러한 고대 신앙을 바탕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사람들은 파차마마로부터 너무 많은 것들을 얻기 때문에 자연으로부터 너무 많은 것을 얻고자 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파차마마와 그녀의 아들 인티는 타우안틴수유로 알려진 지역에서 자비로운 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타우안틴수유는 타우안틴수유는 옛 잉카 제국의 이름으로 이 지역은 현재 볼리비아, 에콰도르, 칠레, 페루 그리고 북부 아르헨티나의 안데스 산맥에 걸쳐 있다. 사람들은 보통 모임이나 축제 전에 파아마마를 기리기 위해 건배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매일 찰라(Challa)라고 알려진 특별한 종류의 헌주를 거행한다. 그들은 여신을 위해 소량의 치차(발효 옥수수로 만든 맥주)를 바닥에 쏟고 나머지는 마신다. 파차마마는 마르테스 데 찰라(Martes de challa. 찰라의 화요일)라는 특별한 예배일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수확에 대해 파차마마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음식을 묻고 사탕을 던지며 향을 피운다. 오늘날에는 드물기는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의식 집전자들이 아이마라(볼리비아, 칠레, 페루에 거주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의 야티리(Yatiri. 치료사)로 알려진 전통 사제들을 도와 기니피그를 제물로 바치거나 라마 태아를 태우는 등 여신의 행운이나 선의를 불러오는 고대 의식을 수행한다. 이 축제는 가톨릭 신자들 사이에서 카르네발레(Carnevale. 사육제) 또는 마르디 그라(Mardi Gras. 사육제의 마지막 날 또는 재의 수요일 전날))로 기념되는 참회의 화요일과 일치한다.

 

파차마마 페스티벌. 출처>구글 검색

 

파차마마의 중심 의식은 찰라 또는 파고(Pago)이다. 이 행사는 8월 내내 진행되며 매달 첫 번째 금요일에도 여러 곳에서 진행된다. 다른 의식은 여행을 떠나거나 아파체타(Apacheta. 안데스 산맥에 사는 원주민들이 도로의 험난한 경사면에 파차마마에게 바치는 제물로 원뿔 모양으로 놓인 돌더미 또는 안데스 산맥에 있는 5,618 미터 높이의 산)를 통과할 때와 같은 특별한 시간에 거행된다.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안데스 문화를 연구한 아르헨티나 인류학자 마리오 라베이와 로돌포 멀리노에 따르면 가장 중요한 의식은 찰라코이다. 찰라코(Challaco)는 끈질기게 뿌리는 행위를 가리키는 케추아어 ‘찰라이(Challay)’와 찰라쿠이(Challakuy)’의 변형이다. 남부와 중부 안데스에서 찰라르(Challar)라는 단어는 ‘땅에 먹이를 주고 마실 것을 준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찰라코는 전날 밤 가족 거주지에서 시작되는 복잡한 일련의 의식 단계를 포함한다. 그들은 티틴차(옥수수로 만든 안데스의 전통 음식)라는 특별한 음식을 준비한다. 이 의식은 연못이나 개울에서 마무리되는데 그곳에서 사람들은 음식, 음료, 코카잎, 시가 등을 포함한 일련의 공물을 파차마마에게 바친다.

 

파차마마를 기리는 의식은 일년 내내 진행되지만 특히 파종 직전인 8월에 열리는 의식이 가장 풍성하다. 8월은 남부 안데스 겨울 중 가장 추운 달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질병에 더 취약하다고 느낀다. 따라서 8월은 힘든 시기로 여겨진다. 피해가 많은 시기에 안데스 사람들은 자신과 농작물, 가축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가족들은 이 시기에 악령을 쫓기 위해 식물, 나무 및 기타 물건을 태워 정화 의식을 수행한다. 사람들은 또 행운을 준다고 생각하는 마테(카페인이 풍부한 전통적인 남미 허브 음료)를 마신다. 8월 1일 전날 밤 가족들은 밤새 요리하며 파차마마를 기리는 준비를 한다. 그런 다음 모임의 진행자는 땅에 구멍을 만든다. 흙이 잘 나오면 올해는 풍년이 들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흉작이 들 것이다. 손님이 식사를 하기 전에 주인은 먼저 파차마마에게 음식 한 접시를 바쳐야 한다. 남겨둔 음식을 땅에 붓고 파차마마에게 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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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차마마 축제의 주요 볼거리는 일요일 퍼레이드이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지역사회에서 가장 나이 많은 여성을 찾아 그녀를 ‘올해의 파차마마 여왕’으로 선출한다. 이 행사는 1949년에 처음 이루어졌다. 원주민 여성 특히 노인 여성은 전통의 화신과 지혜, 생명, 다산, 재생산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선출된 파차마마 여왕은 말을 타고 광장을 돌며 일요일 퍼레이드 동안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는 가우초(남미의 카우보이)들의 호위를 받는다. 일요일 퍼레이드는 축제의 클라이막스로 간주된다.

 

20세기 후반부터 파차마마에 대한 뉴에이지 숭배 관행이 안데스 백인과 메스티조 민족 사이에서 발전했다. 신자들은 매주 일요일에 예배를 보며 케추아어로 파차마마 주문을 포함한다. 물론 스페인어로 된 주문도 있을 수 있다. 그들은 뉴에이지 그룹과 그 신앙을 상징하는 메달이 달린 큰 돌이 내부에 있는 사원을 가지고 있다. 돌 오른쪽에 있는 흙 그릇은 파차마마를 상징하는데 그녀가 어머니 대지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여행사는 관광객들에게 잉카 유적지를 방문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안데스 지역 사회에서 떠오르는 뉴에이지 운동(케추아 의시 관행에서 유래)을 활용했다. 마추픽추와 쿠스코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도 파차마마에 대한 제의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된다.

