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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북미

라코타족 트릭스터 신이자 문화 영웅, 익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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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많은 신화 속의 트릭스터처럼 익토미(Iktomi)도 끊임없는 문제에 봉착한다. 북아메리카 원주민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민족인 라코타족 판테온에서 익토미는 트릭스터 신이자 문화 영웅이다. 일반적으로 그의 외모는 거미 형태를 띠지만 인간을 포함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익토미는 속이는 것을 좋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의 계획은 역효과를 낳고 절망적인 상황에 처하게 된다. 거미 신 익토미는 끈을 이용해 인간을 조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현재 라코타족은 익토미에 관한 어떤 기록도 갖고 있지 않다. 젊은이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입에서 입으로 그들의 문화 영웅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라코타족 트릭스터이자 문화 영웅 익토미는 거미 신이었다. 출처>구글 검색

 

익토미는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알려진 코코펠리만큼 매력적이지는 않지만 그를 악하다고 낙인 찍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그도 다른 신화 속 트릭스터처럼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의 복잡한 특성은 그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가령 북아메리카 많은 원주민 신화에서 트릭스터로 등장하는 코요테는 모든 악의 운반자이며 심지어 겨울과 죽음까지 가져온다고 여겨졌다. 또 다른 널리 알려진 트릭스터 중에서 푸쿠지는 한 때 인간에게 우호적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반대의 경우가 되었다. 이렇듯 신화 속 트릭스터의 성격과 행동은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익토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를 일방적으로 사악한 트릭스터로만 분류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그의 선택에 따라 익토미는 인간에게 유익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토미는 태초에 가장 강력한 신으로 알려진 이냔(Inyan, 바위)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강력한 신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말썽을 피웠고 결국 자신의 직위를 잃고 말았다. 전설에 따르면 태초에 지혜의 신 크사(Ksa)라는 이름을 가진 익토미는 우주의 알에서 태어났다. 익토미에게는 폭풍 괴물인 이야(Iya)라는 동생이 있었다. 이야는 끝없는 식욕을 가지고 있었고 많은 인간과 마을을 삼킬 수 있었지만 이것이 그를 사악한 존재로 만들지는 않았다. 라코타족에게 이야는 자신의 의무만을 수행하는 신성한 존재였다.

 

익토미에 관한 많은 이야기는 매우 흥미진진하지만 일부 이야기는 세상에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 그 이야기에서 익토미는 인간을 구하고 악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타난 엄격한 존재이다. 한편 익토미는 말썽꾸러기였으며 사회적으로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부정적인 역할 모델로 여겨진다. 익토미는 보통 인간 정도의 몸집을 가진 거미로 그려졌다. 그는 인간들을 돕거나 해를 끼치는 데 사용하는 특별한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라코타족 사이에는 익토미가 언젠가는 거미처럼 대지 전체에 거미줄을 펼칠 것이라는 예언이 있었다. 일부 현대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월드와이드웹이 바로 이 예언의 실현이라고 믿고 있다.

 

북아메리카 라코타족 사람들. 출처>구글 검색

 

익토미에 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어느 날 허영심이 강한 익토미가 연못으로 갔다. 그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한참 동안 앉아서 감탄했다. 그는 자신의 외모에 취해 계속해서 물을 쳐다보았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매일 연못으로 갔다. 하지만 어느 날 연못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전에 봤던 그런 잘생긴 외모가 아니라고 느껴졌다. 익토미는 화가 났다. 몇 번이고 연못을 다시 바라봤지만 예전에 봤던 자신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좌절한 익토미는 자리를 떴고 허기를 달래기 위해 음식을 찾고 있었다. 그 때 비가 내렸고 그는 서둘러 굴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 그는 다시 한 번 연못에 들러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빗방울이 떨어지는 연못 속의 자신의 모습은 또 달랐다. 눈도 코도 입도 없는 얼룩뿐인 그림자가 자신을 바라볼 뿐이었다. 겁이 난 익토미는 서둘러 굴로 돌아갔고 그동안 자신의 누구의 모습을 보았는지 궁금해졌다. 확실한 것은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는 믿음뿐이었다. 다음 날 오후에 일어난 익토미는 다시 배가 고프면서 화가 났다. 그는 연못이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가 숲 속을 걷고 있을 때 토끼가 다가와 인사했다. 익토미는 토끼에게 연못과의 만족스럽지 못한 만남을 얘기하면서 연못이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불평했다. 잠시 고민하던 토끼는 연못이 속이는 것이 아니라 태양, 바람, 비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맑을 때, 바람이 불 때, 비가 내릴 때마다 연못에 비친 모습이 달라진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대답은 익토미를 깨우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 생각이 모두 자기의 것이라면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요? 익토미가 토끼에게 물었다. 토끼의 반응은 간단하고 진실되었다. 아무리 좋거나 이상해 보여도 모두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토끼는 마지막 조언을 했다. 그것은 바로 당신이 누구인지 모른다면 무엇을 믿든 상관없다는 것이었다.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 신화와 전설은 더 깊은 의미를 갖고 있으며 개인의 삶에서 올바른 길을 찾는 방법에 대한 지침으로 사용된다. 특히 익토미 전설은 도덕적이고 선한 행동의 가치를 가르치는 데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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