 

파차마마와 관련된 많은 의식은 기독교 의식과 함께 행해지며 많은 가족이 동시에 기독교인이자 파차마미스타가 될 정도다. 스페인 출신 페루의 신학자이자 사회인류학자인 마누엘 마르잘에 따르면 현대 페루의 파차마마 숭배는 어떤 경우에는 기독교적 특성을 띠거나 가톨릭 종교적 틀 내에서 재해석되었다. 파차마마에 대한 제의와 같은 의식은 특정 기독교 상징과 기도를 통합했으며 암묵적이든 명시적이든 기독교 재해석의 대상이기도 했다. 이러한 재해석 중 하나는 파차마마가 신이 창조한 자연의 풍요로움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일부 안데스인들은 파차마마가 본래의 정체성을 상실하여 유일한 신의 섭리의 상징 대신 인류를 먹여 살리는 신성한 현실로 변했다고 주장한다.

 

파차마마 페스티벌 광고. 출처>구글 검색

 

유사한 맥락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페루와 볼리비아에서 행한 두 번의 강론에서 파차마마에 대한 경의는 어떤 의미에서 창조에 대한 기독교적 태도를 예시하는 신성한 섭리에 대한 조상의 인식이라고 밝혔다. 1985년 2월 3일에 교황은 조상들이 땅(파차마마)에 제물을 바침으로써 그들이 경작한 땅을 통해 그들에게 식량을 공급한 하나님의 선하심과 자비로운 임재를 인식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1988년 5월 11일에 그는 하나님께서는 땅이 생산하는 음식 즉 그들의 조상들이 파차마마라고 불렀던 이 다양하고 신속하게 변하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아신다고 말했다. 마르잘은 또한 일부 안데스인들의 경우 파차마마가 성인과 유사한 기본 가톨릭 틀 내에서 신과 인간 사이의 중개자 역할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일부 민족주의 학자들은 또한 파차마마와 성모 마리아의 혼합적 동일시를 지적했다. 파차마마는 때때로 칸델라리아의 성모 마리아와 혼합되기도 한다.

 

2019년 10월 범아마존 지역 주교 시노드를 앞두고 아마존 원주민 예술품이 바티칸 정원과 로마 교회에 전시되었다. 임신한 여성 형태의 나무 조각품은 미디어에서 ‘파차마마’로 잘못 알려졌고 그 이후 파차마마의 전통적인 표현과 일치하지 않음에도 이 조각품의 약칭으로 사용되었으며 행사에서 조각품은 ‘아마존의 성모 마리아’로 불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들을 파차마마라고 부르고 우상 숭배한다고 비난하며 조각품을 테베레강에 버린 기독교인들에 대해 사과했다. 교황은 성명에서 조각상을 바티칸으로 가져오는 데 우상 숭배적인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독일의 로마 가톨릭교회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은 가장 큰 실수는 우상을 교회 안으로 들여온 것이지 없애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파차마마에 대한 믿음은 페루 민족 서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전 대통령은 2001년 7월 28일 마추픽추 정상에서 상징적인 취임식을 가졌다. 이 의식은 케추아족 종교 사제가 파차마마에게 헌금을 바치는 모습이 특징적이다. 일부 안데스 지식인들은 파차마마를 토착종교의 예로 확인했다. 전 볼리비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는 대통령 임기 내내 연설에서 볼리비아 원주민의 관심을 끄는 언어와 상징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파차마마라는 이름을 언급했다.

 

파차마마에 대한 숭배는 환경에 대한 깊은 경의를 포함함으로써 영적인 믿음을 넘어 확장되었다. 원주민들은 대지에서 너무 많은 것을 취하는 것을 자신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취하는 것과 연관시킨다. 이러한 관점은 한 사람의 행복이 다른 사람의 행복에 달려 있는 인간과 자연 사이의 상호 연결성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반영한다. 지속가능성의 개념은 파차마마에 대한 존경심에 내재되어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지구와 조화롭게 살고 우리의 행동에 주의하도록 가르친다. 자연에서 너무 많은 것을 취하는 것은 미묘한 균형을 무너뜨리고 환경을 파괴하고 천연자원을 고갈시키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환경 파괴는 파차마마와 그녀의 생계와 다산을 제공하는 능력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간주된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와 생태학적 위기가 인식되면서 환경영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파차마마에 대한 헌신에 영감을 받은 많은 원주민 공동체는 환경 보존과 지속가능한 관행을 옹호하게 되었다. 그들은 자연 서식지보존, 수자원 보호, 생물 다양성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러한 우려는 원주민 공동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파차마마의 어머니 대지라는 상징적 표현은 뉴에이지 운동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많은 개인은 문화유산에 관계없이 파차마마를 자신의 환경 운동과 지구의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생태적 인식을 증진하려는 노력에 대한 영감의 원천으로 받아들였다. 지구의 건강과 파차마마 숭배 사이의 연관성을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환경 관리인으로서 행동해야 하는 우리의 책임을 상기하게 된다. 파차마마의 가르침은 우리가 지속가능한 관행을 채택하고 지구와 미래 세대의 복지를 우선시하도록 격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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